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지음, 유영미 옮김(2016),『부분과 전체』를 읽다.

아진돌 2021. 2. 9. 10:10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지음, 유영미 옮김(2016),『부분과 전체 - 원자물리학을 둘러싼 대화들』, 경기도 파주시 : 서커스출판상회, 초판1쇄 2016.8.20. 신판2쇄 2021.1.30.

 

2021년 2월 7일에는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하였던 『부분과 전체』를 읽었다. 이 책은 불확정성의 원리를 발견한 독일이 양자물리학자인 베르너 카를 하이젠베르크(Werner Karl Heisenberg, 1901~1976)가 1969년에 발간한 『Der Teil und das Ganze - Gespräche im Umkreis Atomphysik』를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고전이다. 책의 뒤 커버에 인쇄된 소개 글인 “불멸의 과학 고전 〈부분과 전체〉 정식 한국어판, 당신의 지성을 자극하는 20세기 최고의 천재들의 대화편”이라는 글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하이델베르크는 서문에서 이 책은 지난 50년간 내가 경험했던 원자물리학 이야기라고 말하고 있다.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1919년부터 1965년까지의 이야기이다. 하이델베르크가 19살 때부터 말년까지의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자연과학자들이 나눈 대화가 바로 이 책의 주된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이 책을 통해 과학이 대화 속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여실히 알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현대물리학을 크게 발전시킨 과학계의 거성들인 닐스 보어, 아인슈타인, 막스 플랑크, 슈뢰딩거, 파울리, 러더포드, 디랙, 페르미 등 최고의 천재들이 원자물리학을 중심으로 과학, 철학, 종교, 윤리, 정치 문제 등에 관해 나눈 대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물리학 강의 시간에 천재 과학자들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던 분들의 대화 내용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책이 주는 큰 행복이다.

 

뮌헨 대학에서 중세 그리스어와 현대 그리스어를 강의하던 아버지는 저자에게 수학과 린데만 교수와의 면담을 주선하였다고 한다. 린데만 교수는 최근에 어떤 책을 읽었느냐고 물었고, 저자는 헤르만 바일의 『시간, 공간, 물질』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말하자, 린데만 교수는 “그렇다면 이미 수학을 하기에는 글러버렸군”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수학을 포기하고 뮌헨 대학 이론물리학과의 촉망받는 교수였던 조머펠트 밑에서 공부하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1922년 괴팅겐에서 닐스 보어의 강의를 들은 후 보어에게 질문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강의가 끝난 후 보어와의 산책을 하면서 나눈 대화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보어와의 산책은 이후의 저자의 과학에 너무나도 강력한 영향을 행사했다고 말하며, “나의 과학은 비로소 이 산책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적당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후 닐스 보어와의 친교와 대화 내용이 여기저기에서 소개되고 있다.

 

히틀러 정권에서 어려웠던 이야기와 원자폭탄 개발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자의 윤리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우리는 이 시기 원자폭탄 제조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실현 가능한 방법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들어갈 기술적 비용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한 나머지, 정부에 양심의 거리낌 없이 정직하게 이런 상황을 보고할 수 있는 동시에 원자폭탄 제조 명령을 받지 않게 될 것임이 분명해서 아주 행복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라고 회상하고 있다.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는 보도가 나올 때 처음에는 믿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그 소식을 듣고 핵분열을 발견한 오토한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통일장 이론 연구에 몰두하였던 말년을 소개하며, 저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 책을 끝맺음하고 있다. “나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닐스의 말마따나 삶이라는 커다란 드라마의 관중이자 배우처럼 짧은 시간 살다 가겠지만, 삶과 음식과 과학은 - 이간적인 시간의 잣대로 볼 때 - 영원히 이어지리라는 생각이 벅차올랐다.”

 

끝으로 이 책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여, “양자역학의 창시자가 펼쳐 놓는 원자물리학의 황금시대에 대한 일급 증언”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고 있는 인터넷 교보문고의 책 소개 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부분과 전체〉는 ‘양자역학을 창시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학문적 자서전이다. 한 과학자의 학문적 이력을 넘어 원자물리학의 황금시대에 대한 일급 기록이기도 한 이 책에는 원자라는 미시 세계를 이해하는 데 혁명을 일으킨 양자역학의 발전에 참여한 수많은 천재들의 캐릭터와 일화가 밀도 높게 기록되어 있다. 선지자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유머러스한 멘토 닐스 보어, 십대 때 상대성이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수학 천재 볼프강 파울리, 상대성이론으로 과학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아인슈타인, 플랑크 상수로 유명한 독일 과학계의 정신적 지주 막스 플랑크, 양자역학의 난제를 우아한 수학으로 정식화한 슈뢰딩거, ‘헬골란트의 빛’을 통해 ‘자연이 그 깊은 곳에서 펼쳐 놓은 충만한 수학적 구조들’을 바라보며 아득함을 느끼는 저자 하이젠베르크 등 20세기 과학의 최고의 천재들이 펼치는 토론과 대화, 새로운 이론에 대한 다양한 사고실험 등은 학문이라는 것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출처: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