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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전남 담양군 남면 소쇄원(瀟灑園)

아진돌 2014. 4. 26. 17:03

   2014년 4월 20일에 풍수 도반들과 함께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번지에 있는 소쇄원(瀟灑園)에 다녀 왔다. 소쇄원의 안내 책자에 따르면, 소쇄원은 조선 중기 양산보(梁山甫, 1503-1557)가 조성한 대표적인 민간 별서정원(別墅庭園)이다. 소쇄원은 양산보의 호인 소쇄옹(瀟灑翁)을 따서 지은 이름이고, 별서정원이란 선비가 속세를 떠나 은둔 생활을 하기 위하여 살림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련하는 정원으로 상주 공간이 아니므로 간소한 것이 특징이다. 양산보는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1519)로 능주로 유배되고 사사(賜死)되자 세속의 뜻을 버리고 고향인 창암촌에 소쇄원을 조성하였다. 안내문에 따르면 소쇄원은 1519년 이후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아들 자징(子澂)과 손자 천운(千運) 등 3대에 걸쳐 완성되면서 후손들의 노력에 의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소쇄원은 조선 중기 호남 사림문화를 이끈 인물들의 교류처 역할을 했다고 한다.

 

  주차비를 받지 않는 주차장에서 길을 건너 입구 표지에 따라 개울을 따라 들어가니 탱자나무가 꽃을 피우고 우리를 반겨 주었다. 대나무 숲을 지나 정원에 들어 서면 봉황을 기다리듯 손님을 기다린다는 초가 지붕을 얹은 1칸 정자인 대봉대(待鳳臺)가 보인다. 우측의 흙담을 끼고 돌아 들어가 오곡문(五曲門) 담장 밑으로 안쪽을 살짝 들여다 보았다. 팔작지붕에 배흘림 기둥으로 세워진 3칸 집 제월당(霽月堂)은 주인이 머무르던 곳이라고 한다. 손좌사향(巽坐巳向)으로 자리잡고 있는 3칸 집의 한 칸은 온돌방이고 두 칸은 우물마루 형태의 대청마루로 지어져 있다. 대청마루에서 제월당 현판 밑의 창문 틀에는 멋진 나무 한그루가 그림처럼 보인다. 제월당 현판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것이라고 한다. 마루에는 면앙 송순, 고봉 기대승(奇大升)의 글 등이 편액으로 걸려 있다. 또한 하서 김인후가 지은 소쇄원 사십팔영(四十八詠)을 새긴 현판이 걸려 있다. 이 현판은 1979년에 문중에서 제작한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제월당 아래 쪽 개울가에는 사랑방 역할을 했던 광풍각(光風閣)이 있다. 팔작지붕으로 마루 바깥 쪽에도 기둥을 세워 사방으로 툇마루를 깔았다. 가운데에 온돌방을 꾸미고 뒤 쪽에는 난방을 위한 아궁이가 있는데 굴뚝이 안보인다. 도반과 함께 이리저리 둘러 보며 굴뚝을 찾다가 포기하였다. 남쪽 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대나무 숲을 보며 돌아 나왔다. 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송강 정철의 가사문학관을 지나치면서 들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더 올 수 있는 빌미를 남겨 놓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