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김민식(2017),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다.

아진돌 2024. 2. 19. 19:26

김민식(2017),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 경기도 고양시: (주)위즈덤하우스 미디어그룹, 초판1쇄 2017. 1. 11.
 
2024년 2월 14일에 오랜만에 영어 공부를 위한 팁을 제공하는 김민식 PD의 『영어 책 한권 외워봤니?』를 읽었다. 이 책은 우연히 해파랑길을 오고가는 차 안에서 정년퇴임 하신 교장 선생님께서 읽으시는 것을 보고 서명이 재미 있어서 메모해 두었던 책이다. 마침 도서관에서 대출이 가능하여 빌려 보게 되었다.
 
저자 김민식은 놀랍게도 영어 교육자가 아니다. 저자 소개글에 따르면, 1987년 한양대학교 자원공학과에 입학했고, 1995년 한국외대 통역대학원에 입학했다가 1996년에 MBC 방송국 공채로 들어가 PD로 활동하고 2020년에 퇴직한 후 지금은 여행을 즐기며 글을 쓰는 분이다. 지금 근황이 궁금하여 검색해보니, 멋진 블로그를 갖고 있고 계속 글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무나 잘 생긴 미남이시다.
 
이 책의 핵심은 영어 책 한권을 통째로 외워보라는 것이다. 이 간단한 주제만으로 291쪽의 이 책을 쓴 것은 아니다. 저자의 인생 이야기도 담겨져 있다. 영어 공부 책이라기보다는 유명한 전직 PD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실명으로 언급된 주변 인물과의 이야기를 읽으며 용기를 얻을 수 있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책이다. 영어 공부와 무관하게도 누구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고령화 사회에서 지금은 일과 공부와 놀이가 돌고도는 순환의 삶을 사는 시대라는 말은 마음에 큰 울림을 준다. 이제 공부에는 정해진 나이가 따로 없다는 말도 맞는 말이다. “100세 인생, 오래도록 공부가 즐거운 인생을 응원합니다!”라는 말이 큰 용기를 준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책을 읽어 이해하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문장을 보지 않고도 말이 나와야 언어를 아는 것이라고 한다. 기초 회화책 한 권을 하루에 10개 문장씩 암송하라는 것이 팁이다. 언어를 배우는 것은 지식을 쌓는 게 아니라 육체적 훈련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이 간다. 기억력의 본질은 정보를 넣는 일(Input)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찾는 것(Retrieval)의 반복에 있다는 말도 커다란 팁이다.
 
저자는 영어를 잘하는 비결로 영어를 잘하는 척하라고 말한다. 영어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하는 척!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하고 있다. 첫째, 짧은 영어 걱정 말고 쉬운 말로 대화를 시도하라. 둘째, 콩글리시도 영어다. 콩글리시가 안되면 잉글리시도 못한다. 셋째, 된장 발음도 영어다. 넷째, 리액션도 영어다. 리액션을 잘하는 사람이 회화의 달인이다. 다섯째, 손짓 발짓도 언어다.
 
재능이 있어도 끈기가 없으면 성공은 힘들어진다는 말과 노력하면 다음에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끈기가 생긴다는 말도 공감이 많이 간다. 또 다른 팁으로 “책도 그냥 읽고 지나치기 보다 블로그에 소개하기 위해 밑줄을 그어 가며 읽으니 몰입의 즐거움이 더해진다. 여행을 가서도 블로그에 남길 단상을 찾아 풍경을 찾고 사람을 관찰한다. 아! 세상에는 재미난 일이 왜 이리 많을까요?”라고 말한다. 이런 생각은 나의 생각과 동일하다. 다만 저자는 이를 먼저 개념화하여 글로 위와 같이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나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고 고수이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끝으로 한 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을 사고도 기초회화를 외우지 않는 분이 100명 중 97명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