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내주(2017),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 서울 광진구: 채륜서, 1판1쇄 2017.6.20., 1판4쇄 2020.10.20.
2025년 2월 1일(토)부터 2월 7일까지 이내주 교수의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를 읽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무기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전투 승리의 요인을 당대의 핵심적인 무기 및 무기체계 관점에서 일바사와 전쟁사를 접목시킨 세계사 책이다.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대 페르시아 전쟁부터 2차세계대전까지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은 국방일보에 연재된 내용이 중심이 되었지만, 저자의 필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세계사를 바꾼 25 가지 전쟁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제1부에서는 고대 전쟁과 무기라는 제목으로 마라톤 전투로 알려진 페르시아 전쟁부터 아드리아노플 전투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동로마 제국의 로마군이 고트 족에게 패한 아드리아노플 전투의 배경을 세계사적으로 배경을 설명한 내용을 보면 놀랍다. "중국 한나라의 서진정책으로 본거지인 초원지대로부터 밀려나게 된 훈족이 동유럽 쪽으로 대이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곧 흑해 연안에 흩어져 살고 있던 게르만족 일파인 고트족을 압박했고, 급기야는 이들이 로마제국 영내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연쇄반응을 초래했다."
아드리아노플 전쟁을 설명하면서, 기병대의 발전 역사를 개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기병대 발전에서 가장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것으로 등자(등子, stirrup)을 소개하고 있다. 말에 탄 기병이 발을 디딜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등자이다. 등자는 살상용 무기는 아니지만 전쟁사에서 회기적인 발명품으로 인용되는 도구이다. 말을 탄 기사가 안정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두 다리를 고정시켜 주는 보조도구로 기병의 전투력을 혁명적으로 증강시킨 발명품이다. 아래에 사진을 첨부했다.
제2부 중세 전쟁과 무기에서는 대이슬람 전쟁부터 동로마제국의 멸망을 초래한 콘스탄티노플 공성전투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1453년 5월 29일에 동로마제국의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2세에게 함락 당한 전투에 대한 설명은 바로 옆에서 구경하는 것처럼 설명해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전투 이후로 서유럽으로 망명한 학자들이 가지고 간 지식과 문서들이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르네상스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설명도 해주고 있다. 대포의 발명으로 기병의 시대가 지나가고 보병의 시대가 도래한것으로 보고 있다.
제3부 근대 전쟁과 무기에서는 절대 왕정 시대의 개막과 머스킷 소총(화승총) 및 소형 대포의 출현이 전쟁의 양상을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30년 전쟁을 통해 유럽 강국으로 부상한 스웨덴과 7년 전쟁을 통해 역시 유럽 강국이된 프리드리히 대제의 프로이센의 예를 설명하고 있다.
산업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등장한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군이 영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프로이센과 벌인 전쟁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지위를 점하게 된 사건의 하나로 미국의 남북전쟁을 꼽고 있다. 1861년 4월 북부 23개 주와 남부 11개 주가 4년여에 걸쳐 싸운 전쟁 중에서 1863년 7월에 있었던 게티즈버그에서의 격전을 분석해 주고 있다. 저자는 남북전쟁을 최초의 현대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통일 독일의 계기가 되었던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의 전쟁 배경을 통해 독일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제4부에서는 제1차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 사이의 여러 전투들을 소개하고 있다. 무기체계의 발달로 전쟁양상이 기동전에서 진지전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던 마른 전투로 장을 열고 있다. 알프스에서 북극해까지 참호를 파고 전방에 가시철조망과 기관총을 배치하여 방어전을 펼치는 양상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일진일퇴하면서 인명피해만 늘어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독일군이 독가스를 살포한 이프르 전투를 소개하고 있다.
제1차세계대전 때 영국과 막 통일된 독일 간의 유틀란트 해전에서는 거함거포 시대를 소개하고 있고, 어뢰, 잠수함, 항공기의 발달을 설명하고 있다. 항공모함의 출현 배경인 것이다. 영국군과 프랑스 연합군이 독일군과 싸워 영국군 45만 명, 프랑스군 19만 5천 명, 독일군 65만 명이 피해를 입은 솜(Somme) 전투(1916.7~11) 이야기는 전쟁의 끔직함을 느끼게 한다. 참호전에서의 교훈은 전차를 탄생시켰고. 영국의 전차는 솜 전투에서 선 보였으나 잦은 고장으로 지휘관들을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도 전차는 발전을 거듭하여 20년 후의 제2차세계대전의 총아로 등장한다.
제2차세계대전은 파시스트 국가들의 침략 야욕으로 발단됐다고 말하며, 제1차세계대전의 패전국 독일의 재무장과 이탈리아와 일본의 침략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차를 활용한 독일의 기갑전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다. 항공전으로 치러진 영국과 독일의 전투와 독일의 패망을 불러온 독일과 쏘련의 전투를 소개하고 있다. 항공모함이 주축이 되어 있던 일본과 미국의 미드웨이 해전을 설명하며 통신보안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독일이 프랑스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독쏘전쟁을 치르고 있는 쏘련의 강력한 요청으로 서유럽에서의 전선 형성을 위해 감행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설명하고 있다. 육해공 연합작전과 군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끝으로 일본의 항복을 받아낸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1945년 8월 6일과 8월 9일에 일본의 군수공업 도시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어 순식간에 도시를 폐허로 만들었다. 결사항전을 외치던 일본정부는 이로부터 1주일 후에 항복했다.
이 책은 제목이 전쟁과 무기의 세계사이지만, 전쟁의 역사이고 무기의 역사이며 시대적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한 세계사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상세한 설명이 추가된 개정판이 기대되는 책이다. 국방일보에 연재하다 보니 짧게 요약하여 기술된 감이 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연구결과들을 좀 더 폭 넓게 일반인들에게 공유해 줄 수 있는 후속 개정판이 나오기를 기원해본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