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 메르시에(Hugo Mericier), 당 스페르베르(Dan Sperber) 지음, 최호영 옮김(2018), 『이성의 진화』, 경기도 파주시 (사)한국물가정보, 초판1쇄 발행 2018.3.29.
2022년 6월 4일에는 위고 메르시에(Hugo Mericier)와 당 스페르베르(Dan Sperber)의 『이성의 진화』를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후 차일피일 미루다가 도서관으로부터 반납 독촉 문자를 받은 후 휴일 하루를 할애하여 읽었다. 저자들은 인지과학자이자 진화심리학자들이다. 책 표지에 있는 서평을 보면, “이성은 인간이 혼자서 더 나은 신념과 결정에 도달하는 것을 돕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성은 우리의 신념과 행동을 다른 사람에게 정당화할 때, 다른 사람을 설득할 때, 다른 사람이 제시한 견해와 논증을 평가할 때 우리를 돕는다”라고 말하고 있다.
데이비드 맥레이니의 『착각의 심리학』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의 몸의 구조뿐만아니라 인지능력에 수많은 흠집이 있음을 느꼈듯이 우리의 이성(Reason) 역시 우리에게 판단 기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The Enigma of Reasons(이성의 수수께끼)』를 번역한 책이다. 인간의 이성이 갖고 있는 수수께끼 같은 면들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번역본은 『이성의 진화』로 발간되었으나 번역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본문 중에서도 미국 대학생들이 학기 중에 과제물로 제출하는 에세이(essay)를 수필로 번역한 것도 이해가 잘 안된다. 원본이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꾸준히 읽어가기에는 인내가 필요한 책이다.
심리학자들은 종종 인간 이성의 결함을 발견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하며 에드워드애덜슨의 체스판 그림과 터널 안 괴물 그림 등을 소개하고 있다. 시각적 인지 오류인 착시와 관련한 예들은 위키백과의 “착시목록”을 보면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이성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이해를 발전시켜 이 중의 수수께끼를 푸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성은 일종의 추리 메커니즘이라고 말하며, 제2부에서는 추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으로 메타 인지, 메타 표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제4부에서는 이성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인지 기능 중 인간이 저지르는 확증편향에 대해 말한 후 “이성은 편향되고, 의사결정이 늦고, 터무니 없는 견해를 믿게 하고, 멍청한 짓을 하게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편향을 인식하는 데 능숙하고 우리 자신의 편향을 인정하는 데 서툴다.”라고 말한다. “이성은 너무 오랫동안 부서진 받침대 위에서 다른 능력들보다 우뚝, 그러나 어색하게 기운 채 서 있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살다 보면 “내가 옳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많은 갈등을 일으키며 산다. 우리의 인지 기능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맞다 틀리다를 판정하려 하지 말고 “내 생각과는 다르네.”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키우는 것이 좋겠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도 안주고 나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지도 않는 좋은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부처님께서도 강조하신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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