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11월 22일에 신경외과에서 견인치료를 받은 후부터 좌골신경통이 발병되어, 오늘 2024년 12월 23일까지도 완전히 치유가 안된 상태로 고생하고 있다. 좌측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허리에서 눌리다 보니 좌측 종아리가 저리고, 다리에 힘을 줄 수가 없어 걷기가 힘들었다. 곧바로 서면 다리가 더 아프니까 저절로 허리를 굽히고 걷게 되었다. 더구나 지팡이를 짚고서도 100미터를 못 걷고 쉬게 되었다.
동네 정형외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처음 삼 주 동안에는 잠을 자기도 힘들었다. 누우면 허리 통증이 심해서 제대로 누울 수가 없었다. 치료를 받은 지 한 달이 지나고 나니 조금 좋아져서 잠을 편히 잘 수 있어서 살 것 같다. 처음 한주는 회사 출근도 못했고, 둘째 주부터는 택시로 출퇴근을 해야했다.
움직이기가 힘드니 매사가 엉망이 되었다. 한달 동안에는 회사 출근도 힘들었고, 평생학습관에서 배우던 하모니카반 수업과 명리학 수업에도 참석할 수가 없었다. 한달에 한 번 가던 문화탐방도 갈수가 없었고, 남파랑길 트레킹도 갈 수가 없었다. 매사가 엉망이 되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집안에만 있으니 그동안 못 보았던 책도 읽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도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집안에서 계속 누워 있다보니 옆지기의 불평이 계속 늘어갔다. 드디어 어제부터는 매 끼니를 각자 해결하기로(?) 했다. 아침은 빵으로 해결하고 점심은 라면으로 해결했다. 그동안 삼식이가 아니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모빌리티를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는 말을 실감하는 한 달이었다. 발병 후 첫주에는 고통이 심하고 움직이는 게 너무 힘드니 산다는게 무엇인가라는 생각까지 해보게 되었다. 인생은 고통이다라는 부처님 말씀을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300미터 정도 밖에 안 떨어진 동네 병원을 가는데도 중간에서 세번씩 쉬었다 가야 했다. 조금 걸으면 다리가 아파서 저절로 쉬어야했다. 허리가 안 좋은 어르신들이 힘들게 걸으시고 쉬어가시는 모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말년에 항상 허리를 굽히고, 고부랑할머니로 여생을 마치신 어머님 생각이 났다. 치료를 위해 아무런 조치도 못 해드렸던 것이 크게 마음에 와 닿았다.
이제 오늘로서 발병한지 한달이 지났다. 이제는 정말 살만하다. 이제는 곧추서서 걸을 때만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통증이 전달되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때는 고통이 없으니 살 것 같다. 어제부터는 가벼운 내용의 책도 읽을 수 있었다. 고장이 난 곳은 허리인데 거짓 경고(false alarm)로 다리가 아픈 증상을 느끼며 우리 몸의 오묘함도 느낄 수 있었다. 놀랍게도 가짜로 아픈 다리를 맛사지하고 찜질을 하면 허리 아픈 것도 완화되는 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허리의 중요성을 몸으로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상에 앉아 일을 할 때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지말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한달 동안 모빌리티를 잃고 보니, 그동안 쌓아 놓았던 다리 근육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얼른 완치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허리를 사랑해야겠다. 동지 팥죽도 못 먹은 것이 아쉬워 뤼튼에게 팥죽을 그려달라고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