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평생교육 공부

초등문해교육 교원양성 심화과정 연수를 다녀오다.

아진돌 2013. 8. 31. 13:02

 

2013년 8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서초구에 있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실시하는 2013년 제5기 초등문해교육 교원양성 심화과정

연수를 다녀왔다. 3일간 너무나 감동적인 교육을 받았다.

 

문해교육을 평생교육법에 정의된 것처럼 문자해득교육으로만 알고 있던 나로서는 문해교육에 대해 새롭게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다.

전산분야에서 말하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같은 개념이다. 우리나라에 아직도 한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많다는

것에 놀랐고, 그분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아픔과 소외감을 같이 고민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문해교육을 받는 성인학습자들이

문자를 해득한 후의 일화들을 들으면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무엇보다도 우리사회의 진정한 천사들을 만날 기회였다는 점이 너무

기뻤다. 30년 이상을 자원봉사로 야학을 지도하신 분들,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며 따뜻한 마음으로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들을 위해 고생하신 강사분들의 현장감 넘치는 교육을 받다보니, 교육기간 내내 가슴이 뭉클하고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한편으로는 문해교육에 대한 정부의 무지와 무관심에 화가 나기도 한다. 우리나라 총 예산의 51% 이상이 복지와 교육에 들어가는 이

시대에 문해교육에 투자하는 중앙정부의 2013년도 예산액이 19.5억원이라니….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많은 분들이 국가를 대신하여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시면서 국가가 맡아야할 일들을 해내셨다.

이제는 국가가 문해교육 사업을 맡아서 해야 하고 그동안 자리를 잡아주고 국가가 못한 일들을 헌신적으로 해오신 분들을 위해 보상도

해드려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학교 등에 문해교육 기관을 설치하여 운영하더라도, 성인학습자들의 학습 성취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면 문해교육 지정기관들의 역할이 정말 필요해 보인다. 아직도 한글을 모르는 사람이 있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은 이 사회이지만

이제는 국가가 문해교육을 활성화하여 가슴에 답답함을 담고 사는 분들이 없도록 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헌법이 보장하는 의무교육을 받을 교육권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투자 예산이 20억원 수준이라니 말이 되는가? 교육부나 기재부 등의

문해교육 관련 예산편성을 담당하는 분들도 러시아 등에 가서 문자를 모를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심리상태에 놓이는지를 체험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내자 없이 도로에 나가면 숙소까지 못돌아 올까봐 걱정하고 입구와 출구를 구분 못하는 일들을 체험

해 볼 필요가 있다.

 

문해교육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도 예산 확보를 위해 국회 등을 자주 찾아 가셨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다. 예산확보를 위한 지름길은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것보다는 최초 예산편성(안)을 기재부에 제출하는 교육부 담당자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최초 예산

편성요구(안)을 제출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잘해야 할 것 같다. 그 동안 무보수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했던 활동들을 이제는 국가가

담당하겠다는 개혁의지를 보이도록 설득하고 그동안 고생하면서 문해교육의 기틀을 잡아주셨고, 국가를 대신하여 교육을 해오신

분들에게 이제는 적정한 인건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설득해야 할 것 같다. 교육부와 기재부가 쥐꼬리만큼 올린 20억원

수준의 예산을 계수 조정단계에서 수백조 예산을 놓고 심의해야하는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훌륭한 일을 해오신

분들께 죄송스럽지만 그동안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했던 문해교육 분야의 타성 때문에 예산 증액을 고려해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15억원 예산을 20억원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20억원 예산을 수백억원, 필요하면 몇 천억원 정도로라도 과감하게

올려서 요구하는 변화와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정부가 그나마 적은 예산이라도 투자하여 문해교육 현장에 관심을 갖게 되니 그동안 사회봉사를 잘 해오신 분들은

더욱 힘드신 것 같다. 그동안 문해교육에 모든 걸 바친 분들은 예전처럼 국가가 문해교육을 내팽개치고 있을 때는, 몸은 힘들어도

일하기가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쥐꼬리보다도 적은 예산이 투입되면서 사명감보다는 돈을 보고 문해교육을 하겠다고 뛰어

드는 기관들이 만드는 경쟁구도와 경쟁구도에서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오버헤드인 각종 행정적이고 관리적인 업무들의 스트레스 때문에

더욱 힘들어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해교육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르신들의 답답한 가슴을 풀어드리는 것이지

기관을 지정받기 위해 서류를 작성한다거나 제안서를 쓰는 일 등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나로서는 3일 동안의 이 연수를 받고 나서 사회를 새롭게 보는 눈이 열렸고 큰 감동을 받았다. 문해교육 연수에 참여할 기회를 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감사드리고,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시면서도 시간을 내어 많은

가르침을 주신 강사님들께 감사드린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고 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서도 문해교육이 무엇인지 꼭 알아 보시고 문해교육에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혹시 주변에 글을 모르시는 어르신들이 계시면 그들을 아픔을 꼭 풀어 드리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내가 얼마나 시간을 내어 자원봉사를 할수 있을지 겁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