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옥 지음(2023), 『형사 박미옥』, 경기도 파주시 (주)문학동네, 초판 발행 2023. 5. 3.
2023년 10월 19일에 『형사 박미옥』을 읽었다. 본인의 실명을 걸고 책을 발행한 저자의 자신감과 책 속에 스며있는 저자의 따뜻한 인간미가 철철 넘치는 책이다. 박미옥 형사는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순경 공채 시험에 합격하여 경찰이 되신 후 형사가 되어 탈옥수 신창원을 검거하는 데 기여하여 경위가 되셨다고 한다. 여성 최초의 여성 강력반장과 강력계장 등을 역임하고 2021년 서귀포경찰서 형사과장을 끝으로 명예퇴직을 하신 후 지금은 제주도에서 살고 계시는 분이다.
책 전체가 저자의 이야기인 책의 말미에 특별히 ‘작가의 말’이 에필로그로 수록되어 있다. 박미옥 형사는 본인을 위로하고 스스로에게 되묻는 시간을 갖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였으나, 한동안 상당한 저항을 겪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타인의 아픈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는 내가 묻혀 있던 이야기를 꺼냄으로써 다시 누군가의 아픔을 건드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감동적이다. 책 전체에 스며 있는 저자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심을 느끼고 존경하게 된다.
형사로서 조서나 사건 보고서 등을 많이 쓰셔서 그런지 문장들도 매끄럽고 읽기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상담학도 공부하시고 많은 책들을 읽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책 전체에 스며있는 공무원으로서의 사명감과 국가관이 우리를 편안하게 해준다. 매 에피소드마다 따뜻한 마음과 수준 높은 지성의 향기가 스며나는 책이다. 저변에 보살행의 염원과 자비와 같은 불교 사상이 깔려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은 나의 편견일 수도 있겠다.
형사로서 겪었던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이야기를 통해 전하는 저자의 생각들을 접할 때는 눈물이 핑돌기도 한다. 수필도 아니고 자서전도 아니고 소설은 결코 아닌 이 책은 많은 감동을 준다. 좋은 책을 우리에게 선물하여 주신 저자와 책임편집인 이연실 님, 편집인 염현숙 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저자와 편집인 분들의 필력이 부럽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책을 직접 구입하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이 마냥 마음을 무겁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인생 제2막의 삶을 살아가고 계시는 박 형사님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같이 마당을 쓰고 계시다는 후배 형사님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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