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전하는 아진돌(AginDoll)의 일상 이야기

즐거운 여행 /문화유산탐방

나주 남파고택을 둘러보다.

아진돌 2017. 4. 19. 16:49

 

201744일에 백제문화원이 주관하여 실시한 답사여행의 일곱 번째 답사지로는 남파고택을 방문하였다. 나주 읍성안의 대표적인 가문으로 본채를 지은 남파 박재규의 호를 따서 남파고택이라 부르는데 현재도 밀양박씨 박경중 님이 거처하고 계시므로 박경중 가옥으로도 불린다. 점심식사 후 천천히 시내를 걸어서 도착하였다. 20세기 초에 지어진 건물로서 한옥 건축의 변모 양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 100여년 전에 이집에서 광주학생운동의 도화선이 된 박준채와 그의 사촌인 박가옥이 살았다는 점에서도 역사적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중요민속문화재 2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실제로 후손이 거주하면서 건물뿐만 아니라 생활유물, 문헌 등을 보존하고 있다.

  

 

남파고택은 호남지방의 대표적인 상류계층의 가옥이다. 처음 집터를 잡은 분은 박경중 님의 6대조인 박승희 씨라고 한다. 그는 고종 21(1884)에 안채 뒤에 있는 초가집을 짓고 아들 박성호 씨까지 살았다고 한다. 재산이 늘자 1910년에 안채와 아래채를 짓고 1930년대체 문간채와 바깥사랑채를 지어 근대 한옥의 변천과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서 이 곳을 보면 금성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이 이 집터 앞에는 휘돌아 나가고 있다.

  

 

부엌에는 조왕신을 위한 정화수를 바치는 조왕중발(竈王中鉢)이 놓여져 있는데, 이것은 주로 호남지방에서 부뚜막 정면 복판 벽에 흙으로 토대를 조그맣게 만들고 그 위에 올려놓는 밥주발이다. 집안을 둘러보고 잠시 쉬는 동안에 이 집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는 박경중 님의 따님을 만나 그 분의 배려로 대청마루에 올라가 여러 가지 생활용품들을 볼 수 있었다. 시렁에 올려진 각종 대소 소반들과 쌀이 열가마 반이나 들어간다는 뒤주와 쌀을 꺼낼 때 쓰는 발 받침대 등을 직접 볼 수 있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실지 모르는 따님께 감사드린다.

  

 

안채 마당에는 호랑가시나무와 은목서 등 남쪽 지방에서 볼 수 있는 정원수들이 심어져 있고, 내외담 옆에 차나무를 직접 키워서 차를 즐기신다고 한다. 내외담에는 굴뚝이 심어져 있는 것도 특이하다. 바같사랑채 담 밑에는 직접 발아시킨 것 같은 차 묘목들이 심어져 있었다. 바같사랑채 마당 화단에는 예쁜 천일향이 피어 있었다. 나주시에서 발간한 관광지도의 설명에 따르면 안채 뒤쪽으로는 봉당에 놓인 거대한 돌확(확독, 수조)이 있는데 집터의 기운이 너무 쎄서 이를 누르기 위해 만들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