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2017), 『삶의 끝이 오니 보이는 것들 - 여든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수업』, 경기도 고양시: 도서출판 이와우, 초판1쇄 2017. 2. 27.
2026년 4월에 김욱(1929~ ) 작가의 『삶의 끝이 오니 보이는 것들』을 읽었다. 책 제목을 보면, 나이든 작가가 무언가 젊은이에게 조언을 해줄 내용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작가는 이 책에 "감히 가르침을 담아낼 생각은 하지 않았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 속에는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담겨져 있다. 김욱 작가는 예순이 넘어서 200여귄의 책을 번역했고, 대여섯 권의 책을 내신 작가이시다. 1929년생으로 중일전쟁, 2차세계대전, 6•25한국전쟁 겪으신 분이다. 서울대학교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언론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분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 첫 문장에서 저자는 "오래 살았다는 것이 더는 자랑이 아닌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이야기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누군가의 흉터로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누군가의 절망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는 환호는 그 누군가에게는 다시 없는 수치가 된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신들이 읽게 될 이야기는 어느 오래된 인간이 탐하고 있는 지극히 이기적인 불멸에의 욕망이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퇴직금과 아들 대학 입학금으로 아내가 모아둔 보험과 적금을 깨뜨려 제주도에 새로 짓는 백화점에 투자하고, 보기좋게 IMF가 찾아와서 모든 것을 잃고, 대부도 근처에 있는 남양홍씨 묘막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그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용기를 내어 내 진짜 얼굴을 드러냈을 때, 세상은 분노하며 나를 거짖말쟁이로 내모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나는 그런 억울함을 참아내며 글을 써왔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든 여덟살이 부끄러운 연유는 사소하다고 말하며, 그저 이끌리듯 한 세상을 살았다고 얘기한다. 대분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 것 같다.
"인간은 언젠가 자신의 손으로 일군 모든 것을 잃는다. 하나뿐인 소중한 생명까지도 잃어야만 한다. 아마도 머지않아 나는 죽게 될 것이다." 나이가 드신 분에게서만 들 을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숭고한 진리다. 쓸모있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려면 내가 먼저 쓸모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도 들려주신다. 누가 나에게 결혼생활에 대해 묻는다면 우리 부부처럼 이렇게 싸움박질하고도 끝내 이혼하지않고 사십년 넘게 해로한 것을 자랑하고 싶다고 말한다. 평범한 듯하지만 지혜가 스며있는 말이다.
저자는 요즘 세태에 따끔한 비평을 내놓고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의식하며 '자기 타살을 위한 충동'이라는 장에서 "욱음이 사육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죽음의 대기소 같은 풍경을 매일 같이 떠올린다."라고 말한다. 에필로그는 작별을 준비하다라는 제목의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은 2017년 2월에 발간된 책이다. 주옥같은 단어들로 이어진 중문(重文)으로 쓰여진 명 문장들이 많다. 많은 독서와 번역 작업을 통해 쌓여진 작가의 높은 문장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우선은 읽기 시작하면 술술술 읽어지는, 정말 읽기가 편하면서도 나도 모르게 저자의 생각에 빨려들어가는 책이다. 2019년에 발간한 『취미로 직업을 삼다』 책이 단문 위주로 발간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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