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허리 통증의 라이프 싸이클
허리 고장으로 인한 좌골신경통으로 모빌리티(Mobility)가 제한을 받는 생활을 하게 된지도 어느덧 5개월 쯤으로 접어들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가 지은 《백년허리》 책에 보면, 요통의 일생( Life Cycle)이 소개되어 있다. 중년에 어쩌다 발생하는 요통을 무심코 흘려보내고 50~60대에 요통이 오면 한 두 주 정도 치료받고 괜찮아진다. 이때부터 허리를 갓난 아기처럼 잘 관리하면서 척추위생을 잘 지켜야하는데, 그냥 생활습관을 안 바꾸고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행동을 하면 허리에 다시 탈이 난다. 나이들어 허리가 고장나면 좌골신경통으로 극심한 통증을 격을 수도 있고, 치료기간도 몇달씩 길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허리가 고장날 때마다 통증의 강도는 더 심해지고 치료기간은 길어지는 것이 요통의 순기(Life Cycle)에서 볼 수 있는 큰 특징이다.
허리 통증으로 서너달 동안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어 있는 것같은 불편함과 종아리 감각이 항상 약간 무뎌진 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간헐적 파행으로 600미터에서 1킬로미터 정도 걸으면 쉬어야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요통의 라이프 싸이클 측면에서 보면, 이미 최악의 경우를 겪고 있는 나로서는 미리 좀 정선근 교수의 척추위생에 대해 알았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올린다.
2015년경에 퇴직을 앞두고 보고서를 쓰느라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다보면, 허리가 뻐근한 느낌을 받았고, 그 때마다 허리로 고생하고 있던 후배가 연구실 한 쪽에 갖다 놓았던 안마기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전 직장을 퇴직하고 새로운 직장에서 국가에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일을 시작한 후, 분석 보고서를 쓰느라 컴퓨터 앞에 장시간 앉아 있게 되었다. 2021년 5월말에 허리가 뻐근하고 걷기가 조금 불편해서 회사 근처 정형외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고 물리치료를 2주 정도 받은 후 완치되었다. 2024년 3월 20일경에는 엉치뼈 근처가 뻐근하여 한의원을 3일 정도 다녔지만, 차이가 없어서 동네 신경외과에서 물리치료로 허리를 유압기계로 잡아 당기는 견인치료를 받고 거짖말처럼 통증이 없어졌다. 이때까지만해도 치료기간이 2주를 넘기지 않았다.
그동안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도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걷는 해파랑길을 완주했다. 2022년 7월에 출발하여 2024년 8월까지 한 달에 두번씩 걸어서 완주했다. 걷는 것이 허리에 해를 입히지는 않았다. 2024년 9월부터 남파랑길 걷기를 다시 시작한 후 11월에는 연말에 납품할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컴퓨터 작업을 오래하다보니, 엉치뼈가 불편했다. 2024년 11월 22일에 동네 신경외과에서 견인치료를 받고, 허리가 삐긋하더니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집에서 누워있어야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척 위험한 치료방법을 적용한 셈이다. 노화되어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이 압착되어 있는 상태에서 견인 치료를 받자 추간판이 파열되어 수액이 흘러나온 것이다. 이 수액이 신경에 묻어 수액 세포가 죽으면서 염증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도 통증이 가라앉지를 않아 2024년 12월 3일에는 결국 동네 통증의학과를 겸하고 있는 정형외과에 가게 되었다. 통증이 심해서 C-RAM 주사 치료를 받았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주사라 꺼림칙했지만, 너무 통증이 심해서 어쩔 수 없었다. 의사 선생님도 일년에 3번 정도는 부작용이 없다고 했다. 나중에 정선근 교수의 《백년허리》를 읽어보니 스테로이드 주사의 부작용을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스테로이드를 발명한 분은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다. 3번의 치료를 받고 완치된 것 같아서, 아니 실제로 완치되어 2025년 1월 24일(금)에는 남파랑길 창원 구간 6코스를 다녀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내 허리는 완치된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사실은 이후로 척추위생을 철저히 지키며, 조심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다.
