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W. 니체 지음. 사순옥 옮김(2016).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 홍신문화사. 2016.3.10.(증판). 1987.4.25.(초판).
2016년 7월 15일에 드디어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끝까지 읽었다. 모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냈다. 강신주 교수의 인문학 동영상 강의를 듣던 중에 한번 읽어 보도록 추천하기에 이 책을 샀다. 남의 짐을 가득 싣고 묵묵히 사막을 건너는 낙타가 사자로 변하고 사자가 어린아이로 변화하여 창의성을 발휘한다는 배경을 알고 책을 읽으면 된다는 설명을 듣고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니체가 쓴 책들 중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장 쉽게 쓴 책이라는 강신주 교수의 말을 믿고 읽기 시작한 것이다. 철학자가 번역한 책보다는 독문학자나 영문학자 등이 번역한 것으로 읽으라는 말까지 듣고 이 책을 선택하였다.
예전부터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니체의 대표작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철학서라는 선입견 때문에 감히 읽으려 하지 않았던 책이다. “정신이 어떻게 해서 낙타가 되고, 낙타가 어떻게 해서 사자가 되며, 마지막으로 사자가 어떻게 해서 어린아이가 되는가를 차례로 설명하겠다.”라는 32쪽의 구절을 읽은 후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어려운 책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서사시 형태로 쓰인 문장들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가끔씩 주석으로 소개되는 설명들만이 책을 계속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결국 2003년도에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에서 『철학사상』 별책 제2권 제10호로 발간한 백승영 교수의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으면서 위안이 되었다. 백승영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며 책을 다 읽고 허탈해 있는 나를 위로해 주셨다.
“『짜라투스트라』는 비교적 난해하지 않은 철학서이자 니체 철학 이해를 위한 입문서로서 여겨지게 되었다. 하지만 『짜라투스트라』는 결코 이해하기 쉬운 책이 아니다. 또 니체 철학의 입문서가 아니다. 니체 철학을 『짜라투스트라』를 통해서 제대로 이해하겠다는 기대를 독자가 갖고 있다면, 그 기대는 첫 장을 펼치면서 흔들리기 시작해서, 한 권을 다 읽은 후에는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 니체 철학에 접근하기 위한 첫 관문으로 『짜라투스트라』를 접한 독자 역시 『짜라투스트라』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883년부터 1885년 사이에 제Ⅰ부부터 제Ⅳ부가 독립적으로 출판되었다. 제Ⅳ부를 발간한 후에 한권으로 묶여진 책이라고 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힘에의 의지’, ‘영원회귀’, ‘위버멘쉬’, ‘신의 죽음’ 등을 핵심 사유들로 하여, 건강한 미래의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서사시 형태로 쓰여져 있으며, 비유와 상징, 패러디 등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처음 읽는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책임을 알게 되었다. 이제 백승영 교수의 해설서를 읽었으니 다시 한번 더 읽어야겠다. 지금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글 이해력이 이렇게 약한가 하고 자존심이 많이 상해서, 이 상처가 치유된 후에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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