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2018), 『이기적 유전자』, 서울: (주)을유문화사, 초판1쇄 1993.11.15., 40주년기념판 1쇄 2018.10.20.
2023년 10월 29일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었다. 예전에 읽은 후 도서관에서 40주년기념판이 있는 것을 알고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Richard Dawkins(1989), 『The Selfish Gene : 40th Anniversary Edition, Fourth Edition』”를 번역한 책이다. 『The Selfish Gene』은 초판이 1976년에 발행된 후 1989년과 2006년에 각각 제2판과 제3판이 발행되었고 2016년에 40주년기념판으로 발행되었다. 진화생물학의 바이블로서 그동안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가 되었던 책이다.
이 번역본은 특이하게도 <옮긴이의 말>로 시작한다. 옮긴이의 한 분인 홍영남이 쓴 글이다. 역자는 “1976년에 『이기적 유전자』가 출판되면서 지식사회에 끼친 영향은 1859년에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되었을 때와 흡사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도킨스는 이 책에서 인간을 포함한 동물 행동에 대한 난해했던 문제들을 유전자의 관점에서 간결하고 적절한 생물학적 비유를 들어왔다고 말한다.” 동물행동학 측면에서 관찰된 수많은 행동 양상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진화생물학 이론의 하나이다.
저자는 “그것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창조했다. 그것들을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해 주는 유일한 이유다. 그것들은 유전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들의 생존기계이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마치 유전자에 의해 조종되는 하나의 기계라는 말인가라는 생각 때문에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은 진실이다. 저자는 30주년 기념판 서문에서 “유전자는 ‘자기 복제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이고, 개체는 ‘운반자’라는 의미로서의 단위다. 둘 다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다만, “우리의 유전자는 우리에게 이기적 행동을 하도록 지시할지 모르나, 우리가 전 생애 동안 반드시 그 유전자에 복종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에 조금은 위안을 받는다.
동물에는 뇌가 있다. 생존기계와 생존기계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뇌가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라 할 수 있다. 이기적이란 말은 유전자 측면에서 이기적이라는 의미이다. 유전자가 남의 몸속에 들어 있는 자신의 복사본을 도울 수 있으므로 이타적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이기주의에서 생겨난 것이다.
제11장에서는 그 유명한 밈(meme)이라는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인간의 특이성을 대개 ‘문화’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하며, 문화 전달의 단위 또는 모방의 단위라는 개념으로 밈을 정의하고 있다. 밈의 예로는 곡조, 사상, 표어, 의복의 유행, 단지 만드는 법, 아치 건조법 등이 있다고 말한다. 넓은 의미에서 모방은 밈이 자기 복제를 하는 수단이라고 말하며, 인류의 문화가 후대에 진화하면서 전달되는 것을 유전자처럼 밈의 자기 복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는 유전자의 기계로 만들어졌고, 밈의 기계로서 자라났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우리의 창조자에게 대항할 힘이 있다. 이 지구에서는 우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이기적 자기 복제자의 폭정에 반역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제13장에서 저자는 이 장은 『확장된 표현형』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 몇 가지를 기초한 장이라고 말하며, 실은 지금 당장 이 책을 접고 『확장된 표현형』을 읽으라고 권하고 있다. “유전자는 정말로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단백질 합성뿐이다. 유전자는 하나의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을 결정하고 그것에 대해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한다.
예전에 처음 읽을 때는 약간의 거부감을 갖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 도킨스 교수의 책에는 별로 손이 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에 읽을 때는 많은 공감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그 동안 많은 진화생물학이나 분자생물학 등의 책을 읽으면서 내 생각도 많이 진화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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