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우주와 인체의 생성원리

아진돌 2010. 7. 31. 01:10

 

보름동안이나 조금씩 읽어가던 이 책을 드디어 2010년 7월 17일 유성도서관에서 끝까지 읽을수 있었다.

고바야시 산고(小林三剛) 지음, 조기호, 김형규, 곽영 옮김, 동양의학 강좌 제1권, 우주와 인체의 생성원리 -

동양의학의 원형을 찾아서, 집문당, 2005. 9.

 

이 책을 만난 것은 나에게 엄청난 행운이었다.

현대 고전의 하나인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주문해 놓고 책이 구해졌다는 전화를 받고 책방에

들러 내가 주문한 책을 찾느라 서가를 뒤지는 동안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풍수지리학을 공부하면서 기초 이론에 목말라 있던 나에겐 더 없이 귀중한 책이다. 

이 책은 천문학 서가에 꽂혀 있을 책은 아니었으나, 서명을 보고 책을 분류한 어느 한 직원 분의 배려(?)로

내 눈에 띄게 되었다.

 

이 책은 역학 등을 두루 연구하셔서 동양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음양 오행에 대해 강의했던 일본의

고바야시 산고 선생의 강의를 녹취한 내용을 중심으로 펴낸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번역한 분들은 경희대학교 한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마친 교수, 한의사 등이시다.

이 책의 첫머리에 기술된 다음과 같은 귀절이 눈에 번쩍 들어 왔다.

"현대 의학의 결점은 우리가 민주주의 평등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인체를 형태적, 해부학적 중심으로

전부 같은 구조를 하고 똑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 동양의학은 기능

생리면을 중심으로 생각하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기(氣)의 활동에 의해서 형태가 만들어졌다는

이론을 이해해야 한다. 즉 해부학적 형태론 보다는 생리적인 기능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의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동양의 五術 즉, 命學, 相學, 卜學, 仙學, 醫學 을 모두 알아야 환자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서양과학 이론에 철저히 세뇌되어 성장한 우리에게는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미신처럼 관상학과 점을 봐야한다는 것을

선뜻 받아 들이기에는 저항이 크다. 그러나 고바야시 선생의 설명을 읽고 나면 동양의학의 우수성을 실감할 수 있고 하루빨리 서양의학의 장점과 동양의학의 장점이

결합된 통합의학을 발전시켜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전반부는 음양, 삼합법, 오행 즉 생수 1, 3, 5에 대응하는 음양 오행의 원리를 현대 과학과 접목하여 설명하고 있다.

우주 만물이 음양으로 구분되며 태극으로 표현되는 음과 양의 조화와 그 예들을 여러가지 측면에서 분류 제시하고 있다.

또한 生, 旺, 墓 삼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풍수지리학에서 생기맥과 왕기맥을 공부하면서 원리가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삼합법으로 왜 亥卯未가 짝을 이루는지도 알게 되었다. 五行에 대해서도 원리적인 면에 대한 설명이 일부 부족하긴 해도 공부할 수 있는 길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질병도 생, 왕, 묘 3합의 과정을 거치므로, 旺 상태의 질병을 고치기는 쉽지 않으므로 한의사는 이 점을 환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계시다.

우리는 주변에서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어느 병원에서 병이 딱 고쳐졌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또는 이 약 저 약을 먹다가 무슨 약을 먹었더니 낫더라는

말들을 종종 듣게 된다,. 이는 질병이 묘 상태로 사그러질 때 만나는 의사와 처방이 유효했던 것임을 알 필요가 있다. 

 

이 책의 후반부는 인체의 장기들과 오행의 관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나 의학을 전공하지 않는 나에게는 이해하는데 조금 버거운 감이 있었다.

이 책을 펴낸 고바야시 산고 선생은 이미 타계하신 분이지만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리고 번역자 분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한다.        

 

 

 

 

'배움의 기쁨 > 책속의 한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군의 리더십  (0) 2010.08.09
과학혁명의 구조  (0) 2010.07.31
내가 경험한 한국과 호주  (0) 2010.07.30
우리에게 동양의 고전은?  (0) 2010.06.12
책속의 한줄 카테고리를 추가하면서  (0) 2010.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