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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켄 윌버 저, 조옥경 역(2008).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를 읽다.

아진돌 2017. 1. 15. 11:17

 

켄 윌버(Ken Wilber) , 조옥경 역(2008).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 - 의식, , 심리학, 심리치료의 통합. 서울: 학지사. 112008.4.10. 152013.8.30.

 

2017114일에 켄 윌버의 통합심리학을 읽었다. 지난 해 12월에 직장 동료로부터 무경계라는 책을 소개 받아 읽으면서 알게 된 책이다. 이 책은 2000년에 샴발라에서 출판한 Integral Psychology: Consciousness, Spirit, Psychology, Therapy를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은 켄 윌버(Ken Wilber) 사상의 제4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저서로 온 상한, 온 수준을 의미하는 A-Q-A-L(All Quadrants All Levels)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무경계를 읽고 올린 글에서 소개한 것처럼 저자 켄 윌버는 1949131일에 미국 오클라호마시에서 탄생하였다. 1967년 듀크(Duke)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다 1년도 안 돼 노자의 도덕경을 읽고 동서양의 심리학과 철학에 빠졌다. 하루에 8 시간 이상을 24권의 책을 독파해가는 독학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불과 23세의 나이에 집필한 의식의 스펙트럼이란 명저를 통해 인간의식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래 20여 권의 저서를 발표하여 심리학과 철학, 인류학, 동서양의 신비사상, 포스트모더니즘 등을 총 망라하여 인간 의식의 발달과 진화에 대한 통합이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켄 윌버의 책을 읽을 때마다 미주나 각주에서 소개하는 참고문헌들을 보면 그의 독서의 양에 기가 질린다. 어느 한 분야에 도가 트기 위해서는 이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하는구나라는 점을 일깨워 주는 학자이다.

    

켄 윌버는 의식이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모습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 성장하는 역동적 성격을 지닌다고 말한다. 이것은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易經의 기본 사상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근대, 근대, 탈근대라는 시간적 흐름 속에서 인간 의식을 다루는 심리학을 통시적으로 개관하고 공간적으로는 온 수준 온 상한이라는 접근방법으로 심리학의 전 범주를 다루면서 통합심리학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의 서두에서 근대 과학의 오만함을 꼬집은 부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구절이다. 인류 역사에서 붓다, 예수, 노자 등 성인들이 살았던 전근대가 이룩한 업적은 인간 의식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수준 즉, 온 수준을 드러냈다는 점에 있다(p.19). 전근대에는 모든 가치가 상위 차원의 신이라는 도그마에 묶여 있었다면, 근대에 이르러 분화된 가치는 과학이라는 새로운 검열적 도그마를 상위 차원에 위치시키고 나머지 가치를 그 아래에 종속시켜 버렸다. 이렇게 되자 붓다나 예수, 그 밖의 성인들이 도달하였다고 알려진 인간 의식의 상위 차원 역시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고 관찰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비과학적이라는 딱지를 붙인 채 근대과학의 존엄성 아래 짓밟혀 버리고 말았다(p.19). 뇌성 같은 과학의 권위는 그 신뢰성과 반비례하는 열정으로 인간 역사와 선사시대에 만연하였던 생각 즉, 어떤 영적 차원의 존재는 대규모 집단 환상이었다고 선언하였다. 영적 차원은 유아적 욕구의 소망·충족에 불과하고(프로이트), 군중을 탄압하기 위한 모호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며(마르크스), 인간 잠재력의 투사에 불과하다(포이에르 바하)고 엄숙하게 선언하였다(p.29). “인간 의식의 모든 정당한 측면을 존중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이 통합심리학의 목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1부에서는 존재의 대둥지(Great Nest of Being)’(첨부한 사진 참조)를 통합심리학의 핵심요소로 소개하고, 지난 3천여 년 동안 영원의 철학자들은 대둥지의 일반적 수준에 관해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범문화적 일치를 보이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의 인지이론과 여러 학자들의 발달심리학을 기반으로 자기와 관련된 라인 또는 지류(Self-related lines or streams)’라고 부르는 자기 발달 라인을 설명하고 있다. 발달심리학의 수직 수준에서 나선역학(Spiral Dynamics), 수평 수준에서는 에니어그램(Enneagram)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13장에서 저자는 전근대의 유산에서 우리는 존재와 인식의 대둥지를 배웠으며, 대둥지는 미리 주어지는 것이 아닌 부드럽게 설득하는 형태 형성적 장으로서 영에 이르는 지도임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전근대(대둥지)와 근대(3대 가치 즉, 예술, 도덕, 과학의 분화와 진화)의 중점을 포함시켜 더욱 통합적인 온 수준, 온 상한접근을 유도하는 탈근대의 건설적인 밝은 약속을 언급하고 있다. 통합적 접근(온 수준, 온 상한)이 해결해야할 첫 번째 주요 문제는 쇼펜하우어가 세계-매듭이라고 부른 이른바 마음-신체문제라고 언급하고 이의 통합적 해결방안으로 인간 의식의 현상학적 설명, 상호주관적 구조, 과학적/객관적이라는 의식연구의 1-2-3을 제안하고 있다.

    

끝으로 제15장에서 저자는 전근대는 그 자신의 빛나는 영광 속에서 존재의 대둥지를 드러냈으며, 통합심리학은 물질, 신체, 마음, , 영이라는 의식의 전 스펙트럼을 존중하려고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온 수준, 온 상한접근이 성공한다면 우리는 전근대(온 수준), 근대(온 상한) 그리고 탈근대적 통합(온 수준, 온 통합)이라는 항구적 진리를 일부 포용하게 될 것이다. 활동하는 영으로서의 진화는 집단적 단위로 깨어나기 시작했다. 활동하는 영이 마찬가지로 이 책을 썼으며,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도 활동하는 영이다. 잠재의식, 자의식, 초의식에 이르는 위대한 유희는 계속되며, 웅장한 강의 영광스러운 흐름은 결코 잃어버린 적도 없고 찾을 수도 없는 일미의 대양으로 힘차게 흘러들어가고 있다. 절 지붕위로 떨어지는 빗소리, 그 소리만 홀로 존재한다.”라고 끝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