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제이미 베런 지음, 『과부하 인간』을 읽다.

아진돌 2024. 6. 1. 12:15

제이미 배런 지음, 박다솜 옮김(2023), 『과부하 인간』, 서울: 알에이치코리아, 1판1쇄 발행 2023. 12. 11.
 
Jamie Varon(2022), 『Radically Content』, Quarto Publishing Group, U.S.A., Inc.
 
2024년 6월 1일(토)에 제이미 베런(Jamie Varon)의 『Radically Content』를 번역한 『과부하 인간』을 읽었다. 책의 커버에는 과부하 인간이라는 타이틀 외에도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이라는 부제와 ‘매 순간 전력을 다하라는 미친 세상에서, 나만의 페이스로 사는 법’이라는 광고문이 적혀있다. 프롤로그의 제목도 ‘완벽을 협박 당했습니다’이다.
 
우리말 번역본의 서명과 달리 원저는 『Radically Content』 즉, 근본적으로 만족하기이다. 영어로 쓰여진 책의 타이틀이 부사와 형용사로만 이루어진 것고 흥미롭다. 번역본의 제목은 원저의 의도와는 조금 떨어진 약간 왜곡된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실제로 원저자는 사회통념적으로 굳어진 통념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근복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 즐겁게 살기를 추천하고 있다.
 
원저자는 “이 책은 당신이 스스로 치유하도록 돕는 책이다. 동시에 세상을 치유하고자 하는 책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프롤로그 마지막 문장으로 “이 책을 우리에게 바친다. 앞으로 다시는 즐거움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기를 바라며.”라고 쓰고 있다. 무척 마음에 드는 말이다. 에필로그의 마지막 문장에서도 “즐거움을 우선순위로 삼아라. 즐거움을 일상의 행위로 삼아라. 근본적으로 행복스러운 삶의 핵심에는 복잡하지도 않고 무모하기까지 한 즐거움에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 제이미 배런은 백인 여성으로 아랍계 남편과 같이 살고 있으며, 뚱뚱하고 많은 상처를 갖고 삶을 살아온 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인기 칼람니스트이다. 10년 넘게 온라인에서 글을 써오며 개인 블로그에서 시작해 글을 쓰고 있는 분으로 소개되고 있다. 자기계발서를 쓰거나 인생의 지침서 등을 쓰기에는 아직 젊은 분이지만, 삶에서 많은 어려움을 이겨낸 흔적이 보이는 분이다.
 
이 책은 Part 1과 Part 2로 구성되어 있다. 나를 고장낸 자기계발이라는 제목의 Part 1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학습된 개념 중에서 “우리가 지워내야 할 가장 중요한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목차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언뜻보면 우리가 지켜야 할 덕목처럼 보이는 것을 저자는 버리라고 한다. 이 개념들을 잊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 배운 것을 계속 지워가다보면 삶이 당신을 놀라운 곳으로 이끌지 모른다고 말한다.
 
저자가 제시한 잊어야할 개념 9가지는 아래와 같다. ① 불만족이 나를 성장시킨다. ② 더 많을수록 더 좋다. ③ 목표를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다. ④ 여기서 안주할 수 없다. ⑤ 스스로를 채찍질 해라. ⑥SNS는 시간 낭비다. ⑦수치심이라는 동기 부여. ⑧ 나를 사랑하는 건 쉽고 아름답다. ⑨ 죄책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저자는 자기효능감을 높여 자신있게 살아감으로써 근본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다. 부처님 말씀대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마음의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남회근 선생이 금강경 강의에서 이야기 했던 風來竹面 雁過長空(풍래죽면 안과장공)가 생각났다. 바람이 대나무 잎을 스치고 기러기가 긴 허공을 가르듯이 일체의 것이 머무는 바 없이, 사물이 다가오면 응하고 가고 나면 남기지 않는 것이 어쩌면 근복적인 만족하기를 통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저자는 남들이 나와 내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더 신경쓰며 살았던 이야기,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온라인 출판사에 작가로 취업했던 이야기 등을 말하며, 서서히 행복을 찾아갔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모든 걸 통제하려 애쓰는 사람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것들을 놓칠뿐더러, 걱정과 공황과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가 된다.”라고 말한다.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남보다 더 나은 평판을 듣기 위해 신경쓰며 과부하 인간으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저자의 충고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