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행복을 주는 이야기/행복 이야기

[스크랩] 진 수 무 향(眞水無香)

아진돌 2016. 3. 15. 09:21
출처

진 수 무 향(眞水無香)




"저는 죄 많은 여자입니다.
저는 불교를 잘 모릅니다만......
저기 보이는 저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었습니다.
저의 소원은 저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입니다."
眞香(김영한) 1977.12.14.

진수무향(眞水無香) 2
(眞香 白石 法頂 吉祥寺)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엄청난 재산  7000여 평 건물 40여 동(당시 시가 1000억원)을 조건 없이 시주한 眞香(김영한)도 놀랍지만, '무소유'를 화두로 10년간이나 줄곧 시주를 받을 수 없다고 사양한 법정스님도 대단합니다.

법정스님은  1995년에  마침내  진향의 청을 받아들여  스님의 출가본사인 송광사 말사로 조계종에 '대법사'로 등록하고 ( 법정스님과 무관 ) 1997년 '맑고 향기롭게 근본도량(道場) 길상사'로 이름을 바꿔 12월14일 창건법회를 갖게 됩니다.



한때 밤의 정치 현장이었던 요정 대원각은 8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3대 요정으로 꼽히며 밀실정치에 이용되었던 곳입니다.

최고급 요정이 사찰로 변하여 도심 속의 도량이 되었습니다.

일주문에는 문지기 사천왕이 없습니다.

그 소유주였던 김영한(1916-1999)은 갑자기 몰락한 집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하여 16살 때 조선권번(券番 : 일제(日帝) 때의 기생들의 조합 )에서 궁중아악과 가무를 가르치던 금하 하규일의 문하에 들어가 진향이라는 이름의 기생이 됩니다.

眞香은 眞水無香입니다.

진향은  월북시인 백석과  짧은 기간 사랑에 빠져  백석으로부터  자야(子夜)라는 아명으로 불리었고, 한국전쟁 이후인 1953년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 그의 나이 팔순에 이르러 [백석, 내 가슴속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품절 절판), [내 사랑 백석 - 김자야 에세이] 등의 책을 내기도 했는데 '내 나이 열여섯에'로 시작하는 저서에서 가혹한 한국 근대사 질곡(桎梏)의 세월 속 기구(崎嶇)한 자신의 일생, 수십 년 동안 가슴속에 고이 묻어 둔 백석과의 사랑을 애절하게 적었습니다.

책은 대필 작가(ghost writer)의 도움을 받았다고는 하나 통속적이고 그저 그렇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백석과의 사랑(동거생활)과 이별 백석이 (자야를 위해) 지은 詩도 몇 편 인용되어 월북시인으로 생사불명이던 시인의 연구에 한 몫 합니다.

우리 문학사에서 사라졌던 큰 시인 백석이 진작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까지도 살아있었다는 것이 근래에 알려져 이것은 한국문단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白石(본명 白夔行) (1912 ~ 1995) 夔(조심할 기)

그의 시는 고등학교 국어 책에도 나오는데, 가장 널리 애송되는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 柳洞 朴時逢方)]이라던가 [故鄕]을 저는 좋아합니다.

황동규(즐거운 편지) 시인은 '백석도 정지용도 모든 시가 다 좋지는 않다. 건질 것은 7~8편 아니냐?'라고 말했지만, 저는 백석의 詩와 散文 100여 편이 다 좋아요.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여우난 골] [여우난골族] [酒幕] [외가집] [모닥불] ......

평안도 사투리 그 자체가 詩가 되어 詩語에 힘이 있고, 거칠고 속된 것 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감성이 따사롭습니다.  토속적이고  꾸밈없는  향토적 서정.  체험의 진실이 주는 감동...... '와'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월북시인이라 우리 문학사에서 분단 이후에 부당하게 매몰당한 것입니다.

제 고향 김천(1950生) 출신의 이동순(李東洵) 시인이 엮은 [白石詩全集]이 있습니다.



길상사 창건법회 날  법정스님은  眞香(김영한) 할머니에게  '길상화(吉祥華)'라는  법명을 주고 108염주 한 벌을 손수 할머니 목에 걸어 주었습니다.

