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기(2019),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경기도 파주시:(주)이십일세기21세기북스, 1판1쇄 2019.3.11., 1판2쇄 2019.4.5.
2023년 2월 25일(토)에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이신 최영기 교수가 지은 『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을 읽었다. 책 표지에는 조금 길지만 “내 인생의 x 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해”라는 부제가 들어 있다. 저자는 서두에서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수학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느껴 수학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제1부에서 점과 숫자 0으로부터 시작하여 제3부의 위상수학의 탄생, 비유클리드 기하, 갈루아 이론으로 끝나고 있다. 없음을 나타내는 0은 비어있음을 나타내기도 한다고 소개하며, 숫자 0에 대한 생각은 인류역사상 가장 혁명적이고 창조적인 발상 중 하나라고 말하고 있다. 로마자 숫자로 4칙 계산을 할 때의 어려움을 그림으로 보여주면서 0의 발견은 수의 표현방식을 바꾸어 놓았고, 십진법의 표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제2부에서 현대 수학의 특징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 수학의 특징 중 하나는 정의하지 않은, 즉 무정의 용어를 근본적인 기초로 삼는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현대 수학은 선험적으로 진리인 체계를 추구하지 않고, 어떤 현상이 있을 때 그 현상을 가장 효과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무모순적인 체계를 추구한다고 한다. 천동설과 지동설 문제는 현대 수학에서 다루는 질문이 아니고, 그 현상을 잘 설명하느냐 혹은 해석하느냐가 현대 수학의 질문이라고 한다.
현대 철학에서도 어떤 것에 대해 옳고 그름을 규정하는 데 더는 목표를 두지 않는 것처럼, 수학에도 이 흐름은 그대로 적용되어 사용하는 용법의 차이로 그 개념을 설명한다고 한다. “틀림은 판단을 낳지만, ‘다름’은 존중을 낳는다.”라고 말한다. 현대 수학적인 지식은 절대적인 참과 거짓을 가리는 학문이 아니라 패러다임 속에서의 가정과 맥락에 의존하는 상대적인 지식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사주명리학이나 점성학 등도 바로 이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과학적으로 맞는 것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인간의 성격과 의사결정 과정을 잘 설명하느냐 혹은 해석하느냐가 운명학의 질문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현대 수학의 또 하나의 특징은 구조주의다라고 소개한다. "20세기 들어 어떤 사물의 의미는 다른 사물과의 관계에 따라 규정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는 구조주의가 탄생한다. 프랑스 부르바키학파로 대변되는 수학뿐만 아니라 언어학, 인문학, 심리학, 미술 등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고 한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수학은 우리가 인지하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우리의 뇌로 이해한다. 그렇지만 우리의 뇌가 인지하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현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제3부에서는 제논의 역설, 푸앵카레 추측, 페르마의 마지막 증명, 고정점 이론, 위상수학의 탄생, 비유클리드 기하학, 갈루아 이론 등을 소개하고 있다. 20세기 들어 위상수학의 기법으로 2의 n제곱 차원 공간에서만 공간에 대응하는 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한다. 2의 0제곱 즉, 1차원의 수는 실수, 2의 1제곱인 2차원에는 복소수, 2의 2제곱 즉, 4차원에서는 4원수 등을 설명하고 있다.
푸앵카레의 추측을 설명하면서 예로 든 이야기가 흥미롭다. +방향과 –방향으로 향해 가는 1차원의 직선이 무한대에서 만나므로 양 끝을 한점에서 붙인 것이 원이 되고, 2차원 평면의 모든 방향에서 팽창하는 그 끝이 한 점에서 만난다면 흡사 보자기를 펼쳐놓고 모든 모서리를 한점으로 묶는 것과 같아져 공처럼 된다. 1차원 구가 2차원 평면에 놓여 있고, 2차원 구가 3차원 공간에 놓여 있듯이 3차원 구는 4차원 공간에 놓여 있다고 한다.
“수학은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상에서 정확히 찾을 수 없는 것들을 수학적 사고를 통해 증명한다. 이러한 점에서 수학 이론은 다른 분야에 비해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라고 소개하는 내용이 마음에 와닿았다. “내 인생의 x 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해”라는 부제에 맞게 수학을 좋아하게 되었다. 수학의 특징들을 참고하여 사주명리학 등 동양학의 공부 방법 내지는 이론적 발전 방법 등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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