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일)에 대전 한밭문화원의 4월 문화탐방에 참여하여 두 번째 탐방지로 전라남도 순천시 국가정원1호길에 있는 순천만국가정원에 다녀왔다. 동문으로 입장하여 순천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았다. 2021년과 2023년에 방문했을 때는 혼자 열심히 돌아다녔는데, 이번에는 문화관광해설사를 따라 둘러보게 되어 크게 도움을 받았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문화탐방이기 때문이다.
순천 도심을 둘러싼 산을 표현한 호수공원 앞에서 순천만국가정원과 2023년에 개최되었던 국제정원엑스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캐릭터가 있는 곳을 지나 키즈가든을 둘러보았다. 골프장처럼 넓게 초록색의 서양잔디가 깔려있는 키즈가든은 도시의 어린이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하여 설치된 정원이라고 한다. 키즈가든 끝에는 노을정원이 있다. 둔부를 연상시키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고 그 봉우리 사이로 태양이 진다고 한다. 중앙에서는 생명의 원천인 물이 솟고 있었다.
현충정원에 들러 순천시 출신의 호국영령들을 위해 잠시 묵념을 올리고 동천을 가로질러 서문쪽으로 넘어가는 스페이스 브릿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강변공연장을 구경하고 근처에 심어져 있는 야생 튤립도 처음으로 구경할 수 있었다. 스페이스 브릿지는 국가정원의 아름다움에 반해 우주인이 어린이들의 꿈을 따라 우주선을 타고 착륙한 다리라는 주제로 리모델링되어 있었다. 예전에 ‘꿈의 다리’로 명명되어 있을 때는 많은 어린이들의 그림이 다리 위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 그림들을 모두 디지털 영상으로 저장하고 그림을 그린 학생의 이름을 검색하면 학생의 그림이 전시되는 방식으로 리모델링되어 있었다. 내부에는 순천만 습지를 소개하는 영상 시스템이 있다.
스페이스 브릿지를 건너 서문쪽으로 가면 이륙준비를 마친 우주왕복선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 스페이스 허브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175m의 잔디길과 미스터리 써클 모양의 꽃정원으로 장식된 정원과 정원 끝에서 만나는 호수를 구경한다. 남문 입구에는 순천만을 지키는 만식이 캐릭터가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처럼 세워져 있다. 이 곳은 예전에는 자동차길이었으나 잔디공간으로 바꾸어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러 오는 장소라고 한다.
다시 동원으로 건너와 문화관광해설사와 헤어진 후 국가별 정원을 주마간산식으로 둘러보았다. 베르사유 공원을 모델로 한 프랑스 정원과 호수정원을 구경하고, 포츠담에 있는 카를 푀르스터의 선큰(Sunken) 가든을 모델로 한 독일정원, 야자나무 등이 서 있는 멕시코정원, 꽃과 풍차가 있는 네덜란드 정원과 자유의 여신상 모형이 있는 미국 정원을 둘러보았다. 메타세쿼이아길을 따라 걸으며 중간에 서울 정원과 부산 웨이브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 부산 정원, 서울 디자인 정원과 생명나눔 주제정원을 지나면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개울길어싱길이 있다.
맨발걷기길로 조성된 개울길어싱길 시작점을 지나 메디치가의 빌라 정원을 재현한 이탈리아 정원, 알람브라 궁전의 연못과 분수 등을 모델로 한 스페인 정원, 이스탄불 사진 등을 볼 수 있는 튀르키예 정원, 찰스 3세 국왕 정원으로 명명된 영국 정원 등을 둘러보았다. 바위 정원과 600년 된 팽나무를 보고, 코끼리 형상이 전시되어 있는 태국 정원까지 모두 둘러보았다.
이번 탐방에서는 서문 쪽에 있는 한국정원을 둘러보지 못했다. 사각 연못과 연못 안에 소나무가 있는 둥근 섬으로 대표되는 궁궐의 정원과 군자의 정원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아담한 기와집과 정자로 구성된 정원을 둘러보고, 왼쪽 위쪽으로 올라가면 민간신앙을 모티브로 폭포수와 돌탑 등으로 구성된 소망의 정원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수준 높은 설명을 들으며, 전에 방문했을 때는 무심코 지나쳤던 정원들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보람있는 탐방이었다. 다음에는 가을 쯤에 가을 꽃을 구경하러 와서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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