진향은 수천 명의 대중 앞에서 "저는 죄 많은 여자입니다. 저는 불교를 잘 모릅니다만......
저기 보이는  저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었습니다.  저의 소원은 저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입니다" 하고 간단하지만 울림이 큰 말을 하였습니다.

법정 스님이 화답합니다.
"저는 이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절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안으로 수행하고 밖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 진정한 수행과 교화는 호사스러움과 흥청거림에서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종 고리가 '만파식적(萬波息笛)'임을 퍼뜩 알아차릴 수 있지요.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아니합니다.

'종소리는 때리는 자의 힘만큼 울려 퍼진다' 하였는데 진향은 일생일대의 온 힘으로 종을 때렸고 그 울림은 참으로 크게 퍼져 나갔습니다.

진향은 1999년 11월14일 죽기 하루 전날 목욕재계한 후 절에 와 참배하고 길상헌에서 생애 마지막 밤을 묵었습니다. 다비(茶毘)후 유골은 유언대로 길상헌 뒤쪽 언덕바지에 뿌려졌습니다.



길상사는 유골이 뿌려진 자리에 조그만 돌로 소박한 공덕비를 세우고 매년 음력 10월7일 기재를 지낸다 합니다.





길상사 절은 대원각 요정의 건물을 대부분 그대로 사용하면서 일부 증축하였는데 그래서 인지 절집 같지가 않고 오래 된 한국의 산 속 정원 같아 아늑한 친근감이 듭니다.



대원각 요정 손님들의 2차(숙소)로 이용되었을 마치 유원지의 방갈로(bungalow)같은 방들은 지금은 스님들의 처소(處所)로 되어, 방 이름도 불교式으로 바뀌어 졌습니다.
지계(地界)실 / 연옥실 / 지혜실 / 만행실 / 선정(禪定)실 / 보시실 ......



산에서 내려오는 개천 옆에 앉아 좀은 쓸데없는 생각을 합니다.
저 방에서 저 젊고 잘 생긴 스님들은 어떤 생각으로 잠이 들것인가?
그 곳은 지옥일까 극락일까?
이 또한 수행(修行)인가?



관세음보살 석상은 천주교 신자인 조각가 최종태 씨의 작품으로 성모 마리아와 닮았습니다.

우리 부부 종교 無인데...... 가끔 얘기 나누기를,
'나중에  당신은(어릴 때 카톨릭계 (마리아)유치원을 다님) 성당을 가고,  나는  절로 가면  어떨까.' 하고 작정하곤 했는데.
이 생각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기도 하는구나 하는 묘한 생각을 해 봅니다.
석상 앞에서.







절은 조용합니다.

차(茶)와 명상.




길상사의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는 '맑고 향기롭게 길상화 장학금'을 만들어 매년 고교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길상사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 분원을 두고 있고, 헝가리 원광사, 인도 천축선원, 호주 정혜사를 자매도량으로 삼고 있습니다.



법정스님은 길상사 창건 후 한동안 회주(會主 : 법회를 이끄는 어른스님, 주지 아님)를 맡아 정기법회에서 법문을 하였으나, 2003년 12월 회주 자리도 내놓습니다.
그 외 그 흔한 사찰주지 한번 지내지 않으며 진정으로 '무소유'를 실천한 삶을 살았습니다.

진수무향(眞水無香)(old)

진수무향(眞水無香)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물 가운데서도 참으로 깨끗하고 맑은 물은 일체 잡스러운 냄새를 풍기지 않는 법' 이라는 뜻이지요.

그 글귀에서 한자씩 따서 진향(眞香)이라 예명을 지은 기생(妓生)이 있었으니, 본명은 김영한(英韓)입니다.
그녀는 우리와 동시대를 얼마 전까지 살았고, 죽기 전 1,000억대가 넘을 성북동 북악산 자락에 위치했던 그녀 소유의 요정 ‘대원각’(7,000평, 1996)을 ‘길상사’ 절터로 기증하여 세인들에게 회자되었으며, 그의 유해는 유언대로 화장되어 한겨울 눈이 하얗게 쌓인 길상사 마당에 뿌려져 생을 마감한 사람입니다.

