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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셀로 지음 『생각의 기원』을 읽다.

아진돌 2022. 4. 23. 11:42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 지음, 이정원 옮김(2017), 『생각의 기원』, 서울 : 이데아, 초판1쇄 2017.12.6. 초판3쇄 2018.5.21.

 

2022년 4월 19일에는 마이클 토마셀로(Michael Tomasello)의 『생각의 기원』을 읽었다. 이 책은 2014년에 발간된 『A Natural History of Human Thinking』의 번역본이다. 한국어판 서명에는 ‘영장류학자가 밝히는 생각의 탄생과 진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저자 Michael Tomasello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공동 소장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다. 옮긴이 이정원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의공학을, 카이스트에서는 신경과학을 공부한 분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하는 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서문에서 이 책은 『인간인지의 문화적 기원(The Cultural Origins of Human Cognition)』의 속편 또는 프리퀄(Prequel)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Prequel이라는 말을 처음 접해서 위키백과를 찾아보니 프리퀄이란 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으로 본편의 이야기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기능을 하며, 전편이 흥행해서 후편을 만들고자 할 때 만들어진다고 한다. 번역자가 말했듯이 이 책은 인류의 생각이 어떻게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토마셀로의 답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인간의 생각을 다른 유인원의 생각과 구별하기 위해 생각을 표상, 추론, 자기관찰이라는 구성요소로 나눠보았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은 생각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하며,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생각의 세 구성요소는 두 단계에 걸쳐 진화했다는 지향점 공유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제1장에서 “생각이라는 것은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오프라인으로 전달하는 인지적 표상이다. 둘째는 표상을 시뮬레이션하거나 인과, 지향성, 논리를 추론하는 능력이다. 셋째는 자신을 관찰하거나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평가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이다”라고 설명한다.

 

이 책은 인간의 생각의 진화과정을 개인지향성, 공동지향성, 집단지향성 측면에서 대형 유인원들과의 비교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이론을 전반적으로 요약한 제5장의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집단 구성원들과의 경쟁 때문에 인간 외 영장류의 사회적 인지와 생각이 복잡한 형태로 진화했다. 그러나, 인간과 같은 사회성이나 의사소통에는 이르지 못했다. 둘째, 초기 인류의 공동 협력 활동과 협력적 의사소통은 문화와 언어 없이도 새로운 형태의 인간의 생각을 이끌었다. 셋째, 현대 인류의 관습화된 문화와 언어는 생각과 추론을 특유의 복잡한 형태로 진전시켰다. 넷째, 문화의 누적적인 진화는 문화에 따라 특별한 인지능력과 생각의 유형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인간 진화의 여정 600만 년 중에서 500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간의 생각은 대체로 유인원과 같았다고 말한다. 생명체가 식량의 확보와 자손을 남기기 위한 문제 해결이나 목표 달성을 위해 실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시뮬레이션을 해보기 위해 생각이 진화했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대형 유인원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추론하고 상상하는 오프라인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결론 장에서 “인간과 유인원의 차이를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생각과 사회적 상호작용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음을 외면하기는 힘들다”라고 말하며, 마지막 문장에서 “생각의 진화에 대한 답은 지향점 공유 가설과 같은 이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