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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먼 지음, 김태성 옮김(2016), 『공자가 만든 세상』을 읽다.

아진돌 2018. 8. 12. 10:35


o 마이클 슈먼 지음, 김태성 옮김(2016), 공자가 만든 세상,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문화원, 초판 12016. 9. 20.

    

2018811일에는 미국 시사 주간지 Time의 베이징 특파원이며, 한국인과 결혼하여 베이징에서 살고 있는 마이클 슈먼이 쓴 공자가 만든 세상을 읽었다. 공자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 때 유학이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은 후, 송 나라 때 주희에 의해 성리학으로 발전하고, 청나라 말부터 쇠퇴하기 시작하여 천안문 사태 때는 홍위병에 공자의 묘까지 파헤쳐지는 수난을 당한 후 다시 최근에 부활하기 시작하는 유학의 역사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교육열, 여성 혐오라는 측면에서 유교가 동아시아 국가들에 미친 영향을 시대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동아시아의 학자나 정치평론가는 물론 일반인들조차 한국을 가장 유교적인국가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유교적이라 하고 더 유교적이란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장의 시작은 한국 여성과의 결혼식장에서 장인과 장모에게 폐백을 드리면서 느꼈던 당혹감을 얘기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유대인으로서 누군가에게 무릎을 꿇으며 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서장의 끝은 다음과 같은 말로 서론을 마무리하고 있다. “공자의 가르침은 국적, 인종, 종교와 상관없이 시간을 초월한 의미있는 보편성이 있다. 따라서 공자는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에도 중요한 사림일 것임이 틀림없다.”

  

유학의 중국 역사라 할 수 있는 제1부에서는 공자 시대의 공자의 행적 등을 소개한 제1장에 이어, 2장에서는 한 무제 때 동중서(董仲舒, BC179-BC104)에 의해 공자 사상이 부활한 이야기를 기술하고 있다. 3장에서는 송나라가 통치이념으로 유교를 받아들인 이야기와 성리학의 태동을 기술하고 있다. 유학에 끼친 불교의 영향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주희 등 성리학자들은 그들이 그렇게 멸시하던 불교로부터 일부 사상을 마음껏 빌려왔다.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명상의 실천, 우주의 역할을 이해함으로써 얻는 깨달음, 더 나은 인간이 되는 방법으로서 욕망의 억제 등을 경쟁 종교인 불교에서 빌려왔다. 그러나 불교와 달리 성리학은 공자가 강조한 세속적 목표를 잃지 않았다. 정이, 주희 등 성리학자들에 의해 유학이 재도약하면서 오경에 더해서 논어, 맹자와 예기에서 발췌한 두 장을 독립된 책으로 정의한 대학과 중용 즉, 사서가 주목을 받게 된 배경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칭기즈칸의 손자인 쿠빌라이가 세운 원나라에서는 1313년에 오경에 더불어 사서까지 포함된 과거제도를 부활하면서 사서오경이 과거시험 과목으로 포함되었다고 한다. 4장에서는 청나라 말부터 시작된 유학의 수난 역사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1966년 후반에 공자의 출생지인 산둥성의 취푸에서 일어난 분쟁은 유교에 대한 공격의 대표적 사건으로 소개하고 있다. 홍위병에 의해 공자 사당이 파괴되고 공자 무덤이 파헤쳐져 관이 열렸고, 공자의 동상 등이 파괴된 사건이다.

  

2부에서는 동아시아에서 유교의 폐해라고 논란이 되고 있는 효, 교육열, 여성 혐오에 대해 한 장씩을 할애하고 있다. 유교가 동아시아에 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전적으로 유학의 영향으로만 보고 기술한 것은 논란의 대상이 될 것 같다. 중국과 한국, 일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쓴 저자이지만, 서양인이라는 한계가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국에서 주로 행해진 야만적인 전족 등을 유교의 폐해로 이야기하고 있다. 유교적 전통이 있는 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두 유교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인듯하다. 아무리 동양을 잘 안다고 해도 서양인의 입장에서 동양 사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역시 한계가 있는 것 같다.

  

3부 돌아온 공자에서는 기업에서의 유교 정신과 정치에서의 유교 정신을 얘기하고 있다. 근면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교 정신이 동아시아의 급격한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학 정신이 정치에 반영된 예로서 싱가포르의 정치 상황을 들고 있다. 10장 공자를 불러낸 중국에서는 1978년부터 시행된 덩샤오핑의 경제개혁과 함께 공자의 복귀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다. 1980년에는 공자연구소가 취푸에 세워졌다고 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취푸를 여행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있다. 저자는 공자의 말과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된 지금의 중국인 혹은 우리 모두에게도 공자가 있는 세상이 없는 세상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준비하고 집필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공자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은 다음 문장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어쩌면 그들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히는 새로운 공자를 찾아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