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지음, 함현규 옮김(2018), 『머리맡에-쇼펜하우어』, 경기도 남양주시: 빛과향기, 초판1쇄 2018.3.26.
2024년 7월 6일(토)에 쇼펜하우어의 『Aphorismen zur Lebensweischeit(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을 번역한 『머리맡에-쇼펜하우어』를 읽었다. 원저의 서명을 인터넷 등에서는 『인생의 예지를 위한 잠언』으로 번역하고 있다. 최근에 쇼펜하우어의 이 책을 번역한 두 권의 책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2010년에 박현석이 번역한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읽은 후 이 책을 읽었다. 처음에는 같은 책을 번역한 책인 것을 모르고 읽기 시작하였으니, 나도 참 무식하긴 여간 무식한 게 아니다.
두 책을 연달아 읽으며 ‘책을 번역한다는 것도 하나의 저술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책은 제목도 다르고, 목차 구성도 다르다. 구체적인 일화 등을 번역한 부분은 서로 큰 차이가 없으나 일부 개념들을 번역할 때는 차이점이 많았다. 특히 쇼펜하우어가 말한 중요 개념 중의 하나인 ‘할 일이 없어서 느끼는 감정’을 박현석은 무료함으로 번역하였고, 함현규는 권태라고 번역하고 있다.
같은 책에 대한 두 권의 번역본을 연달아 읽어도 가슴에 와 닿거나 느끼는 바는 조금씩 차이가 났다. 함현규가 번역한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삶이라는 무대에서, 제2장 인간은 사색하는 존재, 제3장은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하여, 제4장은 자기 자신 안에서 발견하는 행복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속에서 읽은 문장 중에서 공감이 가는 말들을 메모하면 아래와 같다. “인간의 생존은 궁핍과 권태를 양극으로 한다. 고통은 적극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행복과 쾌락은 소극적으로 작용한다.” “우리는 현재를 즐기는 것, 그리고 이것을 인생의 목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최고의 지혜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라고 말한다.
“인간의 직접적인 존재 목적은 바로 고뇌이다. 인간은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다른 사람과 교섭이 적을수록 행복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독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 상태가 아니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뇌와 권태에 시달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사교를 멀리하고 고독에 잠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 생각에도 자신을 들여다보고 혼자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넓힐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이라고 표현된 일반 대중들은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서 삶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비교적 행복하다는 서구 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분들은 혼자 고독을 즐길 수 있는 분들일 것으로 추측해 보았다. 어쩌면 진정한 행복은 고독을 즐길 있는 분들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쇼펜하우어는 “장년 이상이 되면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쇼펜하우어는 젊었을 때 4년이라는 기간에 걸쳐 『의지와 표상으로서으 세계』를 저술한 바 있으나, 이 책은 25년 동안이나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고 한다. 말년에서야 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서 명성에 고나한 이야기를 하면서 “철학자는 대부분 백발 노인으로 묘사되어 있는 것으로 봐서 인생 만년에 이름을 날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행복론의 측면에서 본다면 명성이 뒤늦게 찾아오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말한다.
소펜하우어는 행복에 대해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에게 있다’는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행복이라는 개념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 어쩌면 나도 일을 놓고 나면 행복해지기 위한 마음가짐과 삶의 자세에 대한 글을 맨 먼저 쓰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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