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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직(2020), 『과학의 역사』를 읽다.

아진돌 2023. 12. 30. 09:28

곽영직(2020), 『인류 문명과 함께 보는 과학의 역사』, 서울시: 세창출판사, 초판1쇄 2020. 2. 10.

 

2023년 12월 24일에 곽영직 교수의 『인류 문명과 함께 보는 과학의 역사』를 읽었다. 이처럼 알찬 과학사 책이 번역서가 아니고 우리나라 학자에 의해 저술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단순한 과학사가 아니고 인류 문명에 중요한 획을 그었던 철학의 역사까지를 추가하여 저술한 책으로, 서명에 ‘인류 문명과 함께 보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저자 곽영직 교수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켄터키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수원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한 후 2018년에 정년 퇴직 후 집필과 연구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138억년 전에 빅뱅에서부터 시작된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시작하여 전자공학이 이룩한 현대사회까지 과학의 역사를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주로 외국학자들이 저술한 번역서를 통해 읽었던 과학의 역사를 우리나라 과학자께서 저술하신 책으로 읽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우주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지구의 탄생과 지질학적 연대기와 생명의 탄생과 인류의 탄생 역사를 소개하고 있고, 석기시대와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를 소개하고 있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과학을 거쳐 로마 시대와 중세의 과학과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중간에 이술람 제국의 과학기술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은 하고 있으나, 서구 유럽의 과학사를 중심으로 기술된 책이라는 점이 조금은 아쉽다.

 

제4장에서 코페르니쿠스의 태양중심설과 전기학과 자기학이 태동하기 시작한 16세기 유럽의 과학사를 소개하고 있고, 제5장 과학혁명을 완성한 17세기라는 제목의 장에서 뉴턴 역학과 케플러의 행성 운동법칙과 함께 데카르트의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 로크의 경험론 등을 소개하고 있다. 계몽주의 운동이 시작된 18세기를 근대 과학의 기초를 닦은 시기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웠던 고전 화학이론, 린네의 분류학 등 생물학, 증기기관의 발전 등을 칸트의 비판철학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제7장에서는 근대 과학이 크게 발전한 19세기라는 제목으로 산업혁명과 함께 이루어진 과학 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과학과 기술이 현학적인 학문에서 실용적인 학문으로 바뀌게 되었다고 말한다. 세포 생물학과 진화론이 소개하면서 진화론은 생물학은 물론 신학이나 사회과학 분야에까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과학혁명 이래 가장 큰 사건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전자기학 분야에서의 맥스웰 방정식, 전자의 발견과 열역학의 분야에서의 엔트로피의 발견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제8장에서는 20세기부터 현대 사회까지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소개하고 있다. 인류는 20세기 100년 동안에 과거 350만년 동안에 이루어 놓은 문명의 발전보다 더 큰 발전을 이룩하였다고 설명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허블 법칙과 빅뱅이론, 로켓 엔진과 우주기술, 유전공학 등의 발전을 소개하고 있고, 반도체 소자의 발전과 컴퓨터 기술의 발전 역사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과학 기술의 대명사인 양자역학, 암흑 물질과 암흑에너지로 대표되는 우주론, DNA 구조의 발명으로 촉발된 유전공학, 판 구조론 등 지구과학과 함께 전자공학이 이룩한 현대 사회를 소개하는 이번 제8장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일반상대성 이론, 코펜하겐 해석으로 불리는 양자역학 이론들과 강력, 약력, 중력, 전자기력, 소립자들에 대한 표준모델 등 어려운 이론들을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다. 각 이론들이 발견되는 뒷얘기들과 당시의 논쟁거리 등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서 현대 물리학과 생물학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

 

인류 문명에 큰 획을 그은 과학자와 철학자들의 이름을 풀 네임(Full Name)으로 제시하고 있고, 생졸 연도를 표시하고 있어서 과학사의 자료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유럽 중심으로 발전하던 과학 기술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의과학 기술자들이 미국과 소련으로 집중되면서 양국에서 주도적으로 발전한 현대 과학사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과학과 기술들이 계단식 스텝 함수(Step Function)fh 발전하고 있고, 역사를 배움으로써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현재 대부분의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는 페러데이 법칙을 이용한 전자기 유도방식에 의존하고 있고, 태양광 발전, 화학적 발전 등이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 지구 대기 중의 정전기를 활용한 발전 방식, 생물학적 발전 방식,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하는 발전 방식 등이나 기존 방법들을 융합한 발전 방식을 통해 대량 전기 에너지의 발전 방식 등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전자기파를 이용한 통신 방식에 의존하고 있는 패러다임을 깨고, 소리, 영상, 텔레파시, 지구 자기장 등을 이용하거나 미지의 매질을 이용한 통신방식 등에 대한 연구도 누군가는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우리는 아직도 100년 전의 과학 이론들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에 얽매여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분야를 포함한 여러 과학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가 바로 지금이고, 국운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과학혁명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설명한 부분
양자역학에 관한 코펜하겐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