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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이서규(2005), 『사진으로 본 일제시대의 잔영』

아진돌 2018. 2. 18. 17:11


이서규 지음, 사진으로 본 일제시대의 잔영

 

이서규(2005), 사진으로 본 일제시대의 잔영, 서울: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초판 12005.8.15. 초판 22009.5.15.

 

20171231일에 읽은 책이다. 지난 5월 말에 새로운 직장에서 일을 시작한 후 업무에 치어 업무와 관련된 책 외에는 읽지를 못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2017년을 보내며 예전에 사 놓고 읽지 못했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광복 60주년을 맞은 2005815일에 초찬이 발행된 책으로 80여 컷의 사진관 함께 35년간 이 땅을 유린한 일제의 식민 지배하에서 만들어진 유형·무형한 것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하고 있다. 부산, 대전, 대구, 군산 등 지방 도시 여기저기에 아직도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축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무심코 지나치면 모르고 지날 수 있는 것들을 알려주고 있다. 뒷 부분에서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인들의 애환을 소개하고 있다.

 

대전역에서부터 시작하여 옛 충남도청에 이르는 대전 시내 중앙로의 도시 구조가 일본 도시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전 시민으로서 그냥 지나치던 거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시 도시 구조를 생각해 보니 느끼는 바가 많았다. 기차역의 정면에 큰 도로를 놓고 그 도로를 가로질러 개천이나 강이 흐르고 그 위로는 다리가 놓이며, 그 거리의 끝에는 관공서가 자리 잡는 구조이다. 거리의 양편에는 금융기관과 경찰서, 우체국 등이 자리 잡는다고 한다.

 

부산의 금정산에 위치한 범어사(梵魚寺)가 일본인들에 의해 훼손된 예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대웅전 앞의 20단의 돌계단 중에서 중앙에 있는 것은 원래부터 있던 것이고, 좌 우에 있는 것들은 일본인들에 의해 축조된 것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보니 다른 전통 사찰들과 다른 구조임을 알 수 있다. 대웅전 앞의 일본식 석등도 그렇고 대웅전을 막고 서 있는 보제루(普濟樓)도 일본식 사찰 양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찰의 경우 대웅전 앞의 루() 밑을 지나면 대웅전의 본존불이 모셔진 부분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과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도시마다 근대역사박물관을 열고 근대 건축물들을 나름대로 보존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현실에서 이 책은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