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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수 교수의 『인류본사』를 읽다.

아진돌 2023. 10. 2. 12:10

이희수(2022), 『인류본사 오리엔트-중동의 눈으로 본 1만2000년 인류사』, 서울:(주)휴머니스트출판그룹, 1판1쇄 2022.6.27. 1판3쇄 2022.7.18.

 

2023년 9월 30일에 지난 7월부터 읽기 시작했던 이희수 교수의 『인류 본사』를 끝까지 읽었다. 이 책은 서양 사학자들의 관점에서 로마와 그리스 중심의 고대사나 근대에 와서 산업혁명 이후 세계를 제패한 서유럽 위주의 역사가 아니고, 서유럽 역사에 많은 영향을 준 중동-이슬람권 등 중동 지방의 역사이다. 저자 이희수 교수는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이시고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이시다. 서양 중심의 보편적 역사관을 넘어 인류 문명의 뿌리인 오리엔트-중동 지역의 역사와 그 토양에서 발아한 이슬람 문명을 조망하고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트루키예 이스탄불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이자 중동 역사와 이슬람 문화에 관한 국내 최고 전문가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훌륭한 저서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어 보면 방대한 지식과 우리 고대사와도 관련이 있는 중동 지역의 역사를 새롭게 알게 된다. 서양 중심의 세계사에 세뇌되었던 우리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희수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책의 첫 문장은 ‘인류본사(人類本史)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달았다.’로 시작한다. 지금까지 연구되고 축적된 학문적 결과에 따르면 인류가 최초의 문명을 일군 역사의 산실은 지금의 트루키예 반도인 아나톨리아와 그 남쪽에 자리한 메소포타미아라고 말한다. 어쩌면 우리 선조일 수도 있는, 우리말과 같은 주어 목적어 서술어 순서의 어순을 쓰던 수메르와 그 후계 문명 국가들이 연이어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왔다.

 

기원전 1만2천년 전의 신전 도시였던 괴베클리 테페와 기원전 7500년 전의 차탈회위크, 기원전 4500년경부터 기원전 2350년경까지의 수메르 문명 집단의 도시국가에 관한 역사로 시작한다. 나는 과감하게 오리엔트 최초의 통일 왕국인 아카드 왕국에 의해 기원전 2350년에 나라가 멸망한 수메르인들은 어쩌면 동양으로 이동하여 우리나라를 세운 단군조선의 시조일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워본다. 오리엔트에서는 점토판에 역사를 기록하였으나, 몬순 기후의 동양으로 이동한 후에는 갑골문자로 역사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갑골문자를 국가의 점을 친 결과를 기록한 것으로 폄하하고 있는 것은 허구일 수 있다. 중국이 독점하고 공개를 안하고 있어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이 너무나 안타깝다. 갑골문자에 대한 연구가 좀 더 활성화되기를 희망한다.

 

제1부에서는 괴베클리 테페, 차탈회위크, 수메르 문명, 아카드 왕국, 그 뒤로 이어진 바빌로니아 왕국, 철기 시대를 연 첨단기술 강국 히타이트, 마이다스 왕의 프리키아, 아케메네스조 페르시아 왕국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기원전 247년에 세워진 파르티아 왕국이 로마와 중국 한나라, 동아시아와 중개무역을 했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당나라와 교류하던 사산조 페르시아 제국의 역사는 우리와도 관련이 있다. 651년에 멸망한 사산조 페르시아 왕족은 당나라로 망명하였고, 당나라에 있던 왕족이 당이 아랍국가와 수교하자 신라로 망명하여 신라에 페르시아 문화가 유입되었다고 한다.

 

제2부의 인류 번영을 이루었던 이슬람 제국 시대의 역사를 기술하고 있다. 압바스 제국과 몽골의 후예를 자처하고 건설한 티무르 제국, 현재 스페인과 포루투칼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 있던 후 우마이야와 나스르 왕조, 이란 시아파의 사파이 왕조에 관한 역사를 알려주고 있다. 현재 트루키예 공화국의 전신인 인류 최대의 대제국 오스만 제국은 이탈리아 동쪽과 중동, 북 아프리카까지 다스렸던 대제국이다. 제1차세계대전 때 독일과 오스트리아와 함께 동맹국으로 참여했다가 패전국이 되어 1922년에 패망한 후 22개 나라로 쪼개진 대제국이다. 1923년에 지금의 트루키예공화국인 터키공화국이 설립되었다. 지중해를 다스리던 대제국이 무너지는 역사를 보면, 우리의 조선이 멸망했던 역사를 떠오르게 된다. 인도에 있던 무굴제국이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인도로 독립한 역사도 기록하고 있다.

 

기원전 1만2천년 전부터 오늘날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정치, 경제, 문화로 구분하여 자세히 알려주고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라비안 나이트, 십자군 전쟁, 알함브라 궁전, 타지마할 묘당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읽으면, 우리가 그동안 세계사에 대해서 특히, 중동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고 있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중동의 오리엔트 문화가 로마와 그리스 문화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와 중국과의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 교류 등의 영향 등을 알게 된다.

 

너무나 훌륭한 역사서이므로 많은 분들이 읽어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사산조 페르시아의 영토 - 아래 지도)

(현 트루키예 공하국의 전신인 오스만 제국의 영토 - 아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