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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팔공산 관암사를 다시 가보다

아진돌 2020. 11. 14. 17:31

2020년 11월 8일(일)에 대구 팔공산 관암사를 다시 찾았다. 지난 2020년 8월 31일에 대구 팔공산에 있는 관봉석조여래좌상이신 갓바위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들른 이후 두달여 만에 다시 들렀다. 이번에는 경산 쪽에서 선본사 극락전을 둘러보고 갓바위에서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드린 후 대구쪽으로 내려오다 다시 들렀다. 팔공산 갓바위를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고 손수 계단을 놓으시고 길을 닦으셨던 백암대종사님의 공덕을 다시 보기 위해 들렀다.

  

관암사는 한국불교태고종 사찰로 1962년 3월에 태고종 종정 백암대종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 관암사 안내판에 따르면, 미륵불로 불렸던 갓바위 부처님이 약사여래불로 명명한 것과 이곳 관암사까지 올라오는 길을 닦은 것도 백암대종사의 업적이었다고 한다. 1970년에 대한불교조계종과 갓바위 부처님의 소유권 분쟁이 있었고 법적으로 패소하여 약사여래불의 관리권이 선본사(禪本寺)로 넘어간 상태라고 한다. 관봉에 있는 약사여래불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드시고 관암사를 중창하시며 관암사에서 관봉에 이르는 계단길을 직접 닦으신 백암대종사님이 조계종과의 법적 소송에서 패소하신 후 얼마나 안타까워 하셨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불경스러운 생각이지만, 대종사님께서 스님이 아니시고 세속인이었다면 홧병이 나셔도 크게 나셨을 것 같다. 경산쪽에서 올라오다 보면 버스 종점에 있는 선본사는 극락전과 종루만 있었는데, 지금은 갓바위 약사여래부처님을 찾는 많은 중생들의 시주로 부자(?) 절이 되어 갓바위 밑에 삼성각, 대웅전, 유리광전 등의 전각을 새롭게 세운 절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하였듯이 관암사의 가람 배치는 질서정연하다. 맨 아래 공간에서 계단을 오르면 범종각이 있고, 다시 한 계단 더 오르면 오층석탑과 2층으로 지어진 관음전과 지장전의 아래층이 있다. 다시 계단을 오르면 중앙에 석등이 있고 좌측에는 관음전이, 우측에는 지장전이 있다. 서너 계단 위에는 대웅전이 자리잡고 있다. 다른 사찰에서는 삼성각이 있을 법한 곳에 약사전이 있다. 또한 산신각과 용왕당은 절 아래쪽에 있다.

  

마침 대웅전 앞에서 주지스님과 단청을 배우고 계시다는 보살님을 만나 단청과 절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6월에 오셨다는 주지 스님께서는 단청 전문가로 이 절의 단청을 일년 정도 걸려서 완성하셨는데 이곳 주지로 오시게 되었다고 한다. 수제자로 단청을 배우고 계시는 보살님이 같이 있었는데 문화재청에서 실시하는 단청 분야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두 분께서 사찰 단청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특히 용의 수염을 진달래 뿌리를 캐서 붙였다는 것과 처마 끝에 그려진 석류 문양과 사각 공간의 코너에 그려진 박쥐 문양 등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문화답사의 명언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

  

주지 스님이 대웅전 앞에 계셔서 대웅전 옆의 바위에 새겨진 아미타 삼존불상에 대해 여쭈어 보게 되었다. 주지스님과 보살님은 유튜브에서 소개되었다는 대웅전 터의 기를 체험하고 계셨다. 풍수적으로 봐도 좌청룡과 우백호가 관쇄하고 있는 명당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대웅전 터가 팔공산에서는 가장 기가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우리는 수련이 덜되어 기를 느낄 수가 없었으나, 두 분은 기를 느끼며 신기해하고 계셨다. 특히 다른 절들과 확연히 다르게 대웅전 보다 아래쪽에 위치한 산신각과 용왕당은 양기와 음기가 같은 곳에서 모이는 곳이라 많은 무속인들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직접 내려가 보니 계곡을 따라 내려와 습한 곳에 위치한 용왕당은 음기가 꽉 차있다는 것을 우리도 느낄 수 있었다. 산신각은 산기슭을 따라 내려온 양기가 뭉치는 곳이다. 주지 스님의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신기하게도 양기와 음기가 한곳에서 모이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