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농학 공부

은행나무 암수나무 식별 방법에 대한 특허 소개

아진돌 2018. 10. 28. 12:56


요즘 길거리를 가다 보면 은행나무 열매가 품어내고 있는 냄새 때문에 걸음을 걷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은행 열매를 혹시라도 모르고 밟고 지났다가 버스나 전철을 타고 나면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진다. 몇 년 전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에 다닐 때 현재 방송대 총장님이신 류수노 교수로부터 은행나무 암수 나무를 구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2018년 10월 28일 사무실에서 자료 검색 작업을 하다가, 한국특허정보원의 특허정보넷 키프리스(http://www.kipris.kr)에 방문했다가 은행나무 암수나무 구별법에 대한 특허정보를 검색하니 두 건의 특허가 검색된다. 첫 번째 특허는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낸 특허이고, 다른 하나는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낸 특허이다. 두 특허 모두 은행나무의 DNA를 분석하여 구별하는 방법들이다.

  

국립산림과학원 특허의 특허공보에 실려 있는 기술의 배경을 보면 은행나무 암수 구별법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데, 여기에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릴 만큼 지구상에 나타난 역사가 길고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수목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가로수로 사용되며 은행을 수확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은행나무는 결실을 위한 화분을 제공하는 수나무와 은행의 결실을 맺는 암나무가 각각의 다른 개체로 존재하는 암수 딴 그루(자웅이주) 식물이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사용될 경우 가을철 은행 결실기에 은행의 독특한 악취와 낙과된 은행으로 인하여 도시 경관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은행 생산 농가에서는 암나무와 수나무의 식별이 어려워 은행 생산용 암나무만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는 은행나무의 성을 식별하기 위해서 꽃의 형태나 열매의 결실 여부를 확인하여 왔으나, 어린 묘목에서는 확인하기가 어렵고 성목이 되어 개화가 가능한 시기가 되었을 때 확인이 가능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며 성목이 되는 시간 동안의 노동력과 경제적 기회비용의 증가로 은행나무 생산과 이용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발생되어 왔다.”

  

첫 번째 특허는 특허등록번호 10-1396343, 특허등록일자 20140508, 특허권자 대한민국(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장), 발명의 명칭은 분자표지자를 이용한 은행나무 암수나무 식별 방법이다. 유전 염기 서열을 기반으로 은행나무의 수나무에 대한 특이적인 SCAR 표지자를 개발하였으며,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은행나무의 성과 상관없이 모든 개체에서 안정적인 중합 효소 연쇄반응 산물을 나타내는 프라이머인 atp1을 본 발명에서 개발된 은행나무의 수나무 특이 SCAR 표지자와 함께 동시 중합 효소 연쇄반응(multiplex PCR)을 이용하여 안정성과 정보 제공력이 우수한 은행나무 암수나무 식별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두 번째 특허는 특허등록번호 10-1716021, 특허등록일자 20170307, 특허권자 충북대학교 산학협력단, 발명의 명칭은 은행나무 암, 수 구별용 프러이머 및 이를 이용한 암, 수 구별 방법이다. 본 발명은 은행나무로부터 게놈 DNA를 추출하여 추출된 게놈 DNA를 주형으로 하고 분리한 GB-C GB-MS 프라이머를 이용하여 은행나무 암, 수를 구별하는 방법이다.

  

유전공학 전공자가 아니라 DNA를 구별하는데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모르지만, 저 비용으로 은행나무가 어릴 때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면 도시 가로수에는 이제 수 나무만 심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도 적은 비용으로 암수나무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고, 암나무에서도 열매가 열리는 환경조건과 열리지 않는 환경조건을 찾는 연구나 암나무에서 열매를 맺지 못하게 하는 불임 시술(?)을 할 수 있는 방법 등도 연구해 볼 만한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