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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과학의 천재들』을 읽다.

아진돌 2019. 1. 26. 13:33


앨런 라이트맨 지음, 박미용 옮김(2011), 과학의 천재들, 서울: 다산북스, 초판 12011.12.12. 초판 22012.1.20.

    

2019119일에는 미국 MIT 대학의 교수인 Alan Lightman의 원저 The Discoveries: Great Breakthroughs in 20th Century Science Including Original Papers By Alan Lightman을 번역한 과학의 천재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20세기의 위대한 과학 분야 발견들에 대한 과학사이다. 1900년 막스 플랑크의 양자 발견 이야기부터 1972년 폴 버그의 DNA 재조합 까지 2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관련 논문 25편의 번역본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과학의 위대한 발견을 담은 최초의 보고서이며 예술 작품과 같다고 말한다. 추천사를 쓴 포항공대의 인문사회학부 임계순 교수는 인문학 분야에서 고전 명저를 번역하는 일과 함께 과학 분야의 명저를 번역하는 일을 정책에 반영하고자 했으나, 유명한 과학자들이 자신의 위대한 저작들을 논문 형태로 출판하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하면서, 이 책이 그 역할을 한다고 하며 추천하고 있다.

  

아래에 첨부한 목차에서 보듯이 20세기의 과학사에서 굵직한 발견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과학자의 성격 등을 소개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전까지는 대부분의 발견이 독일과 영국 등 유럽에서 발표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에서 대부분 발표된 점들도 흥미롭다. 저자는 여성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1912년에 우주의 거리를 재는 잣대를 발견한 하버드 천문대에서 일하던 헨리에타 리비트, 옥수수 연구를 통해 유동 유전자를 발견한 바바라 맥클린톡 등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 과학자인 리제 마이트너를 소개하면서 핵분열의 발견 업적을 부당하게 빼앗겼다고 말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의 와중에서 정치적 이유 때문에 독일에 있던 오토 한은 핵분열에 대한 논문에 마이트너의 이름을 넣을 수 없었던 것이다. 독일과의 관계에서 빚어진 안타까운 일들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견한 하이젠베르크가 노후에 미국에서 초청 강연을 한 후 미국 과학자로부터 호된 비평을 받던 일화를 읽을 때는 마음이 아팠다.

  

항생제를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의 이야기, 크렙스 회로를 발견한 한스 아돌프 크렙스 이야기,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제임스 왓슨, 프란시스 크릭, 로잘린드 플랭크린 이야기 등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22년 동안이나 헤모글로빈의 단백질 구조를 밝히기 위하여 연구한 막스 페루츠의 이야기도 감동적이다. 페루츠는 1970년에 헤모들로빈의 구조를 밝힌 후 10년이나 더 걸려서 헤모글로빈이 어떻게 일을 해내는 가를 알아냈다고 한다. 특히 마지막 장에 수록된 폴 버그의 유전자 재조합과 관련한 연구에서 위험한 실험을 중단한 이야기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물회로를 발견한 한스 아돌프 크렙스가 아버지로부터 돼지 귀로는 비단 지갑을 만들 수 없다는 비난을 듣고 자랐다는 에피소드를 보면, 과학이라는 학문이 꼭 뉴턴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만이 향유하는 학문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800 쪽이 넘는 책이라 책을 잡기가 쉽지 않으나, 22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느 장이든 마음에 드는 장부터 열고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과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