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조계종 교구본사 순례

김천 직지사를 다녀오다.

아진돌 2020. 10. 2. 13:42

2020년 9월 27일에 대한불교 조계종 25개 교구 본사 답사계획에 따라 여덟 번째 답사지로 제8교구 본사인 경북 김천시 직지사에 다녀왔다. 사명대사가 15세에 어머니를 잃고 그 다음 해에 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직지사로 들어와 출가하셔서 31세에 주지를 역임하신 사찰이다. 최근에 김천시에서 주차장 옆에 사명대사공원을 조성하였고, 부처님이 안 계시는 커다란 5층 목탑을 랜드 마크로 세운 바 있다. 직지사 주차장 바로 앞에 세워진 커다란 일주삼간문(一柱三間門, 전면 3칸, 측면 1칸의 건물로 네 개의 가둥이 나란히 서 있다)에 걸린 현판처럼 동국제일가람 황악산문(東國第一伽藍 黃嶽山門)이라는 말에 걸 맞는 큰 절이다. 아침 일찍 출발하여 사시(巳時) 예불에 참석하였다. 스님께서 어찌나 독송을 잘하시는지 반하고 말았다. 천수경 독송과 우리말 반야심경 독송하실 때고 그렇고, 정근시 관세음보살을 부르시는데 신심이 저절로 나오게 예불을 진행하신다. 관세음보살 정근시 108배를 힘들이지 않고 했다. 새벽 기도 때 108배를 하였으니 하루에 두 번 108배를 한 날이다.

 

   

직지(直指)라는 사명(寺名)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직지사 홈페이지(http://www.jikjisa.or.kr/)에 게시된 주지이신 법보 스님이 올린 글에 따르면, 신라 눌지왕 2년(418년) 아도 화상(阿道和尙)께서 창건하신 후 신라 시대에 2차에 걸쳐 중수되었다. 고려의 개국을 도운 능여조사(能如祖師)는 왕건의 도움을 받아 대대적인 중창불사를 이루셨다. 조선 정종 원년(1339)에는 정종의 어태(御胎)를 북봉(北峰)에 봉안함으로써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세종대왕을 도와 한글을 창제하는 데 일익(一翼)을 담당한 학조대사도 직지사의 주지를 역임하셨다.

   

영허당(暎虛堂) 녹원(綠園) 대종사께서는 1958년 직지사주지로 부임하시고 사유대지(私有垈地) 10,088평, 전답 12,627평, 그리고 임야 3,740평을 매입한 뒤 사적기(事蹟記)에 따라 모든 불전(佛殿)과 당우(堂宇)를 중건·중수하셨다. 불사(佛事) 과정에서 최대 건물인 만덕전(萬德殿)을 건립하는 한편 4기(基)의 신라시대 고탑(故塔)을 이건(移建)하셨다. 현재 직지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25본산(本山) 중 하나인 제8교구(第八敎區) 본사(本寺)이며, 직지사 관할에 70여 개의 말사(末寺)가 있다. 관할 구역은 4개시(個市), 1개군(個郡)으로 김천, 구미, 상주, 문경시와 예천군이다. 이처럼 직지사는 1600여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동안 불보살님과 조사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장명등(長命燈)을 환히 밝히면서 민초(民草)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눠왔다.(출처 : 직지사 홈페이지 http://www.jikjisa.or.kr/).

   

일주삼간문을 지나서 꽃무릇이 활짝 피어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만세교(萬歲橋)를 건너게 되고 일주문을 만난다. 일주문을 지나면 통상 금강문을 만나는 가람 배치와 다르게 또 하나의 문인 대양문(大陽門)을 만난다. 대양문을 지나서 만나는 금강문에는 금강역사상 대신에 금강역사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천왕문에는 커다란 사천왕이 있다. 천왕문 앞 바위는 사명대사가 출가하기 위해 새벽에 직지사에 도착하여 잠을 자던 바위라고 한다. 대웅전 앞에는 2층 누각인 만세루(萬歲樓)가 있고 누각 밑으로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 마당이다. 대웅전 마당에는 남북국시대인 통일신라 탑인 삼층석탑이 있다. 기단이 단층으로 되어 있고, 1층 탑신의 길이가 2, 3층 탑신에 비해 훨씬 길어 안정감을 준다. 이 두 탑은 경북 문경군 산북면 도천사지에서 1974년에 이곳으로 옮겨 온 탑이라고 한다.

   

대웅전(大雄殿)은 2008년 9월 3일에 보물 제1576호로 지정되었다. 영조 11년(1735년)에 중건된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다포식 팔작지붕에 겹치마 형식의 건물로 공포가 화려하고 처마가 높게 치솟아 웅장함을 잘 표현하고 있는 영·정조 시대 이후의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 최초에는 처마를 받치고 있는 활주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활주가 처마를 받치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주불로 봉안되어 있으며, 부처님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아미타 부처님, 오른쪽에는 약사여래 부처님이 봉안되어 있다. 부처님 위의 천장은 높고 화려하게 단청이 칠해져 있으며, 닫집 대신 연꽃 모양의 조각품이 천장에 걸려 있다. 법당의 규모에 비해 세 분의 부처님이 작고 아담해 보여서 더욱 경건하고 장엄해 보인다. 왼쪽 내벽 위쪽에는 멋진 관세음보살상이 그려져 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부처님과 산신을 보신 삼성각(三聖閣)인 성좌각(星座閣)이 있다. 성좌각 앞에는 감은전(感恩殿)이 있는 것도 특이하다.

