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지 편찬, 김수길·윤상철 공역(2013), 『천문류초』, 서울 : 대유학당, 초판 1993. 12. 3. 전정판 3쇄 2013. 9. 25.
2019년 1월 7일 세종 때 천문학자인 이순지 선생께서 편찬한 『天文類抄』 奎章閣本을 번역한 『천문류초』를 읽었다. 자미두수를 공부하면서 우리 선조들의 별자리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예전에 사두었던 책을 다시 찾아 읽게 되었다. 다행히 이 책을 통해 천간합(天干合)과 지지 6합(六合)에 대한 근거를 알게 되었고, 천간이 10개이고 대운을 10년으로 설정하는 것과 지지가 12개 인 것에 대한 근거를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조선시대 관상감관(觀象監官)을 채용할 때는 천문학, 지리학, 명리학의 세 부서로 나누어 뽑았고, 그 중 천문학에서는 송(誦, 暗誦), 임문(臨文, 解讀), 주(籌, 산가지로 계산함) 등의 시험이 있었는데, 보천가(步天歌)와 천문류초(天文類抄)는 암송 시험에 들어가는 필수 과목이었다고 한다.
역자들이 추가한 제1장에서 천문(天文)은 하늘의 무늬, 즉, 해와 달 및 별을 비롯한 하늘에서 보여지는 모든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인류는 하늘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보고, 그것이 지상에 미칠 영향을 예견하는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 왔다. 동양의 하늘은 인간 세계의 축소판이다. (중략) 각 별자리의 형상과 색깔 등에 따라 지상의 사람들에게 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 사람이 태어날 때 해와 달 및 오성의 위치 그리고 몇몇 중요한 별자리의 운행을 관찰하여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는 사주, 기문학, 자미두수 등이 있다. 역자는 이러한 현상과 그에 따른 예견은 경험이고 기술이며 과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역자들의 학문에 대한 자세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사주명리학이나 자미두수 등의 미래예측학에 대한 것들 중에서 아직은 불확실한 내용을 단정적으로 정의하고 있는 점은 독자들에게 이 고전에 대한 인식을 깍아내리는 것 같아 아쉽다. 지난 주에 읽은 종의 기원에서 본 찰스 다윈의 학문에 대한 자세가 다시 돋보인다.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현재로서는 정확한 연구결과로 입증하지 못한 상태라는 등으로 연구과제로 남겨 놓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주물리학과 분자생물학 분야의 연구가 더 발전하면 우주와 인간간의 상호작용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 생명체의 세포에서 발생하는 기전력은 수십 mV 수준이다. 앞으로 분자생물학에서 연구가 좀 더 진행되면 인간의 행동을 관장하는 의식과 우주파와의 관계 등을 앞으로의 과학이 설명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상원의 태미원, 중원의 자미원, 하원의 천시원 등 삼원(三垣)과 자미원 밖을 28 구역으로 나누어 28수(宿)가 다스리고, 그 잘잘못을 칠정(七政) 즉, 일, 월, 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이 운행하면서 감찰한다고 보는 것이 동양의 천문관이다. 이 책에서는 다섯 방위의 주재자인 동방 창룡칠수, 남방주작칠수, 서방백호칠수, 북방현무칠수 등 28개의 별자리에 대한 설명과 하늘의 삼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명리학과 자미두수를 공부하는 나로서는 우리 선조들의 천문관에 대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북두성의 각 별들의 이름 즉, 탐랑성, 거문성, 녹존성, 문곡성, 염정성, 무곡성, 파군성, 외보성, 내필성 등과 각각에 배속된 오행 등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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