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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쁨/책속의 한줄

손종흠(2008), 『한국의 다리 사랑을 잇고 사람을 잇다』

아진돌 2018. 4. 18. 16:19


손종흠(2008), 한국의 다리 사랑을 잇고 사람을 잇다, 서울 : 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초판 1: 2008. 12. 1.

  

그동안 출퇴근하면서 지하철에서 조금씩 읽어 오던 손종흠 교수의 한국의 다리2018415일에 끝까지 읽었다. 논산의 미내다리에 대해 공부하느라 샀던 책이다. 전체가 165쪽 되는 책이라 금방 읽었을 책이지만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반복하여 읽느라 시간이 걸렸다. 어느 쪽을 먼저 읽든지 읽을 때마다 즐거웠던 책이다. 저자 송종흠 교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님으로 한국의 다리를 주제로 다리와 관련한 많은 설화들을 같이 소개해 주셨다.

 

손 교수님은 서문에서 다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류의 문명사와 문화사에서 다리()는 크게 두가지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물을 건너게 하여 길과 길을 잇게 함으로써 사람과 물자의 교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구실을 하는 문명의 구조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인류의 삶 속에서 관계를 통해 형성되는 정서의 결정체인 문화의 대상화물이라는 의미가 그것이다. 손 교수님은 이 책에서 두 번째 다리의 의미를 강조하시며 다리에다 인류의 삶 속에서 형성된 문화의 옷을 입히게 되면 그것은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처럼 되어 오랜 세월 동안 사라지지 않고 문명적 형태와 문화적 가치를 함께 간직한 문화유적이 된다는 관점에서 이 책을 쓰셨다.

   

이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제1장은 사랑의 옷을 입혀 남자와 여자를 잇는 형태의 다리로 원효와 요석공주의 사랑을 이어준 문천교와 남원의 광한루원 안에 있는 오작교 등을 소개하고 있다. 2장은 세상과 세상을 잇다라는 제목으로 이상(理想)의 옷을 입혀 선계(仙界)와 속계(俗界)를 잇는 다리로 왕릉과 궁궐의 금천교, 선암사의 멋진 홍예교(虹霓)인 승선교, 서울의 수표교를 소개하고 있다. 3장에서는 사람을 아끼고 배려하는 정을 입혀 사람과 사람을 잇는 형태의 다리로 염라대왕도 알고 있다는 논산의 미내다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4장은 효를 입혀 부모와 자식을 잇는 형태의 다리로 경북 영주시 순흥에 있는 소수서원 근처의 청다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밤마다 정인을 만나러 시내물을 건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식들이 놓아 준 다리로 효불효다리(孝不孝橋) 등으로 불린다. 소수서원의 연혁과 함께 아이를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라는 말의 발생지가 된 이야기를 구수하게 소개하고 있다. 끝으로 제5장에서는 시간의 옷을 입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형태의 다리로 개성의 선죽교, 부여의 사근다리, 주천의 쌍섶다리, 진천의 농다리를 소개하고 있다.

  

우리의 문화유산들인 유명한 다리와 관련된 설화 등을 배울 수 있고 다리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이 책을 많은 사람이 읽기를 권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문화유산을 보는 시각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을 크게 키울 수 있는 책이다. 교수님이 소개하고 있는 책 속의 많은 설화 역시 우리의 중요한 무형문화재들이다. 제자들을 위해 좋은 책을 써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