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노아 크레이머(Samuel Noah Kramer) 지음, 박성식 옮김(2018),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서울: 도서출판가람기획, 개정판1쇄 2018.3.30.
2025년 6월 28일에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 아시리아학 교수였던 새뮤얼 노아 크레이터 (Samuel Noah Kramer) 교수의 『History Begins at Sumer』를 번역한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를 읽었다. 저자 크레이머 교수는 1897년 러시아 출생의 미국인 수메르 학자로 1990년에 93세를 일기로 타계하신 분이다. 수메르 역사와 문학, 언어 분야에서 현재까지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이시다. 1956년에 처음 출간된 『History Begins at Sumer』는 수십년간 많은 개정을 거치면서 그의 연구를 총 망라한 대표적인 저서이다. 초판 머리말에서 저자는 "이 책에 모여 있는 대부분의 자료들에는 나의 피와 고통과 눈물과 땀이 깃들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5천년 전 수메르인들이 이룩한 문명에 대한 생생한 보고서이다. 그들은 인류 최초로 문자체계를 발명했고, 법과 역사와 문학 등 자신들의 기록을 남김으로써 기록된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명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부제 '인류 역사상 최초 39가지'가 말하듯 수메르인들이 성취한 그 '세계 최초'의 기록들을 풍부한 자료와 함께 보여주고 있다. 세계 최초 39가지는 이 책의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주목할 사실은 100년 전까지만 해도 고대 수메르인들이 존재했었다는 사실 자체를 아무도 몰랐다고 한다. 수메르학은 100년 이상 전에 시작한 쐐기문자(설형문자) 연구의 한 부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지금부터 5,000년 전인 기원전 3,000년대가 끝날 무렵에 점토에 문자를 새기기 시작하여 그 후 수세기 동안 수메르 서기와 교사들은 점진적으로 그들의 문자체계를 수정하고 형성해 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로 수메르 문자는 처음의 상형문자의 성격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마침내는 아주 양식화된 순수한 표음문자 체계가 되었다. 기원전 2500년에서 기원전 2000년 사이에 수메르 문자 기술은 가장 발전하였다. 오늘날의 바그다드에서 1000마일 좀 넘게 떨어진 고대 수메르의 유적지인 니푸르에서 1889~1900년에 발견되었으며, 대부분의 점토판들은 미국의 펜실베니아 대학 박물관과 이스탄불의 고대 오리엔트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일부 중요한 점토판들이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수메르 문명(Sumerian civilization)이 가장 융성했던 때인 기원전 3000년에서 기원전 2000년까지의 1000년 기간을 크게 초기 왕조 시대(BC2900?~2350?), 아카드 왕조 시대(BC2350?~2150?), 우르 제3왕조 시대(BC2150?~2000? )의 세 시대로 구분한다. 기원전 1700년 경에 수메르 제국의 국토가 염분으로 뒤덮이면서 농사에 치명타를 입고 약화되었고, 기원전 1730년에 셈족 계열의 아카드인들이 고대 바빌로니아를 세우면서 멸망하였다.
약 100년전에 발견된 수메르 쐐기문자로 기록된 수메르어는 현재의 퉁구스어군, 몽골어군, 튀르크어군, 한국어 군으로 분류되는 알타이어족의 언어와 같이 교착어이다. 서양 학자들은 고립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현재는 교착어라는 데 이의가 없는 듯하다. 수메르인들은 자신들을 '검은 머리의 사람들'이라고 불렀고, 수메르인들이 편두를 하고 있었으며, 교착어를 쓴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의 조상들과 같이 알타이-투르크 계열의 민족이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수메르인들의 쐐기문자가 해석되면서 인류문명의 시원을 그리스-로마 문명으로 주장하는 유럽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저자도 이 책에서 39가지의 세계 최초를 번역문과 함께 제시하면서도 수메르어가 교착어라는 말을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우리의 상고사 자료인『환단고기』에서는 수메르 왕조를 환웅이 다스리던 환국의 하나인 수밀이국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도 수메르인들은 유목민으로 기동력이 있어서 기원전 3000년 경에 남부 메소포타미아 도착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세계 최초의 학교, 최초의 촌지 등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최초로 연장자들의 회합인 상원과 전투에 임할 수 있는 남자들의 회합인 하원이 전쟁과 평화의 중대한 갈림길을 결정하였다는 최초의 양원제를 소개하고 있다. 성경의 욥기와 비교되는 최초의 욥기, 최초의 성서, 최초의 부활, 최초의 성 조지, 최초의 메시아 등의 성서와 관련된 사항들을 소개하고 있다. 목차만 봐도 세계 최초 39가지를 볼 수 있다. 세계대전 이후 세계사를 유럽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는 서방의 세계사만을 배워왔던 우리에게는 새로운 성찰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최근에 발표되고 있는 오리엔트 중심의 세계사를 보면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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