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항(古敬恒) 지음, 박은희 옮김(2014). 『漢文標點技法』. 서울: 한국고전번역원. 초판1쇄 2014.8.30. 2017년 1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출간한 『한문표점기법(漢文標點技法)』을 공부하였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안병국 교수가 편저한 『古代漢語 語法의 基礎』를 공부한 후 같은 주제의 책이라 읽기 시작하였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에서 배운 중급한문, 중국명문감상, 경서제자강독 등의 과목을 통해 접한 적이 있는 익숙한 문장들이 예문으로 나오고 있어 친숙하였으나, 주로 어법 위주로 읽었고 예문들을 모두 읽지는 못했다. 또한 각 장마다 연습문제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풀어보지는 못했으므로 일독을 했다고 하긴 곤란한 느낌이다. 이 책은 중국 강소성 강소사범대학 교수인 고경항(古敬恒)과 장완방(張宛方)이 지은 『古文標點技法』을 번역한 책이다. 안병국 교수의 책과는 달리 이 책에서 사용한 문법 용어는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중국언어연구회에서 마련한 ≪중국어 문법용어 통일 시안(試案)≫(1991)을 따르고 있어서 문법 용어가 우리와 친숙한 장점이 있다. 편저자가 서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에서는 문형을 이해하고, 술어를 파악하며, 술어를 중심으로 하는 네 가지 기본 단구법을 익히라고 하는 세 가지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선현들이 단구하여 표점을 찍어 놓은 고문들을 접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문 표점의 기본 방향으로 먼저 구를 자르는 단구를 정확히 하고 문형을 이해한 후 술어를 파악하라고 지도하고 있다. 중국어 문형은 주어와 술어로 구성되는 주술형; 주어, 술어, 목적어로 구성되는 주술목형; 주어, 술어, 보어로 구성되는 주술보형; 주어, 술어, 목적어, 보어로 구성되는 주술목보형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들 문형들은 뒷 부분의 구성요소들 뒤에서 단구한다. 즉 주수목보형일 경우 보어 뒤에서 단구한다. 중국어에서는 영어와 같이 형용사, 동사만 술어가 되는 것이 아니고 형용사, 동사뿐만 아니라 체언 즉, 명사, 대명사, 수사, 양사와 일반적인 구들도 술어가 된다. 명사가 술어가 될 경우에는 명사가 동사화 되어 목적어를 동반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也로 끝나는 판단문에서는 일반적으로 명사 또는 명사구가 술어가 된다. 목적어가 술어 앞으로 도치되는 경우로는 의문대명사가 목적어일 때, 부정문에서 대명사가 목적어로 쓰일 때, 대명사 之나 是를 사용하여 이중으로 가리키는 경우에 해당한다. 단음절어로 이루어지는 문장에서 목적어의 도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 이 책에서 소개한 관용구 몇 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如 ∼ 何, 奈 ∼ 何, 若 ∼ 何 : ∼을 어찌하여야 하는가?(의문문) - ∼孰與∼, ∼何與∼ : ∼인가 ∼인가?(선택 의문문) - 不亦 ∼ 乎? : ∼하지 아니한가?(반어문) - 何其 ∼ : 왜 그렇게 ∼하다, 어찌 그렇게 ∼하다.(감탄문) - 有 ∼ 於此 : 가령 여기에 ∼이 있어서 문장에 앞에 놓이는 문두어기사(文頭語氣詞)로는 발어사인 夫(대저∼), 따로 번역하지 않는 惟(維, 唯), 其(대개, 아마도) 등을 설명하고 있고, 문중어기사(文中語氣詞)로는 也를 설명하고 있다. 어말어기사 중에서 몇 가지를 메모하면 다음과 같다. - 也 : 판단문의 말미에 쓰이며 也의 기본적인 용법이고, 때로는 의문용법과 명령용법으로도 쓰인다. - 矣 : 기본적인 작용은 ‘장차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의미로 변화하는 한 단계를 새로운 상황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현대 중국어의 了 에 해당한다. 예측한 상황이 장차 발생할 것을 나타내거나 형용사가 술어로 쓰이는 묘사구에 쓰리기도 하고 명령문에 쓰이기도 한다. - 乎 : 의문의 어기사 - 與와 邪 : 선택 의문문이나 의문대명사가 있는 의문문의 어기 - 哉 : 감탄문에 사용 - 焉 : 문장 말미에 있는 焉은 대부분 대명사이다. 於是의 의미이며 여기서 是는 사람, 사물, 장소를 대신한다. - 耳 : 어기사 이 책의 제12장에는 한문 표점에서 자주 보이는 착오사항으로 네 가지 경우를 예문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단어의 뜻을 명확히 모른 경우이고, 둘째는 어법을 알지 못하는 경우로 예를 들면 명사구를 만드는 所자 구문을 모르는 경우와 같다. 셋째는 음운을 알지 못하는 경우이며, 넷째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우리가 표점이 찍힌 고문을 읽을 때도 유의해야할 사항들이다. 역자는 부록으로 이 책에서 자주 인용된 원문을 수록해 주었고, 1991년에 발표된 중국의 고전자료 표점부호 사용용례 규정인 『標點釋例(표점석례)』를 번역하여 부록에 실은 후 해설까지 해주고 있다. 고문을 공부할 때 항상 옆에 두고 참고할 만한 책이기도 하고 중국의 명문(名文)들의 참고서적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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