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산 적멸보궁 정암사에 다녀오다
2025년 7월 13일(일)에 대전 한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7월 문화탐방에 참여하여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고한읍 고한리 2)에 있는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에 다녀왔다. 2022년 5월에 우리나라 8대 적멸보궁을 참배하기 위해 다녀온 후 3년여 만에 다시 찾게 되었다. 한밭문화원에서 어렵게 문화관광해설사를 섭외하여 주셔서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며, 2020년에 보물(예전 일련번호 제410호)에서 국보 제332호로 승격 지정된 수마노탑과 경내를 둘러볼 수 있었다. 그동안 허리 통증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조차 힘들어 중단하고 있다가, 4개월이나 지난 이제야 문화탐방 후기를 올린다.
함백산 서북 능선에 자리잡고 있는 정암사는 태백산 정암사로 불린다. 정암사(淨巖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寂滅寶宮)의 하나로서 갈래사(葛來寺)라고도 한다. 수마노탑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정암사는 ‘5대 적멸보궁’이자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성지(聖地)의 하나로 손꼽힌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http://encykorea.aks.ac.kr/)에 따르면, 신라의 대국통(大國統)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한 사찰이다. 사적기에 의하면 자장율사는 말년에 강릉 수다사(水多寺)에 머물렀는데, 하루는 꿈에 이승(異僧)이 나타나 “내일 대송정(大松汀)에서 보리라.”라고 하였다. 아침에 대송정에 가니 문수보살이 내현하여 “태백산 갈반지(葛磻地)에서 만나자.” 하고 사라졌다. 자장율사는 태백산으로 들어가 갈반지를 찾다가, 어느 날 큰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을 보고 제자에게 ‘이곳이 갈반지’라 이르고 석남원(石南院)을 지었는데, 이 절이 정암사이다.
또, 창건에 관한 일설에는 자장이 처음 사북리 불소(佛沼) 위의 산정에다 불사리탑(佛舍利塔)을 세우려 하였으나, 세울 때마다 붕괴되므로 간절히 기도했다. 그랬더니 하룻밤 사이에 흰눈 위로(雪上)으로 푸른 칡 줄기 세 갈래가 뻗어 지금의 수마노탑(水瑪瑙塔), 적멸보궁, 사찰터에 멈추었으므로 그 자리에 탑과 법당과 본당(本堂)을 세우고, 이 절을 갈래사라 하고 지명을 갈래라고 했다고 전한다. 정암사의 옛 이름인 갈래사와 상갈래 등 주변 지명이 이 일화에 연원한다. 이 절은 창건에 얽힌 전설 외의 역사는 거의 전하지 않는다.
이 절에는 자장율사와 문수보살 사이에 있었던 유명한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자장이 이곳에서 문수보살이 오기를 기다리던 어느 날, 떨어진 방포(方袍)를 걸친 늙은 거사가 칡 삼태기에 죽은 강아지를 담아 와서 자장을 만나러 왔다고 하였다. 시자(侍者)가 스승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나무라자 거사는 스승에게 아뢰기만 하라고 말하였다. 시자가 자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미처 깨닫지 못하고 미친 사람으로 생각하여 만나지 않겠다고 하였다. 거사는 “아상(我相)을 가진 자가 어찌 나를 알아보겠는가.” 하고 삼태기를 쏟자 죽은 강아지가 사자 보좌로 바뀌었으며, 그 보좌에 올라앉아 빛을 발하면서 가 버렸다. 이 말을 들은 자장이 황급히 쫓아가 고개에 올랐으나 벌써 멀리 사라져 도저히 따를 수 없었다. 자장은 그 자리에 쓰러진 채 죽었는데, 뼈를 석혈(石穴)에 안치했다고 전한다. 이와 유사한 설화가 월정사에서도 들을 수 있으나, 자장율사께서 이곳 정암사에서 입적하신 것을 보면 이곳 설화가 맞는 것 같다.
자장율사가 643년(선덕여왕 12)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서해 용왕이 자장율사의 신심에 감화되어 마노석(瑪瑙石)을 배에 싣고 동해 울진포를 지나 신력으로 갈래산에 비장해 두었다가, 자장율사가 이 절을 창건할 때 이 돌로써 탑을 건조하게 했다고 하여 마노탑이라 하였다 한다. 또한, 물길을 따라 이 돌이 반입되었다고 해서 수 자를 앞에 붙여 수마노탑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이 탑을 세운 목적은 전란이 없고 날씨가 고르며, 나라가 복되고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염원하는 데 있다고 한다.
정암사 소개 리플렛에서 수마노탑을 소개하고 있는 글에 따르면, 현대의 학술조사로 수마노탑은 지역에서 나는 고회암(돌로마이트)을 벽돌 모양으로 갈아 조성한 모전석탑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지역의 자연과 문화의 고유성을 잘 응축한 형식이다. 1,300여년의 세월 동안 수 차례의 보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현재의 탑은 적어도 고려시대 초기에 다시 축조한 것으로 전한다. 수마노탑은 모전석탑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형태로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데 1972년 해체 보수 과정에서 탑 안에 비장한 사리를 발견하였다. 함백산 정상에 있는 공군부대 입구에서도 수마노탑을 쌓은 고회암 조각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또 이 절에는 금탑과 은탑의 전설이 있다. 정암사의 북쪽으로 금대봉이 있고 남쪽으로 은대봉이 있는데, 그 가운데 금탑, 은탑, 마노탑의 3보탑이 있다고 한다. 마노탑은 사람이 세웠으므로 세인들이 볼 수 있으나, 금탑과 은탑은 자장율사가 후세 중생들의 탐심(貪心)을 우려하여 불심이 없는 중생들이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비장(秘藏)하여 버렸다고 전해진다.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설명으로는 금탑은 이 고장에 매장되어 있는 석탄이고, 은탑은 맑은 물이라고 추정한다고 하셨다. 내가 보기에는 금탑은 석탄이고 은탑은 시멘트 원료인 석회암인 것 같다. 자장율사는 그의 어머니에게 금탑과 은탑을 구경시키기 위하여 동구에 연못을 파서 보게 했는데, 지금의 못골이 그 유지이며 지상에는 삼지암(三池庵)이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수마노탑 아래쪽에 있는 적멸보궁 마당의 석단에는 선장단(禪杖壇)이라는 고목이 있다. 이 나무는 자장율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심은 뒤 수백 년 동안 자랐으나 지금은 고목으로 남아 있다. 신기한 점은 고목이 옛날 그대로 손상된 곳이 없다는 것인데, 다시 이 나무에 잎이 피면 자장율사가 재생한다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님의 안내로 열목어가 살고 있는 계곡을 둘러보았고, 해설사님은 정선아리랑 노랫가락에 정암사를 소개하는 가사를 붙여 멋진 정선아리랑을 불러 주셨다. 문화관광해설사님의 허락을 받아 동영상을 공개하기로 하고, 한밭문화원 밴드와 함깨 여기에도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