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이것이 귀신도 곡하는 점술이다.』를 읽다.

아진돌 2019. 2. 10. 13:56


김용현·노응근(2014), 神算六爻, 이것이 귀신도 곡하는 점술이다, 서울 : 안암문화사, 112011. 2. 10. 개편 개정 2014. 6. 20.

   

2019126일에 六爻占 에 대한 책인 神算六爻, 이것이 귀신도 곡하는 점술이다를 읽었다. 사주명리학을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이 방학 동안에 육효 공부를 하기로 하여, 교수님 추천으로 선택한 이 책을 갖고 공부하였다. 네이버 밴드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면서 온라인으로 공부 동아리를 만들어 공부하였다.

  

육효점은 한나라 때 경방(京房, BC 77-37)이 주역을 중심으로 각 효에 지지(地支)를 붙이는 납갑(納甲)을 창안 한 이후 명나라 초기 국사였던 유기(劉基)에 의해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방이 효()에 납갑을 붙이고 육친(六親)을 생성하였고, 송나라 소강절 선생 때 지금의 천금부(千金賦)의 반이 완성되었으며, 명나라 초기 유기에 의해 틀을 갖춰진 후 명나라 유백온이 나머지 천금부의 반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나라 때 외과 의사격인 중의외과 의사였던 왕홍서(王洪緖, 1660-1749) 가 육효의 고전이라 할 수 있는 복서정종(卜筮正宗)이라는 책을 냈고, 야학노인이 증산복역(增刪卜易)(야학노인점복전서라고도 한다)이라는 책을 냈다.

  

육효는 음양학 보다는 오행학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다양한 작괘법에 따라 대성괘(大成卦)를 뽑은 후, 납갑법에 따라 각 효의 지지에 납갑을 붙이고 본궁의 오행을 기준으로 육친을 붙인다. 점사(占事)에 따라 용신을 잡아 통변한다. 사주명리학이 일간(日干)을 중심으로 음양오행에 따라 10가지 통변성을 붙이지만, 육효에서는 본궁의 오행을 기준으로 음양을 구분하지 않고 오행의 생극 여부에 따라 兄弟, 子孫, 妻財, 官鬼, 父母 등 육친을 정하여 통변한다. 공망(空亡)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고 통변하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이다. 구성학(九星學)과 기문둔갑(奇門遁甲)에서 적용하는 청룡, 주작, 구진, 등사, 백호, 현무 등 육수(六獸)를 작괘일(作卦日)의 일진 천간에 따라 음양(陰陽) 구분없이 붙인다. 월건(月建)과 일진(日辰)을 기준으로 하는 조후법을 적용하여 왕상휴수사(旺相休囚死)를 적용하나 병약설은 적용하지 않는다. 야학노인의 증산복역의 영향으로 사주명리학에 비해 신살론도 거의 적용하지 않으나, 도화살과 역마살 정도를 고려하는 듯하다. 특히 12운성법에서도 기문둔갑(奇門遁甲)과 적천수천미에서와 같이 음양을 고려하지 않고 양간 위주의 12운성법을 적용한다. 12운성법의 적용 방법 측면에서도 각종 미래예측학들의 상호 연관성 등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앞 부분의 이론 설명 부분에서 역마, 도화, 겁살 외의 신살과 천을귀인 등에 대한 설명이 없이 실제 응용분야에서 적용하는 아쉬움이 있고, 실전 분야에서 통변에 일부 오류가 눈에 보인다. 특히 세효(世爻)에 대한 합극(合克), 생합(生合), 생부(生扶), 극세(克世) 등에 대한 적용이 오락가락하여 독자들에게 어려움을 준다. 저자들이 의도적으로 기술한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우나, 이 책에 대한 아쉬운 점이다

    

이 책을 공부하다 보니, 각 효에 육친을 붙일 때 육친 대신에 통변성을 붙여서 통변의 다양성을 확대해 보는 것과 12운성법에 음양을 구분하여 12운성을 부여하는 방안 등도 적용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금도 육효에서 관귀(官鬼)에 대해서는 정관에 해당할 때는 주로 으로, 편관에 해당할 때는 로 붙이고 있다. 다만, 기준이 되는 본궁이 8개로 구성되어 있어서 본궁의 오행을 결정하는 수위괘(首位卦)는 목, , 토 오행 괘는 음괘와 양괘가 모두 있으나 화 오행 괘는 음화(陰火) 괘인 이괘(離卦)만 있고, 수 오행 괘는 양수(陽水) 괘인 감괘(坎卦)만 있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한나라 때 경방이 효에 납갑을 붙인 이후 정역(正易) 출현 이후인 최근에서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이신 유남상 교수께서 64괘에 60갑자를 붙였다. 괘별로 부여되는 육십갑자를 육효점에 적용해보는 방법도 연구해 볼만하다.

   

사주명리학 등 미래예측학들을 공부하다 보면, 사주명리학과 같이 선천의 타고난 명()과 시간의 흐름에 따른 운()을 간명하는 분야와 타로 카드나 육효와 같이 의사결정을 돕는 점학(占學)이 있다. 구성학이나 기문둔갑처럼 명학과 점학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있다. 음양오행론을 기본으로 하는 주역을 근간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온 미래예측학 분야도 인간의 운명을 예측한다는 측면에서 대칭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인간의 운명 예측을 다른 각도에서 보았을 때도 여전히 똑같게 보이는 대칭성이 있을 것이다. 물리학 분야에서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 와인버그가 대통일이론에 매달렸듯이 운명예측학 분야에도 무언가 대통일이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주역 이후 운명예측학 분야는 다양한 이론들로 확장되어 왔고, 각 분야별로 같은 용어들을 약간의 다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한다. 주역점 이후 9개의 궁을 사용하는 구성학과 기문둔갑 계열, 12가지 궁을 사용하는 육임과 자미두수 계열, 당사주나 사주명리학과 같이 운명 간명에 특화되어 있는 명학(命學) 계열, 육효와 같이 점학(占學)으로 특화된 계열 등 다양한 운명예측학들이 발전해 왔다. 종단연구로 각 운명예측학들 간의 관계를 통사적으로 연구할 수도 있고, 횡단연구로 각 운명예측학들을 비교연구를 할 수도 있다. 이제는 기존의 학설들에 대한 이론적 연구와 함께 이들 이론들을 통합하고 변화된 사회환경과 과학이론들의 발전 결과 등을 고려하여 대통일이론으로서의 통합운명예측학을 연구해 볼 시대가 된 것 같다. 심리학 분야의 통합심리학의 사례가 생각난다. 몇 년이 결릴지 모르지만, 그동안 해온 주역(周易) 공부를 기반으로 정역(正易) 공부도 하면서, 사주명리학 공부를 기반으로 구성학, 기문둔갑, 육임학, 자미두수 등을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