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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네사 캐리 지음, 이충호 옮김(2015).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를 읽다.

아진돌 2017. 1. 19. 16:04

 

네사 캐리(Nessa Carey) 지음, 이충호 옮김(2015).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서울: 북하우스. 112015.9.21, 132016.6.2.

 

2017116일에 네사 캐리의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을 읽었다. 이 책은 The Epigenetics Revolution을 번역한 책으로 후성유전학(epigenetics)의 입문서이며 최근까지의 연구결과와 연구동향 등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후성유전학은 생물학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분야로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개체가 표현형이 서로 아주 다르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학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후성유전학은 2012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존 거든(John Gurdon)이 연구를 시작한 분야라고 한다. 존 거든 박사가 영국의 이튼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생물 선생님이 거든에 대해 거든은 과학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 같다. 현재 거든이 하는 것을 보면 터무니없는 생각이다.”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서두에서 2차대전 말기인 1944년 말부터 19455월까지 있었던 네덜란드 대기근 때 태어난 아이들의 영양문제,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인들 사이에 나타나는 차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학대가 장기적으로 비치는 심리적 손상의 사례 등 세 가지 사례를 이야기 하며 후성유전학 설명을 시작하고 있다. DNA의 특정 지역에 작은 화학기인 메틸기(CH3)기가 붙어서 DNA 기능을 못하도록 억제하는 메틸화 기능과 히스톤 팔합체의 에틸화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 등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잘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세포는 50조에서 7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졌고, 우리 세포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은 딱 20 가지만 있다고 한다, 염기 세 개로 이루어진 각각의 덩어리를 코돈(codon)이라고 하는데 이 코돈은 64가지가 있다고 한다, 우리 DNA에서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2만에서 24000개가 있다고 하며 각각의 아미노산은 염기 세 개로 이루어지는 코돈으로 암호화한다고 한다. 우리의 염색체 수는 23, 46개이다. 문왕팔괘의 중심에 있는 515의 합이 20 이고 천지인(天地人) 3가지를 64괘로 설명하는 역경이 언뜻 생각난다. 주역에서 46번째 괘는 지풍승(地風昇)괘이다. 혹시 이들 상호간에 어떤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추후 깊이 있게 연구해볼 주제이다.

    

DNA 메틸화는 최초로 확인된 후성유전학적 변형으로 영국의 에이드리언 버드(Adrian Bird)에 의해 밝혀졌다고 한다. DNA가 메틸화되면 그 유전자의 스위치가 꺼져 기능을 하지 못한다. 구형의 단백질인 히스톤 8개가 모여서 히스톤 팔합체라는 촘촘한 구조체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신경세포처럼 수명이 긴 종류의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의 스위치를 수십년 동안 계속 꺼진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데 사용되는 메커니즘이라고 한다. 2005년도에 에스파냐국립암센터 마넬 에스텔레르 교수가 이끈 대규모 협력연구집단은 일란성 쌍둥이들의 염색질을 조사한 결과 어린 쌍둥이 쌍들의 DAN메틸화나 히스톤 아세틸화 측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50대처럼 나이가 훨씬 많은 일란성 쌍둥이 쌍들은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 히스톤 코드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양육(환경)이 본성(유전자)과 상호작용하여 지구에서 더 고등한 생물의 복잡성을 만들어 내는 주요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한다.

   

환경이 본성에 비치는 영향에 따라 질병이나 성격 등이 변화하는 것을 보면서 이름을 부를 때 일어나는 파동에 의해 성격이 달라진다고 보는 한글 음파성명학과의 연계성이 생각난다. 식물에게 좋은 음악을 들려주면 식물이 잘 큰다는 가설(나로서는 가설로 보인다)이나 임신했을 때 아기에게 들려주는 태교음악, 한글 파동성명학 등을 통해 보면, 음파를 비롯한 파동이 DNA 메틸화나 히스톤 에틸화 등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현재까지는 후성유전학이 주로 세포내의 단백질이나 음식물 등에 의한 영향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나 환경에서 접하는 파동이 후성유전학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도 연구해야할 분야로 보인다.

   

이 책을 처음 볼 때는 DNA메틸화 등이 획득형질로서 후손에게 그대로 유전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그렇지는 않았다. 정자와 난자가 최초로 결합할 때 후성유전형질은 대부분 리셋 된다고 한다. 그러나 극히 일부는 이러한 재프로그램밍을 피할 수 있어서 유전되기도 한다고 한다. 붓다나 예수, 공자나 노자와 같은 옛 성현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마 우리가 말하는 업보는 리셋 되지 않고 유전되는 것으로 보인다.

 

후성유전학은 얼룩고양이는 모두 암컷이라는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제12장에서 다루는 뇌신경세포의 메틸화는 어린 시절에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어린이는 성인이 되어 정신분열증, 식사장애, 인격장애, 양극성장애, 범불안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장애를 겪을 위험도 훨씬 더 높고 약품이나 알코올의 남용에 빠질 위험도 더 높다.”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어린 시절에 학대나 방임을 경험한 이들은 배경 스트레스 수준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높아서 작은 스트레스 자극에 대해 평온을 유지하지 못하고 강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K양의 성격 즉, 이성적 판단에 어려움이 있는 성격, 거짓말을 잘하는 성격, 작은 스트레스에도 버럭 화를 잘 내는 성격 등을 통해 실감하고 있는 현상이었기에 놀라웠다. 전에 읽은 뇌과학 책에서는 뇌의 변연계가 손상을 입어 그렇다는 이론을 들었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노화와 건강문제, 여왕벌에 대한 연구결과, 씨앗의 춘화현상(春化現象) 등을 논하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후성유전학적 현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기준 두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애벌레와 성충, 로젯타형과 꽃대가 올라오는 식물 현상 등과 같이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개체의 표현형에 차이가 날 때, 둘째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한참 뒤에도 생물이 그 사건에 계속 영향을 받을 때라고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도록 권하고 싶다. 그동안 우리가 미신이라고 치부했거나 미심쩍어 했던 많은 이야기들이 후성유전학적 현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또한 임신 초기에 섭취하는 엽산은 신생아의 척추갈림증 발생비율을 크게 낮아진다는 등 많은 건강 상식을 제공하고 있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을 바로 지급 후성유전학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는 말로 마무리 하고 있다.

 

 

 

 

 

(여성교육론 책에서 언급되었던 성 정체성과 관련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