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마음의 법칙』을 읽다.

아진돌 2024. 4. 1. 11:57

폴커 키츠(Volker Kitz)·마누엘 투슈(Manuel Tusch) 지음, 김희상 옮김(2022), 『마음의 법칙』, 서울: ㈜컨텐츠그룹 포레스트, 초판1쇄 2022.2.10. 초판5쇄 2022.3.31.
 
2024년 3월 31일(일)에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두 분의 심리학자가 쓴 『Nützliche Erkenntnisse der Alltagspsychologie』를 번역한 책이다. 책의 뒤 커버에 실린 김경일 교수의 추천사가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정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심리학에 관한 책들은 무수히 세상에 쏟아져 나오지만, 그 전문 연구를 대중에게 전달해 무언가 쓸모있는 행동지침으로 제시해주는 책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 책은 그 임무를 그야말로 제대로 해내고 있는 수작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심리학이 가르쳐 주는 몇 가지 요령을 터득하면 우리의 일상이 한결 편안하고 성공적일 수 있다.”라고 말하며, “이 책을 즐겁게 읽고 분석하면서 인생에 커다란 도움을 줄 자아의식을 얻어내길 바란다.”라고 글 쓴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감정 사용법’부터 ‘잠재의식’까지 51가지의 심리학 용어들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실생활에서 적용이 가능한 조언들을 싣고 있다. 마지막 51번째 ‘잠재의식’은 에필로그 형식의 글이다. 앞에서 잠재의식을 이미 다루었기에 50가지 심리학 용어를 쉽게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유능한 분들은 무의식적으로 이러한 심리학적 이론들을 사회생활에 이미 적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공부가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콕 집어서 전해주고 싶은 것들을 몇 가지 인용하고자 한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Epiktetos)의 말을 기억하자고 말하며,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이 불안의 원인이다.”라고 말한다. 자기충족적 예언의 힘, 행복한 부부일수록 반드시 지키는 것, 인지부조화 등도 귀담아 들은 만한 이야기이다.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적극적 경청과 관련하여 지적한 “남의 말을 들어 주면 그것이 곧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탓에 공감이라는 게 어렵다.”라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자기중심주의적 감정과 관련하여 “결혼생활의 대부분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실패한다. 상대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당신에게 해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해한다는 것은 수용을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라는 말도 생활의 큰 지혜를 준다.
 
월터 미셸의 마시멜로 실험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미셸 연구는 충동 조절(Impulse Control) 능력이 뛰어날수록 직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멀티타스킹(Multitasking)과 관련하여 “현대사회에서 멀티타스킹은 업무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평가되어 왔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보다 한 번에 한 가지 일을 처리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들의 위트가 깔려 있는 장들도 여기저기 보인다. 충고와 관련한 글에서는 “절대 충고하지 마라!”라고 충고하고 있다.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마지막 51번째에서는 아주 재미있게 글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 첫째, 토론에서 상대에게 막히는 것 같으면 그의 잠재의식에 뭔가 숨어 있다고 주장하고, 그렇지 않다면 증명하라고 윽박질러라. 둘째, 심리학자를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