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동양의 고전은?

 

김영구, "서론ㅣ 고전 이해의 길라잡이, 2.동양의 고전," 동서양 고전: 사상 고전을 중심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편, pp.xvi-xvii,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출판부 2010. 

 

한국방송통신대학교 3학년 교양과목 '동서양의 고전' 교재의 서론 부분에 기술된 내용입니다.

  

19세기 이후 이후 밀어닥친 근대화와 서구화의 물결, 21세기와 함께 거세게 밀려오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은 그나마 미약해지고 있던 동양적 전통의 맥을 더욱 옥죄고 있다. 동양의 고전을 생산해 냈던 특유의 문화적 토대는 와해되어 버렸으며, 지식인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동양적 전통은 제대로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우리를 포함한 이 시대의 동양인들은 알게 모르게 서구식 교육 제도와 성장 환경 그리고 생활 방식에 의해 포위되어 있다. (중략)

인류 최고의 정신적 경지가 도사리고 있다는 믿음만큼이나 동양의 고전을 사장(死藏)시키는 것은 없다. 동양의 고전이 그 자체로 우리에게 주는 것은 별로 없다. (중략)

동양의 고전은 존중의 대상이 아니라 앎의 대상이며, 돌이켜 보아야할 과거와 우리를 맺어 주는 매개체이며,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면서 동시에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역사 그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