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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경주 옥산서원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2. 7. 30. 16:50

2022년 7월 22일(금)에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길 216-27(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7)에 있는 옥산서원(玉山書院)에 다녀왔다. 옥산서원은 2019년 7월 “한국의 서원(Seowon, Korean Neo-Confucian Academies)”이라는 명칭으로 소수서원, 남계서원 도산서원, 필암서원, 도동서원, 병산서원, 무성서원, 돈암서원 등 8곳 서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서원은 회재 이언적(晦齋 李彦迪, 1491-1553)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자 1572년에 경주 부윤 이재민이 지방유림의 뜻을 따라 창건한 서원이다. 1574년애 선조에게서 옥산서원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은 사액서원이다. 1868년(고종 5년)에 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을 때도 헐리지 않은 47개 서원 중 하나이다.

 

이언적은 경주 출신으로 이조, 예조, 형조의 판서를 거쳐 1545년(명종 1년)에 좌찬성이 되었다. 이때 윤원형(尹元衡) 등이 을사사화를 일으키자 선비들을 심문하는 추관(推官)에 임명되었으나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났다. 이언적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정립에 선구적인 인물로서 성리학의 방향과 성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주희의 주리론적 입장을 정통으로 확립하여 퇴계 이황에게 전해주었다.

 

이 서원은 전면에 강학공간이 있고 뒤편에 제향공간이 있는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배치를 취하고 있다. 서향의 정문인 역락문(亦樂門)을 들어서면 2층 누각으로 유생들의 휴식 공간인 무변루에 이르게 되고 좌우에는 향나무 고목이 있다. 무변루 밑으로 계단을 딛고 오르면 구인당의 안마당에 이르도록 되어 있다. 구인당에는 옥산서원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구인당 좌우로는 유생들의 기숙사인 동재(東齋)와 서재(西齋)가 자리 잡고 있다.

 

구인당 뒤쪽에는 제향공간이 있다. 내삼문인 체인문이 있고, 체인문을 둘러싼 담장 안에 이언적의 위패를 모신 체인묘와 제기와 제구를 보관하는 전사청이 있다. 담장 밖의 오른쪽 즉, 남측에는 각종 전적들을 보관하는 경각이 있고, 왼쪽 즉, 북측에는 이언적의 신도비각이 있다.

 

역락문을 지나 오른쪽에 있는 향나무에는 벌집이 들어 있었다. 향나무 둘레를 재보려고 손을 뻗었다가 하마터면 벌에 쏘일 뻔했다. 서원 왼쪽에는 너럭바위가 있는 세심대가 있다. 작은 폭포가 있는 개천에서는 젊은 학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예전에 유생들도 여름이면 이곳에서 물놀이를 즐겼을 것이다.

 

옥산서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진사들이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세워놓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 귀하신 분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알고 보니 아름드리 회화나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호반새를 기다리고 있었다. 빨간 호반새가 둥지로 날아오자 많은 카메라의 셔터가 돌아가는 차르르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어제는 호반새가 뱀을 물고 오는 모습을 담았다면서 뱀을 물고 있는 호반새 사진을 보여주셨다. 알고보니 이곳 회화나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호반새는 사진 동호인들에게는 유명한 명물이었다. 나도 처음으로 호반새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