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희양산 봉암사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3. 6. 1. 19:48

2023년 5월 27일 부처님오신날에 경북 문경시 가은읍 원북길 313에 있는 희양산 봉암사에 다녀왔다. 희양산(曦陽山) 봉암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직지사의 말사이다. 1947년에 청담, 성철, 자운 스님 등이 모여 “부처님 뜻대로 살자”며 봉암사 결사를 일의킨 뒤 승려들의 선승도량으로 지정되어 있고, 매년 4월 초파일 하루만 일반인에게 개방된다.

 

2020년 5월 30일 윤 4월 초파일 부처님오신날에 다녀온 적이 있으니, 만 3년만에 다시 다녀왔다. 예전의 대전 귀빈관광이었던 귀빈항공여행사에서 관광버스 4대로 봉암사 탐방을 가게 되었다. 마침 자리가 남아 있어서 뒤늦게 신청하여 가게 되었다.

 

예전에는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관광버스는 회차지역까지 들어갈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하였으나, 올해는 봉암사 주차장을 740대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확장해 놓고 셔틀버스 운영을 안 했다고 한다. 대야로에서 봉암사로 들어가는 가은읍 삼거리에 버스가 도착하니 들어가는 차선에 승용차들이 줄지어 서 있고 차가 꼼짝을 안하고 있었다. 예상보다도 두 배 이상 많은 인원들이 모여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예불시간이 다 되어가서 옆에 앉은 처사님과 함께 4.3km를 걸어 봉암사까지 들어갔다. 걸어가면서 보니 길옆에 서 있던 차들은 모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었다. 걷기 시작한 것은 잘 한 결정이었다.

 

남훈루 앞에 도착하니 사시예불은 석가모니 정근을 하고 계셨다. 부랴부랴 공양미를 준비하여 대웅전에 들어가서 공양미를 올리고 삼배 올리는 것도 잊고 석가모니 정근에 참여하였다. 잠시 후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법당에 들어가 삼배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삼배를 올리고 정근을 마쳤다. 일반 대중을 위한 축원의식이 없는 절이라 간단하게 축원을 마쳤다.

 

칠정례를 올리고 예를 진행 한 후 신중단을 향해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나서 곧바로 주지 스님이신 진범 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셨다. 법당 마루 나무가 부처님 나무에게 ‘우리는 항상 발 아래 있는데 부처님 형상 나무는 항상 절을 받는다’고 부러워하며 불평을 하니, 부처님 나무가 ‘나는 수없이 많은 칼질을 받았지만 마루 나무 너희는 대패질 몇 번 밖에 받은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비유를 들어 주셨다. 수많은 고뇌를 겪어야 부처가 된다는 교훈을 말씀하셨다. 대웅전을 나서면 도로 중생이 되더라도 이곳 대웅전에서라도 고뇌를 끊고 부처가 되라는 법문을 해주셨다.

 

주지 스님께서 어찌나 호탕하게 스스럼없이 법회를 진행하시는지 청법례도 못 올리고 법문을 들었고, 법문을 마치시고는 얼른 공양간에 가서 맛있는 공양을 드시라고 말씀하셔서 송구스러웠다. 법회를 마치니 제법 굵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스님들과 자원봉사자 학생들이 일회용 우비를 나누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마애불에 올라가서 삼배를 올리고 마애불 앞에 있는 소리가 나는 바위를 두드려 보는데 동구란 구멍 두 개 있는 형상이 부처님 형상을 닮아 사진을 담았다. 총기가 있으신 보살 한 분이 사진을 찍으려는데 이마에 해당하는 백호 자리에 작은 돌을 얼른 올려 놓아 주신다. 센스 있으신 보살님 얼굴을 제대로 볼 걸하는 마음으로 집에 오는 길에서도 내내 아쉬움이 컸다.

 

봉암사에 관한 자료는 2020년 5월에 소개한 포스팅(https://agindoll.tistory.com/5863266)한 내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봉암사는 신라 헌강왕 5년에 지증국사(智證國師)가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로 창건하였다고 한다. 지증대사 탑비가 국보 제315호로 지정되어 있고, 지증대사탑, 3층석탑, 극락전 등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 8개나 있는 유서 깊은 절이다. 백두대간 산행을 하다보면 백두대간 길에 있는 희양산 정상을 통과하면서 스님들과 마찰이 많은 구간이다.

 

오른쪽으로 흐르는 개천을 따라 올라가면 일주문을 만난다. 정면에는 희양산 봉암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뒤에는 봉황문(鳳凰門)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개울을 건너 누각을 지나면 대웅전 앞에 도달한다. 희양산을 배경으로 비로나자불을 모신 금색전(金色殿)과 삼층석탑이 일탑일금당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금색전 뒤편에는 오래된 대웅전 현판이 걸려 있어서 이 건물이 예전에는 대웅전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지금의 대웅보전은 나중에 건립된 건물이다.

 

지증대사의 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지증대사탑과 국보로 지정된 지증대사탑비가 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2층 목탑 형태로 지어진 극락전이 있다. 이 극락전은 신라 경순왕이 피난하였을 때 원당(願堂)으로 쓰인 곳이다. 기단 위에 위에 세워진 12개의 외진주(外陣柱)와 안쪽에 내진주 4개로 결구되어 있다. 절 뒤쪽 계곡으로 올라가면 마애보살좌상이 있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암벽에 새겨진 보살좌상이다.

 

구름이 얕게 깔린 희양산을 배경으로 담았다.
가은읍 삼거리에 도착하니 길이 주차장이 되어 있었다.
봉암사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서 만난 배추밭
도보 길을 새롭게 조성하고 계셨다.
침류교
남훈루
작약꽃이 화려하다.
3년 전에는 백색등만 있었는데 , 올해는 오색 연등이 화려하다.
주지 진범 스님께서 법문을 해주셨다.
예전의 대웅전이었던 금색전
금색전 뒤편에 걸려 있는 대웅전 편액
마애불 가는 길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 바위 - 부처님 얼굴이네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갖다 대니 어느 센스 있으신 보살님께서 이마의 백호 자리에 작은 보석을 얼른 올려놓아 주셨다. - 혹시 그분이 보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짜장밥과 미역국을 나누어 주시던 보살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봉암사 가는 길에서 만난 고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