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희 지음(2007), 『칠정산내편의 연구』, 경기도 파주시:한국학술정보(주), 초판 발행 2007.5.31.
2019년 1월 11일 『칠정산내편』을 읽기 전에 『칠정산내편의 연구』를 읽었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칠정산내편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을 전제하면 다음과 같다. 옛 성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우(宇), 시간을 주(宙)라 하며, 우주 속에 나타나는 자연법칙을 이해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칠정산(七政算)이란 바로 그 우주 속의 천체들, 즉 해와 달과 자서 행성의 움직임을 관측하여 이들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핳 수 있도록 만든 천체 운동에 관한 계산법이다. (중략) 1423년 세종의 의해 시작된 천문역법 사업은 1433년에 이르러 대대적으로 진행되었다. 세종 26년(1444)에 편찬된 칠정산내편과 외편은 실로 20년 이상의 연구와 노력 끝에 이루어진 결과이다. (중략) 칠정산 내편은 중국 최고의 역법으로 알려진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을 바탕으로 하는 재래의 동양역법이었고, 칠정산 외편은 명나라에서 편찬한 이슬람의 회회력(回回曆)을 연구 교정하여 만든 아라비아의 역법이다.
우리나라에서 역법을 연구하는 것은 당시로서는 중국이 모르게 시행해야하는 대외국비(對外國秘) 사업이다. 세종 대왕의 과학에 대한 열정과 애민정신을 느끼는 사업이기도 하다. 특히 선조 이후에는 특히 더 그랬다. 선조실록에는 조선에서 역서를 따로 만드는 것이 알려질까 두려워, 중국에서 반포한 대통력에 따라 간핸한 것처럼 조선에서 만든 역서의 첫장과 마지막 장을 고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하여 첫장에 중국의 국호 대명(大明)과 연호 만력으로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중국의 기년표가 들어가게 된것이다.
이 책에서 기술한 내용 중에서 중요한 사항들을 인용하여 전술하면 다음과 같다. 역(曆)이란 달의 위상변화와 계절의 순환과 같은 자연현상의 질서를 수학적으로 체계화한 법칙으로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의 운행과 그 위치에 대한 계산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서경(書經)에는 요(堯, BC2357-2233) 임금이 희씨(羲氏)와 화씨(和氏)에게 명하여 역법을 정리하게 한 사실을 커다란 치적의 하나로 기록하고 있다. 주역을 공부하다 보면 시간을 중시하고 역수(曆數)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제는 조금은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한 대에 들어 왕조의 교체에 따라 ‘正朔을 고친다’라는 원리가 확립되었고, 그 이후 왕조의 교체에 따라 천명사상에 입각한 개력(改曆)이 행하여졌다. 세종 때 이순지와 김담이 칠정산 내편을 만드는데 참고한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은 至元13년(1276)에 원이 중국을 통일한 후 4년여의 노력 끝에 완성한 것으로 중국의 역법 중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至元18년 정월 1일부터 실시된 역법이다. 회귀년(回歸年)은 365.2425일로 표기되었고, 현대의 계산결과인 365,2422795일과 19.0512초의 오차를 보이고 있다. 삭망월(朔望月)도 29.530593dlffh 현대의 계산결과 29.53068721일로 0.50028초 오차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1645년에 옛날부터 사용해오던 중국 고유의 역법을 폐하고 서양의 역법인 시헌력(時憲曆)으로 개력하였다.
칠정산 내편에는 사여성(四餘星) 즉, 실제로 존재하는 천체가 아니고 궤도상에서 규칙적인 주기변화를 보이는 특별한 위치를 별이 운행하는 것으로 보는 가상적 천체의 명칭이 있다. 특별한 위치로 그 빛과 형상이 없고 균일한 행도로 움직여 빠르고 느림(遲疾)이 없는 가상의 별이다. 천구상에서 순행하는 가상의 두 별, 자기(紫氣), 월패(月孛)와 역행하는 가상의 두 별, 나후(羅睺), 계도(計都)라는 네 별이다. 사여는 천축(天竺)으로부터 전래된 바라문술로 일월오성의 칠정(七政)과 함께 11요(曜)라고도 한다.
제6장 결론 및 논의 부분에 서양과 동양의 각도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바빌론의 전통을 따르는 서양의 각도법은 원주를 360도로 하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태양이 하루 동안 움직인 각 거리를 1도로 하여 하늘의 둘레인 주천도수(周天度數)를 1년의 일수와 같게 하였다. 즉, 원둘레의 도수를 1년의 도수와 같게 한 것으로 중국의 1도는 서양의 방법을 따르면 현재의 도수로 0.9856도가 된다. 사양은 역계산의 기점을 춘분점으로 하고 중국의 역법은 동지를 역계산의 기점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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