또 妓生 眞香이는, 한국 현대시사(詩史)의 전설적 詩人이 된 ‘백석’을 지독히 사랑했던 기녀로 그 사랑 이야기는 문단뿐 아니라 세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짧은 사랑 후 이별하게 된 백석(白石)과는 해방 후에 같은 하늘 아래서 살면서도, 북에 있는 그를 사무치게 그리워만 할뿐, 남북분단이라는 비극에 파묻혀, 영영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녀의 사랑 이야기를 알기 쉽게 한편의 시로 축약(縮約)하여 표현해 낸 시인이 있으니,`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詩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생진’ 시인의 ‘그 사람을 사랑한 이유’란 詩입니다.



여기서는 실명이 좋겠다.
그녀가 사랑한 남자는 백석白石이고
백석이 사랑했던 여자는 김영한金英韓이라고

한데 백석은 그녀를 자야(子夜)라고 불렀지
이들이 만난 것은 20대 초 백석은 시 쓰는 영어 선생이었고
자야는 춤추고 노래하는 기생이었다.

그들은 죽자 사자 사랑한 후 백석은 만주 땅을 헤매다 북한에서 죽었고
자야는 남한에서 무진 돈을 벌어 길상사에 시주했다.
자야가 죽기 열흘 전 기운 없이 누워 있는 노령의 여사에게
젊은 기자가 이렇게 물었다.

천억을 내놓고 후회되지 않으세요?
무슨 후회?
그 사람 생각 언제 많이 하셨나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는데 때가 있나?
기자는 어리둥절했다.

천금을 내놨으니 이제 만복을 받으셔야죠.
'그게 무슨 소용 있어?'
기자는 또 한 번 어리둥절했다.

다시 태어나신다면? ' 어디서? 한국에서?
에! 한국? 나 한국에서 태어나기 싫어
영국쯤에서 태어나서 문학 할 거야'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았어요?
'1000억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해 다시 태어나면 나도 시 쓸 거야'
이번엔 내가 어리둥절했다.

사랑을 간직하는데 시밖에 없다는 말에 시 쓰는 내가 어리둥절했다.‘

- 이생진


함흥 기생 眞香은 24살 때,
25세인 시인 靑年敎師 백석(白石)을,
어느 연회 자리에서 만납니다.
번개가 섬광(閃光)을 치듯, 찰나적인 그 만남은, 서로
식을 줄 모르는 사랑의 불만 붙은 채,
그리움을 남기고, 평생 재회를 애타게 기다리며
세월만 흐르게 되는 비극적인 사랑인 運命의 시작이었던 것입니다.

첫 만남에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 까지 이별은 없을 것’이라던
백석의 약속은,
바로 즉시 집안의 완강한 반대로 오래가지 못합니다.
당시 장래가 촉망되던 엘리트 시인 ‘백석’의 집안에서는
당연히 그와 기생과의 만남을 극력 반대하여
그의 부모는 서둘러 다른 규수와 강제 결혼을 시킵니다.

백석은 고민 끝에 결혼식 날 첫날 밤. 신혼 방을 빠져 나와
한양에 있는 영한에게 달려와 함께 만주로 달아나자고 설득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백석을 사랑하는 영한은,
‘백석’의 장래를 위하여 는 자신이 사라져 주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랑하기에 헤어져야 한다.”는 신파조 이야기처럼,
따라나서지 못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아! 애석하다!
그것을 끝으로......
그녀는
숨 넘길 때까지
백석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만 쌓아 갔을 뿐,
이승에서는 영영 만나지 못합니다.

영한과 이별 후, 그때 심정을 후일에 백석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현대시史에도 길이 남을 名詩로 표현하였습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출출이 : 뱁새
* 마가리 : 오막살이(오두막집)
* 고조곤히 : 고요히





May it be( 반지의 제왕 OST )

May it be an evening star
Shines down upon you
May it be when darkness falls
Your heart will be true
You walk a lonely road
Oh! How far you are from home

Mornie utulie (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nie alantie (darkness has fallen)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May it be the shadow's call
Will fly away
May it be your journey on
To light the day
When the night is overcome
You may rise to find the sun

Mornie utulie (darkness has come)
Believe and you will find your way
Mornie alantie (darkness has fallen)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A promise lives within you now


출처 : chungmyungsan
글쓴이 : 우곡 김덕기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