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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덕룡산 불회사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3. 2. 18. 13:37

2023년 2월 12일 한밭문화원 탐방 여행에 참여하여 전남 나주시 다도면 다도로 1224-142(다도면 마산리 999)에 있는 덕룡산 불회사에 다녀왔다. 불회사는 서기 384년에 백제에 불교를 최초로 전한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 스님이 창건하였다고도 하고, 367년에 처음 세운 것을 713년에 고쳐 지었다는 설도 있다고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백양사의 말사이다. 불회사는 6.25 한국전쟁으로 인해 몇 개의 전각만을 남겨두고 모두 소실된 것을 불회사 회주 정연스님께서 1991년에 주지로 부임하여 25년간의 불사를 통해 6.25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모두 복원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불회사는 자궁 모양을 닮은 산세에 둘러싸여 있었다. 사찰 주위는 동백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그 외곽에는 비자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으며, 비자나무 숲 뒤로는 낙엽수들로 구성된 숲이 자리잡고 있다. 1798년 화재로 산불이 크게 번져 사찰 건물이 모두 소실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산불이 난 후로 낙엽수들이 우선 점한 것 같다. 화재 이후에 방화림으로 심은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동백나무는 고창 선운사 동백보다 멋지고, 비자나무 숲은 장성 백양사 비자나무 숲보다 멋지다.
 
오후 3시쯤에 도착했는데 주지스님께서 우리를 맞아주시고 불회사에 대한 역사와 당우들에 대한 설명과 입구에 있는 석장승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해주셨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동행하였으나 주지스님이 직접 차분하게 설명을 해주셔서 좋았다. 이곳은 백제에 전해진 녹차 시원지라고 한다. 유전자 구조를 보면 신라와 가야에 전해진 녹차와 조금 다르다고 한다. 주지스님의 설명을 듣고 대웅전, 명부전, 나한전 등에 들러 삼배를 올렸다. 시간이 없어 삼성각과 천수전에는 반배만 올렸다. 대웅전 현판 밑에는 관음대참회도량(觀音大懺悔道場)이라는 현판이 있었는데도 바로 앞 누각에 있는 천수전에 제대로 참배를 못해 아쉬웠다.
 
불회사 홈페이지(http://bulhoesa.org/ )에는 일주문, 부도전, 석장승, 연리지, 진여문, 대양루, 대웅전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진여문은 정면 1칸, 측면 2칸이고, 바로 붙여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천왕문이 붙어 있다. 천왕문은 2002년에 건립되었다고 한다. 아직은 여력이 없어 사천왕을 탱화로 모시고 있다는 주지스님의 말씀이 짠하다. 2000년에 지은 대양루는 정면 5칸, 측면 3칸의 익공계 팔작지붕을 올린 누각으로 전면에서는 2층이고 뒤에서 보면 단층이다. 대양루 2층에는 천수전이 있다. 내부에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님을 사천왕과 함께 통판을 조각하여 정 중앙에 모시고 있다.
 
대웅전은 2001년에 보물 제1310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상량문 및 건축수법 등으로 볼 때 1799년(정조 23년) 중건된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3칸의 장식성이 돋보이는 조선후기의 화려한 다포집이다. 자연석 기단 위에 세워진 팔작지붕 건물로 정면 어간문에는 통판으로 좌측에 수생 동식물 우측에는 육상동식물들이 조각되어 있고, 양 측면에는 화려한 연화문으로 조성되어 있다. 기둥을 받치고 있는 초석은 덤벙주초로 비교적 큰 편이며 그 위에 세워진 기둥은 민흘림 수법을 보여주고 있다. 대웅전 안에는 건칠비로자나불(보물1545호)과 관음보살, 대세지보살이 함께 봉안되어 있는데 비로자나불은 종이로 만든 지불(紙佛)로 매우 드문 것이다. 비로자나불을 모신 전각이면서도 현판은 대웅전 현판이 걸려 있는 것도 특이하다.
 
나한전은 1797년(정조 23년)에 지은 법당으로 부처님과 16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명부전은 대웅전 우측으로 한 단 낮은 축대에 자리잡고 있다. 1799년(정조 23)에 나한전과 함께 지었으며 정면 3칸 익공계 맞배지붕으로 건립되었다. 삼성각은 1799년에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건립된 것으로서 대웅전 좌측에 위치해 있다. 1979년에 조성된 칠성탱화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1979년 제작된 산신탱화를, 왼편에 1994년에 제작된 용왕탱화를 모셨다. 작년 봄에 핀 삼성각 앞의 배롱나무 꽃이 장관이었다고 한다. 나한전과 삼성각 아래 쪽에 2013년에 건립한 극락전이 있다. 팔작지붕의 건물 옆면에 현판이 걸려 있어서 조금 특이하다.
 
3종류의 괘불대도 인상적이고, 대웅전 뒤편으로는 한국의 재래종인 애기동백이 부채꼴로 펼쳐져 숲을 이루고 있다. 수령은 300~400년 정도이며 3~4월에 꽃을 피운다. 입구에는 비자나무 숲이 있다. 보호림으로 지정된 비자림은 301,457제곱미터에 약 3천 그루가 자리하고 있으며, 수령은 300~400년 정도이다.
 
불회사에서는 일곱 번 덖어 만든 비로다(榧露茶)와 비로약차(榧露藥茶)가 있다. 불회사의 녹차는 1600년 전 삼한에 처음 불교를 전한 마라난타스님께서 이곳 덕룡산에 오시어 불회사를 창건하고 차씨를 들여와 시배된 것이라고 한다. 비로약차는 차의 차가운 성질을 다스리고 몸의 따뜻한 기운은 돋워주기 위해 약재를 혼합한 국내 유일의 혼합차로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록되었다고 한다. 비로약차는 찻잎을 떡처럼 엽전모양으로 만든 전차에 속한다. 초의선사가(1786~1866) 불회사의 스님에게 전차를 전해주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18세기 조선시대 후기일 것으로 판단된다.(출처: 불회사 홈페이지: http://bulhoesa.org/)
 
불회사 농업회사법인은 차류(비로차, 비로약차) 및 비자나무를 활용한 제품(비자오일, 비자비누)을 생산하고 판매한다. 불회사 소재지 다도면은 조선말엽 다소면과 도천면이 남평군에 속하였으나, 1914년 행정 구역의 통폐합으로 나주군에 편입돠면서 다도면(茶道面)으로 개편되었다고 한다. 우연하게도 면의 명칭이 다도면이고 주소가 다도로인 것을 보면 녹차로 유명한 곳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