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공성구 작두굿 공연

아진돌 2012. 10. 19. 19:52

 

2012년 10월 14일(일) 일산에서 있었던 결혼식에 참석하고 서대전에서 내렸다가 서대전 광장에서 떠들썩한 굿판을 보게 되었다. 수원 공성구 법사의 난타공연과

작두타기 굿을 보았다. 한밭문화제의 한 행사로 공연하는 대전 앉은굿 공개행사의 제5부 공연이었다. 계룡산 할아버지로 알려진 공성구 법사는 수원에서 활동하는

분으로,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제 제2호 앉은굿 신석봉 선생님의 제자이시다.

말로만 들었던 작두굿을 처음 보게 되었다. 각종 과일을 진설하고 바닥에는 익히지 않은 통돼지를 진설한 후 사물놀이부터 시작한다. 미리 영가천도나 억울하게 죽은

귀신들을 천도할 사람들은 종이옷을 관객들에게 만원씩 받고 주었고 작두 위에 올라가기 전에 달라고 하면 그때 전해 달라고 말한후 굿판이 시작되었다. 꽹과리, 징,

장구, 북이 어우러져 태평소와 함께 사물놀이를 하면서 흥을 돋운다. 흥이 무르익자 공성구 법사가 춤을 추다가 작두를 갖고 춤을 춘다. 관객들로부터 종이옷을 받아

보자기에 싸서 작두대로 올라가서 외작두를 탄다. 다시 내려와 굿장단에 춤을 춘후 돼지를 등에 업고 관객들의 소원을 받아 작두대로 올라가서 쌍작두를 탄다.

보자기가 썰어지는 작두날 위에 두발로 올라가는 작두타기가 무서웠다. 돼지를 엎고 쌍작두 타기를 하고 내려와서는 세명의 관객들의 원을 풀어준다고 이야기 하고

뒤풀이 춤을 춘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법사님의 소원풀이를 듣는다. 무작위로 나온 관객마다 마치 조상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제 잘살게 해주겠다고 원을 풀어

준다. 어떤 분에게는 떡 시루를 하라고도 하고 어떤 분에게는 다리로 다쳐 앉은뱅이처럼 죽은 사람이 있어서 힘든데 이제 괜찮을 거라고 힘껏 외쳐 준다. 뒤풀이 장면은

관중들이 눈물이 나오도록 감동을 준다. 끝으로 아는 분을 무대로 불러내 돈을 내놓으라고 하면서 코믹하게 마무리르 짓는 순서로 진행된다. 기∙승∙전∙결의 구성과

클라이막스에서의 작두타기, 관객들의 감정을 쥐었다 풀어 주면서 정화하는 공연이 인상적이다.

작두타기와 관련하여 공연 행사 카탈로그에 있는 설명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작두거리: 우리나라 무속에 있어 전통적인 작두는 외작두 타기와 쌍작두 타기가 있다. 작두를 타는 이유는 재주를 부이려 함이 아니라 신령님께 무서움과 영험을

보이기 위함이다. 맨발로 칼날을 누르듯이 해로운 기운을 눌러서 모든 부정한 액을 막고 험난한 일없이 재수를 열어 대동을 편안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나로서는 처음보는 작두굿이라 약간 무서웠고(?), 꼭 주위에 귀신들이 모여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중요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고 동영상을 촬영하면서도 약간

겁이 났다. 카탈로그도 귀신이 따라 올것 같아 쓰레기통에 넣고 집에 들어왔다. 믿을 수도 없고 안믿을 수도 없는 묘한 감정을 느끼는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