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엮음,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을 읽다.
쇼펜하우어 저, 김지민 엮음(2024),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 서울시: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 초판1쇄 2024. 2. 16., 초판 4쇄 2024. 4. 18.
2024년 6월 1일에 『쇼펜하우어의 인생 수업』을 읽었다. 2024년에 발간된 최신 책으로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번역한 책인 것으로 알고 빌렸는데, 알고 보니 김지민 작가의 글이다. “쇼펜하우어의 대표 저서인 《소품과 부록(Parerga und Paralipomena)》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Die Welt als Wille und Vorstellung)》 등 다양한 아포리즘과 에세이를 엮었습니다.”라는 소개 글이 일반적으로 저자와 역자를 소개하는 책 커버의 안쪽에 실려 있다. 역자도 옮김이 아니고 엮음이다. 아포리즘은 신조나 원리를 간결하게 표현한 것, 또는 널리 인정받는 진리를 명쾌하고 기억하기 쉬운 말로 나타낸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어록을 타이틀로 역자가 삶의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쓴 책으로 이해된다. “한 번뿐인 삶 이렇게 살아라.”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책이다. 불교 사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들여다볼 생각으로 책을 빌렸으나 좋은 명언들을 접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대신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머리맡에 쇼펜하우어』라는 책 두 권을 더 대출하였다.
쇼펜하우어의 이야기는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다. 60가지의 말을 자아, 일, 물질, 관계 등 4개의 장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60개의 귀한 말들은 모두 한참 곱씹어볼 주제들이다. 몇 가지 이야기 중에서 41번째 이야기 “나보다 슬픈 자를 보는 것이 나를 웃게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행복과 만족은 소극적으로 느끼고 슬픔과 괴로움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인간에게 벌처럼 내려진 재앙이다.”라는 말도 주의 깊게 새겨봐야 할 이야기이다.
43번째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성격에 의해 만든다는 제목의 글은 느끼는 바가 크다. “인간의 삶은 운명의 연속이 아니라 오로지 선택과 행동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우리의 내적 성격과 외부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우리의 선택과 행동을 통해 우리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는 말에도 공감이 간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목차만이라도 읽어보는 것이 인생수업으로 도움이 될 것 같다. 제목을 제외하고 어디까지가 쇼펜하우어의 말이고 어디까지가 엮은이의 생각인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아쉬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