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29일(토)에 남파랑길 2구간(창원 구간) 9코스를 걷는 중에 임항선 그린웨이에서 잠시 벗어나 경남창원시 마산합포구 문신길 147(추산동)에 있는 문신미술관을 관람하였다. 임항선 그린웨이에서 우측으로 오르막길을 오르면 문신미술관 정문에 닿는다. 마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추산동 언덕에 위치한 문신미술관은 마산 출신의 세계적인 추상 조각가 문신(文信, 본명 文安信, 1922~1995)이 사재를 털어 1986년부터 건립하여 1994년에 개관한 미술관이다. 부인이신 최성숙 화가께서 2003년에 마산시에 기증하셔서, 지금은 창원시림마산문신미술관으로 공식 명칭이 바뀌어 있다.
문신미술관 소개 책자에 따르면, 문신미술관은 문신(1922~1995)이 유년 시절을 보냈던 마산에 자신의 예술세계를 집대성하여 지역사회에 돌려주기를 바라던 필생의 간절한 염원으로 14년간의 공사기간을 걸쳐 1994년 5월 27일에 문을 열었다. 2003년에 시립화 이후 2010년 10월 5일에 문신 원형미술관을 개관하여 야외전시장을 중심으로 세 개의 전시관이 감싸는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미술관으로 완성하였다. 문신미술관은 문신의 평생을 바친 영혼이 깃든 작품이며, 사랑하는 고향에 바친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문신 선생은 광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1922년 1월 16일에 일본 구슈(九州)에서 태어나셨다. 1927년부터 1938년까지는 마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1938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 있는 니혼미술학교(日本美術學校) 양화과를 다녔다. 8·15 해방 후에 귀국하여 마산, 부산, 서울 등지에서 10여 차례 개인전을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셨다. 1961년에 프랑스로 유학하여 세계적인 추상조각가로서 이름을 날리신 분이다. 1980년에 영구 귀국하신 후에도 유럽 등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세계적인 활동을 하셨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올리픽공원에 설치된 높이 25m의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 <올림픽 88> 조각품을 제작하신 분이다.
문신은 화가로서 출발하셨고, 1950년대 후반에 문신의 회화는 점점 추상화되어 가는 경향을 보이며, 1961년에 프랑스로 유학한 후 파리에 거주하면서 본격적인 추상회화와 조각 작업을 병행했다. 문신이 본격적으로 조각을 하게 된 계기는 프랑스에 정착하면서 파리 서북쪽 85km 떨어진 라브넬(Ravenel) 성의 수복작업을 하면서 입체에 대한 잠재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조각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문신미술관 리플렛의 설명을 보면, 문신의 조각은 마치 새싹이 돋아나듯 부단한 생성적 요인을 담고 있는 좌우균제(Symmetry)의 추상 조각으로 대표된다고 한다. 좌우 대칭처럼 보이지만 좌우가 완벽한 대칭이 아니라 조각의 중심에서 가장자리로 갈수록 좌우의 균형이 깨지면서 자연스러운 형태가 된다. 추상이지만 곤충, 식물, 인체 등의 구상적인 형상을 연상케 하는 작품은 작가가 의식적으로 특정 형태를 재현하려 한 것이 아니기에 자연스럽다고 소개하고 있다.(출처: 문신미술관 리플렛)
문신 미술관은 1994년에 개관한 후 2003년에 마산시에 기증하여 지금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으로 불린다. 일본 유학 시절에 모은 돈을 마산에 사시는 아버지께 송금했는데, 아버지께서는 아들의 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하여 지금의 미술관 자리 땅을 매입하셨다고 한다. 문신 선생이 1980년에 영구 귀국한 후 1986년에 미술관 건립허가를 받은 후 직접 나무를 심고 옹벽을 쌓고 연못을 만드는 작업을 하셨고, 미술관 설계도를 직접 그리고 정원의 타일 문양 등도 직접 설계하여 건립하셨다고 한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조각품들은 물론이고 옹벽의 돌 배치, 정원 바닥의 곡선과 타일 등도 문신이 직접 설계한 조각작품들이다. 정문에 도착하니 마침 도슨트 전시해설 안내 시간이 되어 도슨트 한 분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 혼자만 달랑 해설을 들어야할 처지라 지나가는 부부 관람객에게 부탁하여 셋이서 같이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멋진 행운을 얻을 수 있었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원형미술관으로 내려가기 전에 축대 아래 쪽에 있는 문신 선생이 거주했던 집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원형미술관은 건물 모양이 원형이 아니고, 조각을 하기 전에 미리 만들어 보는 석고원형(Prototype)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문신미술관이 시립화된 후 창원시에서 2009년에 착공하여 2010년 10월 5일에 개관한 미술관이다. 문신의 아내이자 문신미술관 명예관장인 최성숙 화가가 기증한 석고원형 작품들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원형이 전시된 전시실에는 미술관 건립하는 과정에서의 건축허가증 등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루브르 박물관 등에 가면 박물관 건립 과정의 자료들이 보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부러웠는데, 이곳에도 미술관 건립 관련 자료들이 보관 전시되고 있어서 좋았다. 다른 전시실에는 최성숙 화가의 그림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되어 있는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품들을 둘러보고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마산역 시내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하나의 조각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한화생명 빌딩 앞에 설치된 조각품으로 미술관에서 본 문신 선생의 작품들과 유사하다. 조각품 밑을 보니 문신 선생의 서명이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동안 수없이 지나치면서도 그냥 흘려 보았던 조각품이 문신 선생의 조각품임을 알게 되었다. 마산역에 가시면 꼭 길 건너 한화생명 빌딩 앞에 있는 이 조각품을 보시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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