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충주 고구려비전시관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3. 12. 18. 14:38

2023년 12월 10일 대전 한밭문화원의 12월 문화탐방에 참여하여 충청북도 충주시 감노로 2319(중앙탑면 용전리 280-11)에 있는 충주 고구려비전시관에 다녀왔다. 1979년 2월 충주지역 문화재 애호단체인 예성동호회에서 중앙탑면 입석마을을 답사하다가 동네 어귀에서 발견한 고구려비를 전시하고 있는 전시관이다.
 
고구려 문화를 알 수 있는 안악3호분 벽화 등과 함께 광개토왕릉비 탁본이 전시되어 있고, 삼족오에 대한 설명자료, 고구려 개마무사의 조형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개마무사가 탄 말에는 갑옷이 안 입혀진 상태로 전시되고 있었지만 늠름한 모습에서 고구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지난 2019년 10월 31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대전 선사박물관에서 열렸던 고구려 고분벽화 모사도 특별전 때 보았던 벽화들이라 낯설지는 않았다. 한성백제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모사도를 대여하여 전시한 특별전이었다.
 
고구려비에서 고구려는 신라를 동이(東夷)라고 칭하고 있다는 점과 고구려의 영토는 국토라 칭하면서 신라의 영토를 신라토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고구려의 위상과 고구려의 사상 등을 배울 수 있는 전시관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고구려 역사를 자국의 역사로 왜곡하고 있고 대부분의 고구려 유적이 현 중국 영토내와 북한에 위치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국가문화유산포털에서 소개하고 있는 고구려비 설명 자료에 따르면, 고구려비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고구려 석비로, 장수왕이 남한강 유역의 여러 성을 공략하여 개척한 후 세운 기념비로 추정된다. 1979년 입석마을 입구에서 발견되었는데,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발견 당시 비면이 심하게 마모되어 있었다.
 
석비는 돌기둥 모양의 자연석을 이용하여 4면에 모두 글을 새겼는데, 그 형태가 만주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와 비슷하다. 비문은 심하게 닳아 앞면과 왼쪽 측면 일부만 읽을 수 있는 상태로, 내용 중 처음에 ‘고려대왕(高麗大王)’이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여기에서 고려는 고구려를 뜻한다. 전부대사자(前部大使者), 제위(諸位), 사자(使者) 등 고구려 관직 이름과 광개토대왕 비문에서와 같이 고모루성(古牟婁城) 등의 글자가 보이고, 모인삼백(募人三百), 신라토내(新羅土內) 등 고구려가 신라를 불렀던 말들이 쓰여 있어 고구려비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고구려 영토의 경계를 표시하는 비로, 백제의 수도인 한성을 함락하고 한반도의 중부지역까지 장악하여 그 영토가 충주지역에까지 확장되었음을 말해준다. 또한 역사적으로 고구려와 신라, 백제 3국의 관계를 밝혀주는 귀중한 자료로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구려비라는 점에서 커다란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출처: 국가문화유산포털 – 고구려비)
 
지난 2023년 9월에 다녀온 경북 울진군 구변면 봉화길 15(죽변면 봉평리 521)에 있는 신라비 전시관에서 본 신라비와 크기는 비슷하다. 신라비는 논에 묻혀 있던 것을 객토작업을 하다가 발견된 비다. 신라비 전시관 야외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주요 비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었으나, 이곳 충주 고구려비전시관에는 별도로 비들을 모아 전시하는 공간은 없었다. 다만 고구려비가 발견될 때 옆에 세워져 있던 ‘칠전팔기(七顚八起)의 마을’이라고 새겨진 비와 삼족오 조형물 등이 야외에 전시되어 있다.
 
신라비 전시관과 고구려비 전시관은 있으나 아직 백제비 전시관은 없다. 언젠가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백제비가 발견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