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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운(2011),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를 읽다.

아진돌 2025. 7. 12. 18:30

강길운(2011),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 서울: 한국문학사, 초판발행 2011. 5. 20.
 
2025년 7월 12일(토)에 강길운(姜吉云) 교수의 『고대사의 비교언어학적 연구』를 읽었다. 저자 강길운 교수는 1923년생으로 경성대학 예과부 문과를 수료하고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신 후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임용되셨다가 충남대학교 문과대학 교수로도 계셨고 수원대학교에서 정년 퇴임하신 분이다.
 
이 책은 비교언어학적으로 우리 민족의 원류를 추적하고 있는 귀중한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한반도에 토착하여 살던 우리의 조상과 외부에서 들어온 정복 지배층을 구분하여 우리 민족의 원류를 비교언어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어에 관한 해박한 분석 결과를 보며 깜짝 놀라게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귀중한 자료로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연구결과이다.
 
저자는 우리 민족은 결코 알타이족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한반도의 토착민은 지금 사할린과 그 대안인 흑룡강 강구(江口) 일대에서 사는 소수민족인 길약족과 동계이고, 이들의 고유한 민족명은 아마 kil 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한국어는 알타이계어 즉, 터키어, 몽고어, 퉁구스어, 드라비다어의 영향을 받았으나, 문법만은 고유성을 그대로 보전하여서 길약어의 문법과 구석구석 안 닮은 데가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서론에서 “한민족은 인종적으로 볼 때, 한민족의 대종을 이룬 토착민에, 소수이기는 하지만 강한 무력(武力)을 가진 알타이제족 – 터키족, 몽고족, 퉁구스족과 높은 문화와 해운술을 가진 드라비다족(인도의 중남부와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지에 거주)이 유입하고, 유입경로는 확실하지 않으나 아이누족(스키타이족의 분파?)이 진한(辰韓) 지역에 거주한 것이 확실하며, 여기에 이웃의 한족(漢族)이 조금 유입하여 다민족 국가를 형성하였다는 것을 비교언어학적 연구로 알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참고하도록 서론 부분을 사진으로 올려놓았다.
 
단군조선, 동예, 초기 신라(박씨계)의 지배층은 퉁구스계어를, 기자조선, 부여, 고구려, 남천 이전의 백제, 옥저의 지배층은 몽고계어를, 위만조선, 후기 신라(김씨계)의 지배층은 터키어를, 가락국 및 가야제국의 지배층은 드라비다계어를 쓰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읽은 김정민 교수의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에서는 『환단고기』를 기반으로 지배층의 이동을 중심으로 고조선, 북부여, 흉노, 고구려가 같은 민족으로 보고 있는 점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서울대 박정재 교수는 『한국인의 기원』에서 동아시아의 고유전체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기후변화에 따라 중국 대륙의 남쪽 해안쪽을 따라 올라와 아무르강 유역의 북방에 정착하던 사람들이 다시 남진하여 한반도에 들어온 사람들이라고 한다. 김정민 교수는 지배층을 중심으로 우리 민족을 규정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박정재 교수가 현재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제1장에서는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등 고조선 3국에 대한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단군조선의 지배층 언어는 퉁구스어를 썼다고 봐야 하고, 동이족으로 은나라의 후예인 기자가 세운 기자조선의 지배층은 몽고어를 쓴 것으로, 위만조선의 지배층은 터키계어를 쓰던 사람들로 보고 있다.
 
제2장에서는 단군조선과 관련한 용어들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환웅 천황이 신시(神市)를 세운 신단수는 박달촌의 의미이고, 박달의 박은 호수를 뜻하고 달(山)이 산이므로 호수를 가진 산이라는 뜻으로 백두산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단군을 표기한 한자가 『삼국유사』에서는 壇君으로 표기하고 있고, 『제왕운기』에서는 檀君으로 표기한 것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제3장은 “비류백제와 일본의 국가기원”에 관한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왜국은 가야의 분국(分國)으로 봐야 하고 일본 황실어는 분명 가야어라는 것을 말해둔다고 말한다. AD369년에 백제는 가야의 주요 세력을 손아귀에 넣은 뒤에 가야를 통한 일본과의 교류가 잦았고 왕실끼리 통혼도 있었으므로 일본 왕실묘에 백제적 유물이 많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제4장은 신라 지배계층어 연구, 제5장은 백제 지배계층어 연구, 제6장은 고구려 지배계층어 연구, 제7장은 가야 지배층어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고, 제8장은 한국어와 드라비다어의 어휘 분류 비교 결과를 365쪽부터 429쪽까지 64쪽에 걸쳐 수록하고 있다. 제9장에서는 한국어의 뿌리라는 제목 하에 한국어는 알타이어에서 많은 어휘를 차용하였을 뿐이고 알타이어족에 속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제10장에서 석탈해는 흉노 계통의 터키족이거나 스키타이족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비교언어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제11장에서 독도는 물론 대마도도 우리 땅이라는 점을 고증 자료를 제시하며 밝히고 있다. 해파랑길을 걸으며 만났던 안용복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게 해주었다. 제12장은 우리나라의 고대사 연구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들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에 『역사는 수메르에서 시작되었다』 책을 읽은 후 박정재 교수의 『한국인의 기원』, 김정민 교수의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과 함께 이 책까지 4권의 책을 읽으며, 우리의 고대사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다. 아직도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우리 고대사 연구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는 해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학문적 교류가 가능하게 되어 우리 고대사 연구에서도 큰 진전이 이루어질 것 같다. 동이족의 발자취와 홍산문화 등에 관한 연구를 포함하여 우리의 고대사 연구가 좀 더 활기를 띠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