2025년 2월부터는 남파랑길 걷기도 참여하였고, 3월부터 6월까지 또 다시 시간에 맞추어 완성해야할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날이 계속되었다. 같이 남파랑길을 걷는 선배님들이 허리 아프다던 사람이 너무 잘 걷는다고 놀라움과 함께 내 오만(?)을 걱정해 주셨다. 갓난 아기처럼 조심해서 보살펴야할 허리를 제대로 보살피질 못하고, 내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다 보니, 결국 2025년 6월 17일에는 다시 동네 통증의학과를 찾아야했다. 심한 좌골신경통으로 지팡이를 짚고 50미터도 못 걷는 상황으로 재발되었다. 6월 17일과 24일에 걸쳐 두번의 C-RAM 주사를 맞고 통증이 가라 앉았고 생활에 불편이 없었다. 이때까지도 허리 통증과 좌골신경통은 치료를 치료받으면 낫는 병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치료받는 동안 남파랑길 한 코스를 쉬고, 무식하게도 2025년 7월 6일에는 남파랑길 20코스를 걷게 되었다. 허리에 대한 무지와 오만은 다시 큰 통증과 좌골신경통으로 돌아왔다. 20코스를 시작하기 전에 스트레칭을 하면서 허리를 깊게 구부리는 동작을 서너번 하고 출발했는데, 그때 그동안 잘 버텨주던 디스크 즉, 추간판이 찢어진 것 같다. 거제도 남단의 거제대학교 남쪽 산길을 무리해서 걷는 동안, 걷는 속도가 점점 떨어지면서 걷기가 힘들 정도로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종점을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택시를 불러야했다.
이후 2주 정도는 일어나기도 힘들어 집에서 쉬어야했다. 2주 정도 지나도 차도가 없어 결국은 7월 21일부터 5주 동안 동네 통증의학과 의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다. 두번의 C-RAM 주사로 스테로이드를 주입하고서야 요추 L5와 천추 S1 사이에서 문제가 있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두번 더 맞아서 통증은 사라졌지만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은 듯한 이질감과 간헐적 파행은 치료가 안되고 있었다.
이때 허리 수술을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우연히 유튜브에서 정선근 교수의 《백년허리》 책을 알게 되어 읽게 되었다. 전에부터 허리수술은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허리 디스크의 자연 치유력을 믿는 정선근 교수의 책을 읽으며 수술을 안한 것은 천만 다행이었다. 회사에서는 완성해야할 보고서 때문에 9 to 6 까지 정신을 몰입하면서 계속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려야하는 실정이라, 아직까지도 발바닥 빈대떡은 계속 붙어 있고 간헐적 파행은 그대로다. 허리에 신경을 좀 쓴 날은 1킬로미터 정도 걷다가도, 조금 무리한 날은 600미터 걷기도 힘들다.
이 글을 올리는 오늘까지도 크게 호전되는 기미는 없다. 그러나 허리통증의 대부분은 디스크 손상에 있고, 허리를 뒤로 젖히는 운동을 통해 요추전만을 유지하면서 척추위생을 잘 지키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는 정선근 교수의 말을 믿으며 생활하고 있다. 조급한 마음에 디스크를 건드리는 수술을 할 수는 없으니, 자연 치유 능력을 믿으며 기다려보고 있다. 그래도 자연적으로 요통이 호전되어도 69%가 1년 이내에 한번 이상 재발한다는 정 교수님의 글을 읽으며 조심하고 있다. 남파랑길을 걷는 분들의 후기를 보며, 마음은 남해안 바닷가 길을 걷고 싶어도 어쩔 수가 없다. 모빌리티를 잃었을 때 삶의 질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실감하면서 좋아지길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정선근 교수의 《백년허리》 책을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치유가 되면 다시 한번 더 소식을 전하겠다. 이제는 컴퓨터 키보드 두드리는 시간을 조금 줄이고 그동안 못 올린 글들을 올리려한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후기1) 2025년 12월 20일에는 허리쪽 통증은 사라졌고,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은 것 같은 이질감만 남아 있다. 간헐적 파행도 1킬로미터 이상을 걸을 수 있을 만큼 호전되었다. 평균 5개월이면 자연 치유가 된다는 정 교수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지난 주까지도 크게 호전되는 것 같지 않았는데, 이번 주에는 디스크 파열 부위가 아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 5개월 동안 허리를 구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바지를 입을때와 양말을 신을 때 특히 조심해야 했다. 안적천 - 안 꾸부리고 어쩔 수 없을 때는 적당히 꾸부리고 처천히 꾸린다는 척추위생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간헐적 파행이 사라지면 다시 글을 추가하겠다.
(후기2) 2025년 12월 28일에는 부여 부소산성을 9킬로미터를 걸었다. 아직도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은 것 같은 현상은 남아 있지만, 간헐적 파행은 없어져서 걷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정 교수님이 평균 5개월이면 파열된 디스크는 아문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 같다. 도저히 나을 것 같지 않던 허리가 허리 위생에 신경쓴 댓가로 나아져서 고맙고 보람을 느낀다. 정선근 교수님 말씀을 믿고 따른 것은 잘 한것 같다.
(후기3) 지난 2026년 1월 4일에는 남파랑길 31코스를 완주했다. 통영시 바다휴게소에서 고성군 부포네거리까지 약 18킬로미터를 걸었다. 아직도 발바닥에 빈대떡이 붙어있는 듯한 이질감은 남아있지만, 간헐적 파행으로부터는 자유로워졌다. 아직도 '안적천'을 실천하며 척추위생을 지키기 위해 조심조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