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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진도 운림산방에 다녀오다

아진돌 2024. 9. 19. 17:46

2024년 9월 8일에 대전 한밭문화원 2024년 9월 문화탐방에 참여하여 네 번째 답사지로 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의신면 사천리 61)에 있는 운림산방에 다녀왔다. 운림산방은 조선 말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小痴 許鍊, 1808~1893)이 말년에 거처하며 여생을 보냈던 화실이다. 허련 선생이 49세이던 1856년에 한양 생활을 그만두고 고향인 이곳 진도로 내려와 그림을 그리고 저술 활동을 하던 곳으로 소허암(小許庵) 또는 운림각(雲林閣)이라고 불렀다.
 
이곳에서 소치(小痴)는 미산(米山) 허형을 낳았고 미산이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으며, 의재 허백련이 미산에게 처음으로 그림을 익힌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유서 깊은 운림산방은 소치(小痴) - 미산(米山) - 남농(南農) - 임전(林田) 등 5대에 걸쳐 전통 남종화(일본에서는 남화라는 용어를 쓴다.)를 이어준 한국 남종화의 본거지이기도 하다. 운림산방 화맥 소개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대 소치 선생부터 5대 손들까지 그림을 그리는 대단한 양천허씨(陽川許氏) 집안이다.
 
방계인 의재 허백련((毅齋 許百鍊, 1891~1977) 선생은 1913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의 메이지대학(明治大學)에서 법정학을 전공하려다가 일본 화단의 활발한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고향에서 종고조(從高祖) 뻘 되는 19세기의 대화가 소치 선생의 아들인 미산 허형(米山 許瀅)에게 묵화의 기초를 익혔던 재질이 전문적인 그림 수업을 결심하게 한 것이었다. 무등산 증심사 입구에 의재미술관이 있다.
 
현재의 운림산방은 1982년 소치의 손자인 남농 허건(南農 許楗, 1907~1987)에 의해 지금과 같이 복원되었다. 운림산방이라는 이름은 첨철산 주위에 수많은 봉오리가 어우러져 있는 산골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객가 구름숲을 이루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한국 전통정원 형태의 연못과 정원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며, 연못 바로 뒤에는 소치 선생이 그림을 그리시던 소치 화실 운림산방이 있고, 바로 뒤에는 소치 선생이 기거 하셨다는 초가집인 소치 고택이 있다. 고택 뒤에는 소치 선생의 영정을 모신 운림사가 있다. 운림산방 앞에 있는 운림지 연못은 한면이 35m 가량되며, 그 중심에는 자연석으로 쌓아 만든 둥근 섬이 있고 여기에는 소치가 심었다는 백일홍 한 그루가 있다. 백일홍은 주로 전라도 지방에서 배롱나무를 부르는 이름이다. 영화 “스캔들 조선남여상열지사”의 배경이 되기도 하다.
 
운림산방 옆에는 기와집으로 지어진 소치1관 기념관이 있고, 우측에는 소치 일가 직계(2대부터 5대) 전시실인 소치2관이 있다. 소치1관은 소치 선생의 작품들과 예술 인생, 교유 관계, 명사들의 평가까지를 한 자리에서 감사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관이다. 주차장으로 나오는 길목에는 진도군의 많은 예술인들의 전시공간인 남도전통미술관이 있다.
 
진도군에서 발행한 리플렛에 보면 남종화라는 용어 대신 일본에서 사용하는 남화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이 옥의 티처럼 보인다. 소치고택에는 돌로 만든 화분에 부들을 심어 놓아 운치가 있었다. 화분에서 자라서 그런지 가지가 작은 탓에 표지판에는 애기부들로 소개되어 있는 것도 옥의 티이다. 핫도그처럼 피어있는 암꽃 위에 수꽃이 바짝 붙어 있으니 애기부들이 아니고 부들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