   

대웅전 영역 옆에는 황악루 누각과 삼층석탑, 청기와를 올린 비로전으로 가람 배치가 이루어져 있는 비로전 영역이 있다. 직지사 홈페이지(http://www.jikjisa.or.kr/)에 따르면, 고려 태조 때 능여조사에 의해 처음 세워진 비로전(毘盧殿)은 천불상을 모시고 있으므로 천불전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병화를 모면한 3동의 건물중 하나로 근년에 개수하였다. 정면 7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이며 크기는 53평에 금단청을 하였다. 천불상도 같은 시기에 조성되었으며 과거, 현재, 미래의 삼천불 중 현겁 천불을 모신 것으로 1992년 개금 불사가 완료되었다. 또한 비로전 앞에는 수령 500년이 넘는 측백나무가 있다. 비로전 내의 천불상(千佛像)은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그 모습이 제각기 다르다. 불상의 재료는 경주 특산인 옥돌을 사용하였는데, 그 모습은 사방의 모든 부처님을 모셔놓은 듯 장엄하다. 천불상(千佛像) 중 독특하게 벌거벗은 동자의 모습을 한 불상으로 법당에 들어가 첫눈에 이 동자상을 보면 옥동자를 낳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출처 : 직지사 홈페이지http://www.jikjisa.or.kr/).

    

비로전을 바라보고 오른쪽에는 명부전이 있다. 직지사 명부전은 내부에 기둥이 있어서 장엄함을 더해주는 건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명부전 옆에는 응진전이 있다. 응진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과 미륵보살 및 제화갈라보살을 모시고 삼존상 좌우에 16분의 아라한을 모신 점도 특이하다. 응진전 앞에는 꽃이 피어 작은 바나나 열매가 달린 커다란 파초가 큰 잎을 펄럭이고 있다.

   

응진전 옆에는 관세음보살을 모신 관음전(觀音殿)이 있다. 모든 중생의 애환을 대자대비로 거두어 주는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근기에 맞게 32응신으로 화현하여 중생을 구제한다고 한다. 관음전 앞에는 사명대사 영정을 모신 사명각(四溟閣)이 있다. 사명각 옆에는 오래된 배롱나무가 빨간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다.

 

비로전 왼쪽에는 동방유리광정토를 서원하신 약사전(藥師殿)이 있다. 약사전 앞 화단에는 못 보던 예쁜 꽃이 있었다. 다음(Daum) 꽃찾기에 검색해 보니 아네모네 꽃이라고 한다. 나중에 식물도감을 찾아보니 아네모네(Anemone)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대상화의 별칭이었다. 직지사 홈페이지(http://www.jikjisa.or.kr/)에 따르면, 아미타 신앙이 사후의 신앙을 기본으로 하는 반면에 약사여래 신앙은 현실적 이익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약사여래는 인간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하여 줄 뿐만 아니라 죽음을 물리치는 힘을 갖고 있는 부처로 대중의 신앙대상이 되었다. 왼손에는 약사여래의 특징적 모습인 약합을 들고 있다. 약사전(藥師殿) 내 석조약사여래좌상은 보물319호이며, 통일신라시대의 조성 양식을 반영하는 약사여래상으로 마멸이 심하나, 전체적인 윤곽은 광배와 함께 부드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성보박물관에 모셔서 상시 전시하고 있다. 약사여래불은 개금불사를 마쳤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아직 점안식을 거행하지 못해 천으로 덮여 있었다.

   

황악루 옆에서 개천을 건너면 안양루(安養樓)가 있고 뒤편에는 정면 7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의 천불선원이 있다. 이곳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예전에는 극락전(極樂殿)이었으나 1999년부터 현재 천불선원으로 사용 중이라고 한다. 사적기에는 서전암(西殿庵)이라 하였다고 한다. 즉, 큰절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 있으므로 이를 암자라기보다는 서전 또는 극락전이라 일러왔다고 한다.

   

절 입구의 대양문(大陽門) 옆으로 들어가면 커다란 전각인 만덕전이 있고 만덕전 옆 마당에는 법계도를 화단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의상대사께서 화엄사상의 요지를 210자의 간결한 시(詩)로 축약한 화엄일승법계도를 화단으로 만들어 놓았다. 법계도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이 핀 아프리카 봉선화가 심어져 있다. 화엄일승법계도의 글자 한자마다 아프리카 봉선화가 한 그루씩 심어져 있다. 한번 입구를 들어가서 걷다보면 원래 들어갔던 곳으로 돌아 나오는 미로이다. 한번 들어가면 도중에 나오지 못하고 끝까지 걸어가야 하는 미로이다. 꽃을 보면서 한 바퀴를 돌고 나와 사명대사공원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