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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제임스 버크 지음, 『핀볼효과(The Pinball Effect)』를 읽다.

아진돌 2022. 11. 19. 13:57

제임스 버크(James Burke) 지음, 장석봉 옮김(2006), 『핀볼효과』, 서울 : 궁리출판, 1판1쇄 2015. 1. 15.

 

2022년 11월 19일에 드디어 제임스 버크(James Burke)의 『핀볼효과』를 끝까지 읽었다. 지난 5월 말에 한밭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으나, 6월부터 업무에 밀려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서 완독을 못했다. 오늘에서야 완독을 했으니 거의 6개월 만에 완독한 셈이다. 처음 한밭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는 2006년에 바다출판사에서 발간한 책이었는데, 책을 읽기 시작한 후 소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책을 샀는데, 이 책은 2015년에 궁리출판에서 발간한 책이다.

 

이 책은 1996년에 미국에서 발간된 『The Pinball Effect』를 번역한 책으로 ‘사소한 우연들이 이 세상을 혁신적으로 바꾼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제1장에 첫머리에서 독일인 미용사가 머리카락을 곱슬하게 하는 데 쓴 붕사의 수요가 많아져 붕사의 채취작업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골드러시로 이어졌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가고 있다. 이 책에는 서문에 앞서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 먼저 실려 있다. ‘이 책은 변화의 거대한 망을 가로질러 스무 개의 서로 다른 여행을 한다. 이 책을 읽는 방법은 수많은 방법이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는 것이다. 그것은 3500년 전에 문자가 출현한 이래 바뀌지 않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라고 소개하면서, 앞뒤로 건너뛰면서 읽을 수 있도록 관문으로 번역된 Keyword를 만나면 건너뛰어 키워드 위주로 읽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314개의 관문 즉, 키워드가 있으나, 314가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셈이다.

 

저자 James Burke는 과학역사가로 지식과 세계관의 상관관계를 흥미롭게 다룬 책 『우주가 바뀌던 날 그들은 무엇을 했나』라는 책으로 국내에 알려졌다고 한다. 이 책은 20개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314가지의 발명품이나 이론, 개념, 철학 논리 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기술하고 있는 과학사이며 백과사전인 셈이다. 파마약, 필름, 지퍼, 십자군 전쟁, 향신료, 증기기관차, 유리섬유, 노예제도, 핵무기, 볼펜, 병뚜껑, 페스탈로치 교육, 실험심리학,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발명품에 대한 개발 배경과 개발 관련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주왕복선은 사소한 발견에서 시작되었다’ 라고 말하며, 내열 세라믹, 자이로스코프, 연료전지의 발견을 소개하고 있다.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수집해서 이렇게 책으로 발간했는지 저자가 존경스럽다.

 

저자는 어떤 과학이론이든 그 이론의 타당성을 인정받으려면 자연이 언제 어디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18장에서는 소다수 제품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병뚜껑을 발견한 것이 코카콜라의 유행으로 이어졌다고 소개하며, ‘우연이 우연을 낳는 과정에서 진정 흥미로운 것 중의 하나는 사소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상식을 뒤엎는 엄청난 결과를 일으킨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인 20장의 끄트머리는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면서 ‘변화라고 하는 거대한 그물망 속에서는 어떤 것도 홀로 고립되어 존재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흥미롭게도 책의 마지막 문장은 책의 첫 장을 지칭하고 있다. 미용산업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제 그와 같은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려고 한다. 이 책의 첫 장에서’라고 끝을 맺고 있다. 완전 되돌이표를 책의 끝에 찍어 놓고 있는 점이 재미있다.

 

이 책은 어느 백과사전보다도 훌륭한 지식을 담고 있다. 과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꼭 읽어 보기를 권하며, 후손들을 위해 집에 한 권쯤은 보관할 필요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