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권석만(2012),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 이론』

아진돌 2018. 7. 31. 17:46

o 권석만(2012),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 이론-마음의 치유와 성장으로 가는 길-, 서울: 학지사, 112012.8.30. 1112018.1.25.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하혜숙 교수님의 청소년상담교과서에서 참고문헌으로 제시된 책이라 알게 된 책으로 550쪽이나 되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 권석만 교수는 서울대학교 심리학고 교수이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좋은 교과서가 출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이 책은 제1장 심리치료와 상담의 기본적 이해로부터 시작하여 프로이트, 융, 아들러의 정신분석학부터 행동치료, 인지치료, 인간중심치료, 실존적 심리치료, 게슈탈트 치료, 현실치료, 동양의 심리치료와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까지 주요 이론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인생은 고해(苦海)’라는 말로 서문이 시작된다. 매슬로우가 말했듯이 심리학은 대부분 정상인보다는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연구 대상으로 한다.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가 의사였듯이 칼 융 등 많은 학자들이 의과대학 출신이기 때문에 서문이 그렇게 시작한 것 같다. 저자도 역시 상담학자이면서 전문 임상심리치료 전문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주팔자를 한탄하며 철학관을 찾는 사람들의 생각도 비슷할 것 같다. 인생은 살아내야 하는 것이고 고해(苦海)가 정상인지도 모른다. 1장에서 저자는 인간은 누구나 안락과 행복을 추구하고 고통과 불행을 회피하고자 한다고 말하며, 그런데 인간의 삶은 만만한 것이 아니어서 한 평생을 안락함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삶이 그럴 것이다. 우리는 제한된 자원만이 가용한 지구 환경에서 많은 환경적 도전과 사회적 갈등을 겪는 생태적 존재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니 그렇게 진단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역으로 인간의 생태적 현실을 인식하고 마음을 다스리면 얼마든지 행복한 삶을 살아낼 수 있다. 심리치료나 상담학 그리고 종교가 그렇듯이 동양의 사주명리학이나 풍수학 등 피흉추길(避凶追吉)을 목적으로 학문들도 인간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하는데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심리치료 이론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본 인간론이자 인생론인 동시에 인간의 치유론이며 성장론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심리치료를 정말 명쾌하게 설명하는 말이다.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는 동서양의 많은 이론들 중에서 어쩌다 동양의 술수들은 미신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할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현재 지구상에는 명칭을 달리하는 심리치료법이 무려 4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체계적인 이론과 구체적인 기법을 잘 구비하고 있는 주요한 치료이론은 10여개로 압축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동양의 심리치료적 사상과 그 특징을 설명한 제13장에서 첫 번째로 유학 사상을 철학적 측면에서만 다루고 있다. 도교, 힌두교, 불교 등의 교리를 심리치료 차원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내가 보기에는 무리인듯하다. 저자는 종교적 전통을 심리치료 체계라고 볼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양의 심리치료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동양의 심리치료 기법들은 술수로 간주되고 있고 미신으로 치부되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종교를 심리치료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오류(?)를 범한 듯 하다. 많은 서민들은 사주팔자로 운명을 알아보고, 안좋은 일이 있을 때는 사주팔자라는 방어기제로 마음을 추수리고 있는데도 학문적 접근으로는 무시되고 있다. 서양의 심리학이라는 잣대로 동양의 학문을 들여다 보고 설명하고자 하니 무리가 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이비 무당이나 사이비 사주명리 술사들을 제외하면, 무당을 찾는 샤머니즘이나 철학관도 엄연히 사람들의 심리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서구 심리치료와 비교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왜 동양의 술수들은 이론적 체계가 약하고 구체적인 기법들이 체계화되지 않는걸까? 아니면 서구 심리치료학의 정의나 접근방법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일까? 현재 상태로 보면 동양 학자에 의해서는 해답을 못 구할 것 같으며, 설사 해답을 구해도 해답으로 인정을 못 받을 것 같다. 자조적인 희망이지만 오직 서구 학자들에 의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야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다음과 같은 박스 글이 있다. 마음에 꼭 와 닿는 글이다.

신이시여! 바꿀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겸허히 수용할 수 있는 평안을 주시고, 바꿀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과감히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그리고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냉철히 구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